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부산아이파크 감독 : 네 경기 모두 나쁘지 않았다. 아쉽지만 잘 했다. 마무리가 아쉽지만, 어떤 팀이건 아쉬운 점은 다 있다. 브라질이라고 해서 아쉬운 점이 없는 게 아니다.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했던 플레이 전체를 봤을 때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축구다운 축구를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들었지만 그때보다 더 축구 냄새가 나는 경기를 했다. 패스도 많이 하고, 만들어가는 플레이도 자주 했다. 과거에는 정신적인 면만 강조하고 적극성만 중시하는 축구를 했다면 지금은 진짜 축구를 한다.
▲ 허정무 감독과 김남일 선수가 김정우 선수를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
오늘 우루과이전도 경기를 압도했다. 과거에는 우루과이 같은 팀을 압도한 적이 없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니까 우리 축구팬들도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걸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조금 모자라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분명 경쟁력이 있다.
프레시안 : 어떤 요소가 그런 발전을 가져왔다고 보나?
황선홍 : 역시 해외파다.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능력이 굉장히 좋아진 것 같고, 많은 기여를 했다. 여유를 가지고 플레이를 만들고, 공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건 심리적인 자신감이 없으면 안 되는데 해외 경험이 있는 선수가 많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박지성은 물론이고 이청용, 박주영 같은 선수들을 계속 키워야 한다. 병역 얘기가 조금 나오고 있는데, 어찌됐건 경험을 쌓고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틀림없이 좋을 것이다.
프레시안 : 특별히 위로하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황선홍 : 허정무 감독님과 전 선수 모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2년 반 동안 고생 많이 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선수와 감독뿐만 아니라 축구인 모두 발전을 위해 조금 더 노력하면 세계 유수의 팀들에 근접해 갈 수 있고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용기를 잃지 말고 축구 발전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하면 틀림없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 앞날이 밝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보였다.
▲ 황선홍 부산아이파크 감독 ⓒ프레시안(손문상) |
이번 월드컵을 통해 또 다른 숙제를 받은 거니까, 지금부터는 공부를 해야 한다. 뭐가 부족했고 뭐가 잘 됐는지 구체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다음에는 기약이 없을 것이다. 이게 마지막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원정 16강에 만족하지 말고 또 다른 도전의 토대를 마련했으면 한다. 가능성이 있고 가능성을 봤다. 후배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허 감독님도 고생 많이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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