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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재앙 계속되나…남한강 조개 떼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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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재앙 계속되나…남한강 조개 떼죽음

재첩 폐사…"유속 느려져 생긴 바닥 뻘이 원인"

4대강 사업 때문에 촉발된 어패류 떼죽음 문제가 다시 한 번 불거졌다. 남한강의 4대강 사업 구간 전역에서 재첩(가무락조개)의 떼죽음이 확인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첩은 강바닥의 모래에서 살아가는 조개다. 어패류의 대량 폐사는 생태계 적신호이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

'4대강조사위원회'와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는 26일 남한강의 강바닥을 조사한 결과 이런 현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보가 강물의 흐름을 정체시켜 강바닥에 퇴적물이 침전돼 뻘 층이 형성된 탓에 재첩이 대량 폐사했다고 분석했다. 침전된 퇴적물이 재첩의 호흡 활동을 저해했다는 것.

악취에 재첩 폐사에…'총체적 난국'

이들은 남한강의 3개 보(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가운데 가장 상류에 위치한 강천보 부근을 조사했다. 남한강의 좌안(강 하류를 바라보고 좌측)의 행정 구역은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도리'고 우안의 행정 구역은 강천면 굴암리다.

이들은 현장에서 수중 촬영한 결과 현재 강바닥의 모습은 △암반 위에 두터운 퇴적층이 형성 △퇴적층은 모래가 아닌 미세한 입자로 구성된 뻘에 가까운 상태 △시료로 채취한 퇴적물에서는 분뇨 냄새와 같은 악취 △퇴적층 아래에는 많은 개체수의 재첩이 껍데기가 벌어진 채 죽은 상태로 발견 △어류는 거의 없음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중 조사를 통해 폐사 실태를 눈으로 확인한 강천보 상류 외에도 4대강 사업 공사 구간 전역에 걸쳐 재첩 폐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지역에서 오랫동안 어업 활동을 해온 어민들의 증언이 이 사실을 뒷받침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강바닥을 손으로 떠 올리자, 퇴적된 뻘과 폐사한 재첩이 함께 올라온다. ⓒ4대강조사위원회·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원인은 하천 정체…"오염 물질 쌓여간다"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으로 하천 바닥의 환경이 악화해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4대강조사위원회의 이현정 박사(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는 "4대강 사업 이전에 강물이 잘 흐를 때는 강천보 상류에서 오염원이 유입되더라도 자정 작용이 활발히 일어나고 물의 흐르며 오염 물질도 하류로 흘러내려 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에는 강물이 정체되어서 오염 물질들이 흘러가거나 정화되지 못하고 강바닥에 퇴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천이 흐를 때와 달리 정체된 상태에서는 각종 유기물과 퇴적물이 쌓여 오염된 미세 입자가 뻘 층을 형성하게 된다. 이는 강바닥의 산소 고갈을 유발해 강바닥을 썩게 한다.

실제로 4대강 사업으로 강물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정체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4대강 체류 시간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한강은 4대강 사업 이후 강물의 체류시간이 1.7∼3.2배 증가했다. 이는 그만큼 유속이 느려졌다는 의미다.

특히 섬강~강천보 구간의 사업 전 체류 시간(일 기준)은 0.29에서 사업 후 0.73으로 증가했다. 강천보~여주보 구간 역시 사업 전 체류 시간은 0.44였으나 사업 후 체류 시간은 0.75로 증가했다.

남한강에서 폐사한 채 그물에 걸려 올라온 재첩. ⓒ4대강조사위원회·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민관 합동 검증 작업해야"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남한강 어민들의 말에 따르면 재첩보다 생존력이 강한 다슬기도 4대강 사업 이전보다 채취량이 줄었다"고 전했다. 또 어류의 개체 수도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고 비정상적인 어류의 숫자도 증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남한강에서 많이 잡히는 누치의 경우 머리만 크고 몸집은 마른 형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은 먹이 활동이 어려워진 어류가 보이는 특징이다.

이들은 "이번 남한강의 재첩 떼죽음은 4대강 사업이 하천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작년 금강과 낙동강에서 발생한 수만 마리의 물고기 떼죽음의 연장 선상에 있다. 회복하기 어려운 생태계 파괴가 4대강 사업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더 이상의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하천의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수문 개방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하천 퇴적물 조사를 포함한 4대강 사업에 전반에 대한 민관 합동의 검증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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