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난달 25일 이후 신흥시장에 대한 국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에만 신흥시장에서 70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FT>는 "이 규모는 3년여만의 최대 유출"이라면서 "중동사태와 식품가격 상승으로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집트의 도심에서 벌어지는 폭력 사태, 그리고 배럴당 100달러가 넘어간 국제유가 급등이 신흥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는 것이다.
게다가 <FT>는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에는 이집트 사태와 국제유가 급등뿐 아니라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거대 신흥시장들의 경제가 과열되고 있다는 불안감도 가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집트 사태, 신흥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자금 이동 빌미 제공"
지난해는 신흥시장에 대한 자금유입이 9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00조원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확실한 투자처로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FT>는 "최근 자금 유출입 동향을 보면 투자자들이 선진국 시장의 자산가격이 상당히 떨어져 투자처로 재평가함에 따라,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세가 끝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자금 동향을 조사하는 EPFR의 글로벌 시장 분석가 캐머론 브랜트는 "이집트 사태는 신흥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투차처가 이동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시티그룹의 글로벌 투자전략가 로버트 버클랜드도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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