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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미국은 군산복합체가 지배하는 영구 전쟁국가"

[해외시각] 아이젠하워의 경고 이후 50년, 미국은 어떻게 변했나

다음은 미국의 안보정책 전문가 가레스 포터가 1961년 당시 미국의 대통령 아이젠하워가 퇴임연설에서 군산복합체의 출현에 대해 경고한 지 50주년을 맞아 쓴, '군산복합체에서 영구 전쟁국가로(From Military-Industrial Complex to Permanent War State)'라는 글의 주요 내용(☞원문보기)이다.

포터는 이 글에서 아이젠하워가 경고한 군산복합체는 50년이 지난 현재 훨씬 더 강력하고 사악한 세력으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그는 이 집단은 이제 미국의 국방정책에 영향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미국 자체를 '영구적으로 전쟁을 벌이는 국가'로 변질시켰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는 군사주의적 동맹체라고 난공불락은 아니라면서, 베트남 전쟁 때와 냉전 종식 무렵 군산복합체가 크게 흔들렸던 것처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재정적자와 부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여론도 전쟁에 대한 혐오를 보이는 지금, 이들을 규제할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에 좋은 시기를 만났다고 강조했다.<편집자>
▲ 5세대 전투기로는 지구상에 유일하게 실전 배치된 미국의 F-22 스텔스 전투기.. 대당 가격이 2000억 원에 달하며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위해 개발된 대표적인 군사무기로 불린다. ⓒ로이터=뉴시스
군산복합체에 맞선 아이젠하워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1961년 1월 17일 '군산복합체'에 대해 연설한 지 50년이 지난 현재 그 위협은 훨씬 더 강력하고 사악한 세력으로 변했다. 군산복합체는 미국을 '영구 전쟁국가'로 만들었다.

미 군사주의 세력은 지난 40년 동안 두 번 크게 흔들렸다. 대규모 전쟁을 혐오하는 여론, 대규모 군사비 지출에 대한 반대, 재정적자에 대한 심각한 우려, 외부위협에 대한 인식 변화 등 4가지 요인이 난공불락처럼 보였던 군산복합체에 타격을 준 것이다.

오늘날 미국이라는 '영구 전쟁국가'는 위의 4가지 중 앞의 3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며 흔들리고 있다. 또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라는 큰 맥락에서도 위험에 처해 있다.

아이젠하워는 고별연설에서 '잘못된 권력'의 출현에 대해 경고했다. 그것은 군산복합체가 미국의 국가안보 정책을 장악할 위험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아이젠하워가 재임했을 때 이런 상황까지 가지 않았던 유일한 이유는 그가 군산복합체에 맞섰기 때문이었다.

미 군부는 아이젠하원의 국방정책이 못마땅해 정치적 반대 운동을 벌였다. 육군은 아이젠하워에 대해 국방예산 삭감을 철회하고 재래식 군비를 증강할 것을 요구했다. 공군은 소련이 전략적 타격능력(처음에는 폭격기, 나중에는 탄도미사일)에서 미국을 급속히 따라잡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두번이나 정보를 조작했다.

하지만 아이젠하워는 육군과 공군에 맞서 육군 병력을 1953년 수준과 비교해 44%나 줄이고, 폭격기나 미사일 개발을 위한 비상계획 지시를 거부했다. 또한 그는 인도차이나 전쟁, 중국에 대한 폭격, 소련에 대한 선전포고 등을 요구한 군부의 건의를 거부했다.

아이젠하워가 퇴임한 이후 군사주의 기득권 동맹에는 군부와 군수산업뿐 아니라 펜타곤 관료, CIA 작전지휘관, 국무부의 고위관료, 백악관의 안보참모 등이 포함된 것이 명확해졌다.

케네디와 존슨 정부 시절 두 대통령들은 원치 않았으나 군사주의 동맹은 백악관을 움직여 베트남 전쟁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군산복합체에 타격을 준 베트남 전쟁과 냉전 종식

하지만 군사주의 동맹이 멈출 수 없는 세력처럼 보였던 1960년대말, 여론은 베트남 전쟁에 단호히 등을 돌렸고, 군비 지출 감축에 대한 여론의 장기적 압력이 시작됐다. 그 결과 군 병력은 아이젠하워 시절의 수준보다도 줄어들었다.

이후 10년 넘도록 군사주의 동맹은 보다 공격적인 군사적 정책을 옹호하지 못하도록 제약을 당했다. 레이건 정부 때조차 일시적으로 군비 지출이 급증했으나 고르바초프의 등장에 따라 소련에 대한 대중의 공포가 사라졌고, 때마침 연방 재정적자 문제가 군사주의 동맹에 또다른 위협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냉전이 끝나가는 것이 분명해지면서 군사적 기득권 세력은 힘과 자원의 상당부분을 상실할 처지에 몰렸다. 하지만 그들은 1990년 중반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점령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기회를 얻었다. CIA 국장 출신으로 군산복합체의 핵심 인물이었던 조지 H.W.부시(조지 W.부시의 아버지)는 '베트남 증후군'을 종식시킬 전쟁 기회를 잡았던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1991년 걸프 전쟁에서 깔끔한 승리로 얻은 인기를 중동을 대상으로 군사력 사용을 넓힐 명분으로 삼았다.

당시 딕 체니 국방장관은 향후 10년을 대비해 작성한 1992년 군사전략에서 "우리는 우리의 핵심 이익이 새롭게 위협받는다면, 사막의 방패와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처럼 중동과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결정적인 행동을 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정부는 걸프 지역의 사우디 등 아랍 정권들에 압력을 넣어 미 공군 기지를 장기적으로 제공하도록 했고, 이후 8년에 걸쳐 미 공군은 이라크 대부분 지역 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한 뒤 연간 8000회의 편대 출격을 했다. 미국은 아들 조지 W.부시 훨씬 이전부터 이라크와 사실상 전쟁 상태였던 것이다.

9.11 사태, 군산복합체에 전쟁국가 창조 기회 제공

9.11 사태는 군산복합체에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의 기회였다. 부시 정부는 공포분위기를 이용하여 이라크에 대한 전쟁을 감행했다. 9.11 이후 미 군부는 이라크를 교두보 삼아 (미국의 마음에 들지 않는) 여러 나라의 정권 교체를 도모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알카에다 등 이슬람 과격세력의 충원과 활동을 이라크를 넘어 다른 나라들까지 확산되도록 촉진하는 결과를 초래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군사력을 오용하는 결정을 바꾸는 대신 지하드 활동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더욱 밀어부쳤다. 그후 몇 년에 걸쳐 그들은 자원과 정책에 대한 유례없는 권력을 얻고 해외에도 세력을 확대했다.

-거의 완벽한 비밀 속에 활동하는 특수작전부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뿐 아니라 다른 많은 나라에서 알카에다를 추적하고 살해하고 체포하는 특권을 부여받았다.

-CIA는 무인폭격기에 의한 타격을 비밀리에 수행할 사실상 제한없는 자유를 요구해 승인받았고, 의회로부터 사실상 감독을 받지도 않는다.

-펜타곤은 미군을 수십개의 나라에 배치하는 20년에 걸친 전략적 '장기전'의 개념을 수용하고, 육군은 예산 확대의 명분으로 '지속전의 시대'라는 개념을 채택했다.

-군지휘부는 아프간 전략의 토대 자체가 거짓으로 드러난 뒤에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무기한 전쟁을 보장하도록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런 움직임들은 '영구 전쟁국가'를 창조하는 과정을 완성했다. 이것은 전세계의 광범위한 지역을 상대로, 무기한 비밀 전쟁을 벌이는 권한을 확보한 제도화된 집단을 의미한다.

하지만 새로 형성된 '영구 전쟁국가'의 힘도 군산복합체를 두 번이나 위협했던 정치적 변동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규모 전쟁에 대한 여론의 혐오, 군비지출 축소, 연방 재정적자와 부채 감축에 대한 요구 등이 그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지속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은 처음으로 60%에 도달했다. 연방 부채가 한계점에 도달한 위기로 인해 국방예산은 강도 높은 삭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 2005년 퓨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원하는 군비 지출 삭감 규모는 31%에 달했다. 1년전 퓨리서치의 또다른 조사에서는 경제위기에 좌절한 응답자의 76%가 미국이 국내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다룰 것을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놓친 게 있다면, '영구 전쟁국가'의 종식을 요구하는 풀뿌리 정치운동이다. 이런 운동은 대대적인 홍보와 로비로 미국의 민주제도를 위협하는 전쟁집단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장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은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잠재된 여론을 의식적인 정치개혁으로 전환시키기에 역사적으로 타당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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