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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혁명이 중국 공산당에게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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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혁명이 중국 공산당에게 주는 교훈

[해외발언대] "이집트 공포에 사로잡힌 중국 공산당"

북아프리카의 소국 튀니지에 이어 중동 일대에서 최대의 아랍국가로 불리는 이집트마저 독재정권이 민중봉기로 붕괴되자, 이 지역 독재정권들의 공포감은 이제 '현존하는 위협'이 됐다.

이미 튀니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알제리는 물론, 모로코, 리비아,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등 중동의 독재정권들은 격렬한 반정부 시위에 시달리고 있다.

1999년 대통령에 당선된 알제리의 압델 아지즈 부테플리카는 튀니지 사태 직후 독재 타도를 외치는 반정부 시위에 시달려왔다. 지난 주말에도 수도 알제에서는 부테플리카의 퇴진을 요구하는 2000여명의 시위가 있었고 19일에도 시위가 예정돼 있다.

중동 독재정권들 '도미노식 붕괴' 가능성에 공포감

34년 독재를 유지해온 예멘의 알리 압둘라 샬레 대통령도 반정부 시위에 시달려오기는 마찬가지다. 종신집권을 위한 개헌을 추진하던 샬레는 튀니지 사태에 놀라 2년 뒤 퇴진하겠다고 선언했으나,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는데 실패했다. 지난 주말에도 4000여 명의 시위대가 수도 사나에서 모여 샬레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그뿐이 아니다. 수단, 모로코, 리비아, 시리아, 요르단, 쿠웨이트 등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바레인과 이란에서는 14일 반정부 집회가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중동이라는 지역적 공통점을 넘어서 전세계 모든 독재정권들의 종말을 예고하는 대변혁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북한과 중국이 크게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는 사태라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해외 소식을 전하는 조선중앙통신은 물론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 등 모든 매체들이 지난달 튀니지 사태를 포함해 이집트 사태에 대해서도 14일 현재까지 일체 침묵하고 있다. 중국도 이집트 무바라크의 퇴진 소식을 단신 보도한 이외에 철저히 보도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

▲ 지난 2006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무바라크와 후진타오. ⓒ로이터=뉴시스
북한과 중국, 이집트 사태에 철저한 보도 통제

이와 관련, 지난 주말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게재된 '타흐리르 광장이 중국에게 보내는 메시지(The message for China from Tahrir Square>는 중국도 이집트에서 목도한 민중봉기가 일어날 같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지적해 주목된다.

중국계 미국인으로 중국 전문 정치학자인 민신페이는 이 글에서 "이집트 사태가 주는 최대 교훈은, 독재정권의 정당성은 상황이 바뀌면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도 '점진적 민주화'에 나서지 않으면 정권 붕괴의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 내용이다.<편집자>

이집트의 민중봉기로 중국 지도자들은 경악했을 것이 틀림없다. 중국 정부가 이집트 사태에 대한 보도를 철저히 검열해 온 것은, 중국공산당(CCP)이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강하게 보여준다. 중국 공산당은 1989년에 비슷한 민중봉기에 의한 붕괴를 가까스로 면했기 때문에 무바라크와 같은 운명에 직면할 수 있다는 공포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중국 집권층이 보여주는 불안감은 지나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무바라크 정권과 달리 중국공산당은 경제성장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중국, 이집트와 똑같은 병리적 현상 많이 공유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겉보기에는 저력이 있어보이는 중국 정권도 이집트와 똑같은 병리적 현상을 많이 공유하고 있다. 억압, 부패, 무책임, 놀라울 정도로 협소한 지지 기반, 그리고 급증하는 불평등이 그것이다.

성장과 번영이 중국공산당의 정당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권도 경제성과에 의지하는 정당성이 취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국의 경제가 경착륙을 하게 되면 중국 인민들도 이집트에서 보여진 좌절감을 분출할 수 있다.

중국의 경제적 번영이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없을 뿐 아니라 최근 식품가격 상승으로 중국 정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대졸자들의 일자리 창출 실패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대졸자의 실업률 상승은 중국도 안고 있는 문제다.

정치적 역량 있을 때 민주개혁에 착수해야

중국 정부가 정작 배워야할 교훈은 따로 있다. 비교적 정치적 역량이 있을 때 민주개혁에 착수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에게도 이롭다는 것이다. 대만, 멕시코, 그리고 브라질에서 평화적이고 순조로운 민주적 이행 사례는, 정치적 활로를 틔워준 독재정권들이 그렇지 않은 정권들보다 잘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산당은 1989년 6월 천안문 광장의 민주운동을 군대를 동원해 분쇄했던 생존전략에 집착할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통할 가능성은 점점 회의적이다. 오늘날 중국에서 사회적 좌절감은 거의 경제성장만큼 급격히 심해지고 있다.

이집트 사태가 보여주듯, 독재정권의 정당성은 상황이 바뀌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금융위기가 번지듯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로 번진 정치적 사태는 독재정권들의 정치적 취약성을 부각시켰다.

중국의 근대사는 주목할 만한 교훈을 제공한다. 등소평의 경제개혁이 없었다면 중국공산당은 문화혁명의 광풍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등소평의 개혁도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는 정치개혁을 취했을 뿐이다. 점진적인 민주화라는 보다 어려운 과제가 놓여있다. 중국 정부는 2011년 이집트 혁명을 보고 이 과제에 뛰어들 때가 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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