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19일(현지시각) 미중 정상회담을 다룬 분석 기사 '미중관계 진전의 미미한(subtle) 신호'에서 "일각에선 후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의 회담으로 인해 과거 문제가 있었던 세계 양대 국가 간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지나친 평가이며 의심스럽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긍정적인 요소는? 북한, 인권문제
신문은 이번 회담 결과에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요소는 있었다며 2010년 이후 중국은 미국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 왔지만 이번에 발표된 미중 공동성명에서는 중국 측의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중국이 처음으로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은 '작지만 미국이 열렬히 바라던' 변화라고 <NYT>는 보도했다. 또한 신문은 후 주석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보편적 인권을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말한 점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중국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를 감옥에 가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후 주석의 발언은 주목할 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하지만 "언제나 말은 쉬운 법"이라며 중국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을 역임한 케네스 리버설 브루킹스연구소 위원도 이 신문에 "후 주석의 새로운 발언이 중국에서 곧 새로운 현실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버설은 "(후 주석의 발언은) 최소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보다야 낫다"고 덧붙였다.
▲ 미국을 국빈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
"성과는 딱 이 정도…뚜렷한 진전은 없었다"
<NYT>는 "이번 회담의 성과는 딱 이 정도"라며 "지난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미중관계를 악화시켜 온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돌파구(breakthrough)는커녕 어떠한 의미 있는 진전(any significant progress)도 이루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중요한 문제'란 미국 측에서 보자면 위안화 환율 평가절상, 미국 투자자들의 동등한 참여 보장, 양국간 군사 문제에 대한 고위급 대화채널 마련 등이라고 신문은 꼽았다. 또 중국 측에서 보자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티벳 문제,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미국이 중국을 '봉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등이 이에 해당된다며 신문은 "회담의 '성과'로 평가되는 것도 그리 대단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았고 후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 간의 개인적인 친분은 강화됐지만, 이로 인해 유대가 강화되는 효과는 앞으로 2년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이는 양국 모두 그 사이에 정치 지도자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진정한 성과는 국내정치 면에서?
신문은 오히려 양국 관계의 진전보다는 국내정치적 영향을 회담의 성과로 꼽기도 했다. 신문은 중국은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대등한 국가위상을 알렸으며, 이는 중국 내에서 후 주석의 지도력을 강화시켜 미국과 주변국들에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는 국내의 정치적 압력을 더 수월하게 다룰 수 있게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얻은 것은 인권과 환율 문제 등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으로 대중관계에서 '강한 모습'(toughness)을 보여 국내 보수층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점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후 주석과의 회담에서 대담하게도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 등 티벳 문제와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지적재산권 문제, 환율, 인권 분야의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 신문은 주목했다.
그러나 후 주석이 귀국한 후에도 인권 문제 등에 대한 '기초적 수준'(baby steps)의 문제 제기로 인해 획득한 정치적 영향력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는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진전은 진전이다"라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 그는 "최소한 아무 진전도 이루지 못한 것보다는 낫지 않냐"며 칭찬인지 비꼼인지 알 수 없는 말을 이 신문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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