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베이징발 기사에서 이날 중국을 방문한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과의 진지한 대화가 머지않아 시작될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전략적 인내'는 지난 2년간 오바마 미 행정부가 취해온 대북정책으로 북한에 대한 개입(engage)을 거부하는 것이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이 6자회담 재개의 판을 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북한에는 호전적인 행동을 포기함으로써 최근 보여준 유화적 언사를 입증하라고 압박하는 동시에 한국에는 북한의 대화 제의(overture)를 받아들일 것을 유도하고(nudging)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나타난 미국의 입장은 남북대화, 6자회담 등의 사안에서 한·미 양국의 의견이 일치한다는 한국 정부의 설명과는 거리가 있다. 한국과 미국의 입장에 점차 차이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8일 <워싱턴포스트>는 이명박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정책에 대한 우려가 미 행정부 내에서 커지고 있고, 이 대통령은 머지않아 북한과 외교적으로 대화하라는 미국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 보즈워스 대표(오른쪽)와 성김 특사 ⓒ뉴시스 |
보즈워스 대표와 성김 미국 6자회담 특사 일행은 6일 베이징에서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상무부부장,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베이징발 기사에서 보즈워스 대표 일행이 중국 당국자들과 "유익한 협상"(useful consultation)을 했다는 주중 미국 대사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하며 이번 방중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전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조율하는 노력을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진지한 협상들이 북한을 다루는 전략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보즈워스의 지난 4일 서울 도착 발언을 소개했다.
한국과 미국의 입장에 약간의 온도차가 감지된다고 해서 미국이 한국을 뿌리치고 '전략적 인내'를 크게 수정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5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북한의 진정성'을 강조한 것을 보면 한국의 태도와 다르지 않다. 또한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를 다시 논의하길 원하고 있다. 안보리 논의가 공개적으로 추진되면 대화 추진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9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이해 조율을 통한 한반도 해법이 마련되면 미국도 6자회담과 북미대화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우리도 북한을 압박할 테니 미국도 대화에 적극 나서라'고 할 경우 미국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정책을 전환한다면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라인' 교체와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5일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정책 사령탑인 제프리 베이더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총괄 담당 국장과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 등이 머지않아 교체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7일 한반도 전문가 10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 상반기 안에 남북·미북 대화에 이어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 설문조사에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실장, 브루킹스 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동북아연구센터 소장,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존 페퍼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 편집장, 미국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시 박사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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