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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드컵 난시청'으로 치고, SBS '수신료 인상'으로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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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드컵 난시청'으로 치고, SBS '수신료 인상'으로 받고

[월드컵] 상호비방 점입가경…<남자의 자격> '유사 중계'도 논란

올림픽에 월드컵까지 중계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한국방송(KBS)과 SBS의 상호 비방전이 점입가경이다. KBS는 SBS의 난시청 현황을 조사하는 등 SBS의 월드컵 중계에 문제점이 있다고, SBS는 KBS가 최근 추진하는 '수신료 인상'을 강하게 비판하는 식이다. KBS와 SBS는 각기 메인 뉴스에서 상대를 비방하는 뉴스를 내보내는 한편, 연일 보도자료를 내놓고 있다.

"SBS 난시청 가구 440만 가구" vs "조사 자의적"

KBS는 최근 'SBS의 난시청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포문을 열었다. KBS는 지난 14일 <뉴스9> '이슈&뉴스'에서 "'월드컵 난시청' 440만 가구"라는 보도를 내보내 "월드컵 축제 분위기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SBS 가 나오지 않는 지역 주민들"이라며 SBS를 비난했다. KBS가 월드컵 중계를 해야 했다는 것이다.

KBS는 경상북도의 한 마을을 찾아 SBS 중계가 나오지 않는다는 불평을 전하고 "한국팀의 첫 승도, 그리스를 제압한 선수들의 투지도 경기장에 울려 퍼진 붉은 악마의 함성도, 이곳 시골 마을 사람들에겐 그저, 먼 아프리카 나라에서 펼쳐진, 볼 수 없는 경기였다"고 SBS를 비난했다.

이어 KBS는 KBS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SBS의 난시청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KBS는 "SBS의 난시청 비율이 수도권에서는 16.6%, 지방에서는 무려 29.3%로 전국으로 보면 23%, 440만가구에 달한다"며서 "반면 KBS는 수도권 1.1%, 지방 6.3%로 전국적으로 3.7%에 그쳤다"라고 주장했다.

KBS는 이러한 내용을 보도자료로도 내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월 SBS의 가시청율을 90% 이상으로 추정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SBS의 가시청률은 84.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KBS가 중계를 하면 SBS가 중계할 때보다 약 60만 세대의 시청자가 더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 14일 KBS <뉴스9>의 '이슈 &뉴스'ⓒ프레시안

이에 SBS는 15일 반박 보도를 냈다. SBS는 <8뉴스>에서 "KBS가 SBS의 전파가 닿지 않는 난시청 지역으로 보도한 곳을 직접 찾아갔다"며 "실내 안테나만 설치했는데도 깨끗하게 잡힌다. KBS는 'SBS가 잘 나온다'는 말도 묵살했다"고 비판했다.

SBS는 KBS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조사대상과 조사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결과만 공표해 조사 결과의 신뢰성이 의문시 된다"고 반박했다. 방통위원회도 반박 자료를 내 "KBS의 조사는 방송법 시행령에 정한 '가구수'가 아니라 '세대수'로 잘못 적용했다. 방통위는 전국대비 92.1%를 SBS 가시청 가구로 판단하고 있다"고 SBS 편을 들었다.

▲ SBS의 반박보도. SBS는 15일 <8뉴스>에서 "KBS가 조사결과를 입맛대로 '왜곡' 했다"고 비난했다. SBS

<남자의 자격> 경기장면 두고도 '분쟁'

KBS와 SBS의 신경전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13일에는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남자, 월드컵을 가다'편에서 한국-그리스전의 경기 일부가 방송되자 SBS가 "FIFA 규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SBS는 "경기 중계권자가 아닌 KBS와 MBC 등은 뉴스 보도용으로 월드컵 영상을 2분만 사용할 수 있다"라며 "남자의 자격이 SBS가 제공한 영상을 예능프로그램에 활용한 것은 FIFA 규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KBS는 "월드컵 경기영상 사용에 관한 합의서에는 '뉴스외 사용불가'라는 문구가 없기 때문에 SBS가 제공한 경기 영상을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남자의 자격>에서 월드컵 경기 영상은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SBS는 "이번 주 방송 여부를 본 후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 KBS <남자의 자격> '남자, 월드컵을 가다' 편. ⓒKBS

현재 KBS와 SBS는 형사 고소로 얽혀있는 상태다. KBS와 SBS는 지난달 27일 KBS 측이 서울중앙지검에 윤세영 회장을 비롯한 SBS의 실질적 총수 및 전, 현직 임직원 8명을 사기와 업무방해, 입찰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SBS 'KBS 수신료 인상' 적극 비판 보도

한편 KBS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신료 인상에 SBS가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도 최근의 'KBS-SBS 분쟁'과 관련해 눈길을 끈다.

KBS의 '수신료 인상 공청회'가 있던 14일 SBS는 <뉴스8>에서 "KBS '수신료 2.6배 인상'…'자격 있나?' 반발"이라는 보도에서 수신료 인상 방침을 비판하는 학계,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멘트를 집중 보도했다.

SBS는 "KBS가 TV 방송 수신료를 최대 6500원까지 대폭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라는 앵커 멘트에 이어 "국회까지 가서 통과되더라도 국민적 저항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나 " KBS가 정치적으로 독립되어 있지 않고 보도가 공정하지 못하고 신뢰성이 없다"는 비판을 보도했다.

SBS는 "시민단체들은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KBS가 뼈를 깎는 내부 자성이 없이 수신료 인상안을 내놓을 자격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입을 모았다"는 멘트로 보도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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