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또 '핵전쟁' 위협

'주한미군 철수' 요구, 대북전단 비난도 이어져

연평도 사격훈련 재개를 앞두고 북한 매체는 남한 정부 및 주요 인사들에 대한 비난을 연일 쏟아냈다. '핵전쟁'을 거론한 위협도 이어졌다. 한동안 들을 수 없었던 '주한미군 철수' 주장도 제기됐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17일 "만일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면 그것은 핵전쟁으로 번지게 될 것이며 조선반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사이트는 논평 `북침을 선동하는 호전적 폭언'에서 "(남측의) 무모한 대결과 전쟁책동으로 조선반도는 전쟁이냐, 평화냐가 아니라 전쟁이 언제 일어나느냐 하는 기로에 서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이 논평에서 지난 15일 김황식 국무총리가 민방공 특별 대피훈련을 참관한 뒤 국민의 흔들림 없는 안보의식을 당부한 것을 거론하며 "남조선 인민들 속에 극도의 동족 적대의식과 북침전쟁열을 고취해 기어이 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려는 호전적 망발"이라고 비난했다.

남한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비난은 바로 전날에도 있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논평 `분별없이 날뛰지 말라'를 통해 김관진 신임 국방장관을 '전쟁 미치광이', '민족 반역자' 등 원색적인 수사를 동원해 맹렬히 비난하기도 했다. 이 통신은 "(김 장관은) 전부터 반역의 총대를 들고 동족대결에 피눈이 되어 돌아친 추악한 매국노, 민족반역자"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통신은 "괴뢰 신임 국방부장관 김관진은 취임사에서 `북이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응징해야 한다'고 망발했으며, 전연(전선)지대를 다니면서 `북조선 지도부와 군이 주적이다'고 줴치었다(지껄였다)"면서 "이는 조선반도의 긴장을 악화시켜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달려는 전쟁미치광이의 발작증이며 동족대결을 불러오는 위험천만한 망동"이라고 밝혔다.

대북전단 살포 맹비난…<노동신문>은 "주한미군 철수" 주장

'우리민족끼리'는 다른 게시물에서는 대북전단 문제를 거칠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 사이트는 같은날 "남조선 괴뢰들이 최근 우리를 반대하는 삐라(전단) 살포놀음을 그 어느 때보다 악랄하게 감행하고 있다"면서 "삐라 살포놀음으로 사회주의 제도를 어찌해보려는 것은 허황한 망상이며 우리 군대와 인민의 경각심과 분노만 더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이트는 이어 한국 내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겨냥해 "괴뢰군부와 극우보수패당은 물론 사람이기를 그만둔 어중이떠중이 인간쓰레기들(탈북자 지칭)까지 반공화국 모략책동을 감행하는 것은 멸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어가는 자들의 필사적 몸부림"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같은날 한나라당 강석호, 나성린, 신지호, 유일호, 이두아, 이은재, 조전혁 의원 등은 내년 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등 대북 심리전에 직접 나서기로 했다.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이날 오전 연평도에서 대북전단 20만 장을 날려보낼 예정이었으나 풍향 등의 이유로 18일로 연기했다.

신지호 의원은 이날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 이후 김정일 집단과 대화를 해 통일을 할 수 있다는 환상은 이제 깨졌다"며 "북한주민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아래로부터의 통일을 이루기 위해 `진실의 풍선 날리기'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또한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같은날 논평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보장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 신문은 논평을 통해 "남조선에 미제침략군을 그대로 두고 조선반도의 평화문제를 논하는 것은 빈말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남조선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은 조선반도 평화를 보장하는데서 미국이 회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오늘 조선반도가 세계적으로 전쟁위험이 가장 큰 지역으로 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대조선(대북) 침략정책 강행에서 기인한다"면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은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보장하는데서 미국이 안고 있는 중대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