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위원회는 2일 '합조단 답변에 대한 반박'이라는 자료를 발표해 "합조단은 조사 주체가 아닌 조사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국정조사를 통해 합조단의 조사 과정, 조사 결과 전반에 걸쳐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우리는 지난 40여 일 간의 활동을 통해 합조단의 분석 오류, 사실 왜곡, 거짓 해명 등을 상당 부분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하고 29일 설명회의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 천안함 합조단은 지난달 29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언론 3단체 검증위를 대상으로 4시간에 걸쳐 설명회를 열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흡착 물질 분석 부분에서 검증위는 "합조단의 비과학적 해명으로 오히려 의문이 증폭됐다"며 "공개적인 재실험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합조단의 윤덕용 민간측 단장은 설명회에서 "합체 흡착 물질(AM1)과 어뢰 흡착 물질(AM2)에 대한 에너지 분광(EDS) 분석에서 황(S)과 염소(Cl) 등 동일한 성분이 검출됐으므로 어뢰가 함체를 타격했음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증위는 "AM1,2에서 알루미늄(Al)을 제외하고 동일하게 나온 성분은 나트륨(Na), 염소(Cl), 황(S), 산소(O), 구리(Cu), 마그네슘(Mg), 규소(Si), 탄소(C), 금(Au)인데 탄소는 시료의 판재이고 금은 분석을 위한 시료 코팅 물질이며 규소는 모래 성분이고 나머지는 모두 바닷물 성분"이라며 "어뢰와 천안함이 해저에서 인양된 점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성분은 알루미늄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검증위는 또 폭발재인 알루미늄이 폭발을 통해 용해된 뒤 급랭되어 완전히 비결정화했으며 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무의미하다는 합조단의 주장도 반박했다.
검증위는 "폭발로 인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은 합조단 스스로 '세계 최초' '산에서 고래를 만난 격'이라 할 만큼 예외적이며 알루미늄이 완전히 비결정화된다던 합조단의 기존 입장은 합조단의 재조사로 이미 (11일)번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증위는 "합조단의 수중 폭발에서 나온 물질(AM3)의 알루미늄 분석이 엑스레이 회절(XRD) 분석에 시료 성분과 혼동이 될 수 있는 알루미늄 판재가 사용된 만큼 반드시 제3자의 입회하에 혹은 제3자 주관으로 재실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조단은 또 "AM1,2의 EDS 분석 그래프를 보고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EDS 분석 때 수분이 있는 상태였음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증위는 "XRD 그래프에 나타난 염화나트륨(NaCl)은 수분이 증발됐다는 증거고 합조단이 밝힌 AM1,2의 수분 함량은 일반적인 의미의 습기가 아니라 구조수(분석 물질 내부에서 원자와 결합한 상태로 존재하는)로 판단된다"며 "AM1,2의 EDS 그래프에 나타난 Al과 O의 비율과 합조단이 밝힌 수분 함량을 고려할 때 AM1,2가 비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이라는 주장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 알루미늄 수산화물(깁사이트)일 가능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말이다. (☞관련 기사 : 이상한 나라의 '천안함'…"알루미늄 산화물은 없었다")
▲ 섬광 발생 위치에 대한 초병들의 진술과 폭발 원점은 방향이 현격히 다르다. ⓒ언론 3단체 검증위 |
또 하나의 중요한 쟁점인 물기둥 목격 진술에 관해 합조단은 "초병 2명이 폭발 원점 부근에서 섬광 기둥을 발견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검증위는 "물기둥을 목격했다는 진술은 없고 섬광 목격 진술이 초병 2명으로부터 확보됐으나 모두 일관되게 두무진 돌출부 쪽에서 목격했다고 말했다"며 "합조단이 확인한 목격 초소 위치를 고려할 때 두무진 돌출부는 북서쪽이고 천안함 폭발 원점은 남서쪽이어서 방향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검증위는 "합조단은 초병들이 천안함 폭발 원점과 무관한 해역에서 본 사항을 증거로 채택했다"며 "이는 초병 진술의 의미를 조작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초병 조사 과정에서 진술 유도가 있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크루 변형과 관련해 합조단은 "우측 스크루가 급정지에 따른 관성력과 탄성력에 의해 휘었다"며 "휘어진 것 외 스크루의 다른 손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증위는 "휘어진 것 외에 스크루 손상이 없었다는 주장이 (현장 조사 결과) 거짓말로 확인됐다"며 "스크루 손상 원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날개 하나만 시뮬레이션을 했기 때문에 (급정지로) 관성력이 작용할 때 샤프트(축)가 먼저 훼손돼야 한다는 의문을 해소하지 못했다"며 "합조단도 '사건 원인과 큰 연관이 없는 부분이라 정밀 검증을 안 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휨 현상이 있는 날개들은 전반적인 휨과 반대 방향의 휨 현상이 끝부분에서 고르게 나타나 S자 형태를 보인다"며 "날개 끝 부분에 깨지거나 찢긴 듯한 손상이 일률적으로 나타나고 인양시 거치대와 충돌해 깨진 날개 외의 원인을 알 수 없는 손상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언론 3단체 검증위 |
ⓒ언론 3단체 검증위 |
이 외에도 검증위는 △당초 어뢰 설계도가 책자에서 나왔다고 했다가 CD에서 나왔다고 말을 바꾼 것에 대해 "책자와 관련한 허위 진술에 대한 책임이 필요"하고 △어뢰 부식 상태를 육안으로 검사한 것 외에 감식에 실패한 것에 대해 "현대 과학기술로 부식 상태 감식이 불가능한지 의문"이며 △'1번' 잉크인 솔벤트 블루5가 세계적인 범용 색소이기 때문에 "국가를 특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하는 등 다양한 항목에서 문제점과 모순점을 지적했다.
ⓒ언론 3단체 검증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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