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대표자회, 수해로 인한 정족수 미달로 연기"

인권단체 '좋은벗들' 전해…"10월 10일 이전 개최 가능성"

당초 '9월 상순'에 열릴 예정이었던 북한 노동당 제3차 대표자회가 개회 정족수 미달로 연기됐다고 대북인권단체 '좋은벗들'이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전했다.

좋은벗들은 북한 소식지 <오늘의 북한소식>을 통해 "북한이 14일 저녁까지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 당대표자회를 연기하기로 결정됐다고 한다"면서 "평양에 모여 개회를 기다리던 전국 각지의 대표자들이 15일 아침 이런 방침을 통보받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오늘의 북한소식>에 따르면 개회 정족수 미달은 북한을 강타한 수해 때문이다. 소식지는 "수해로 도로가 끊기고 교통이 두절되는 바람에 상당수 지방 대표자들이 평양에 올라오지 못해 회의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당대표자회 일정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이달 말쯤 일정을 다시 논의해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 이전에 여는 것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소식지는 "원래 이번 당대표자회는 지난 4일부터 참가자 등록을 시작해 7∼8일 본회의를 갖고 그 다음날 9.9절(정권수립일) 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짜여졌는데 계속 미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말사전>이 1~10일까지가 아닌 1~15일까지도 '상순'이라고 풀이하는 것을 감안해도, 날짜가 9일을 넘기자 개회를 할 수 없는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은 대표자회 참가자들에게 나눠줄 문건까지 준비한 상태에서 회의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북한 전역에서 수십 명이 사망하고 8000여 세대의 주택이 파손됐으며 교통이 두절됐다는 소식을 뒤늦게 이날 오전에야 전하기도 했다. 이 보도는 당대표자회 연기에 대한 명분을 위해 깔린 '복선'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