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알쏭달쏭한 말을 던졌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23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외무장관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고 거듭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AFP>, <로이터>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는 천안함 사고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한 말이었다. 미국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어지는 발언. 클린턴 장관은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war)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길 바라고, 분쟁(conflict)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응을 유발하는 행동이나 오판이 없기를 바란다.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응을 유발하는 행동이나 오판"(action or miscalculation that could provoke a response that might lead to conflict)이란 복잡한 문장에서 '행동과 오판'을 하는 주체는 문맥상 북한이다. 1차적으로 북한에 대한 경고다.
그러나 북한의 '행동과 오판'에 대한 대응으로 '분쟁'을 일으킨다면 그 주체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서는 한국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클린턴 장관의 말은 한국의 향후 대응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분쟁'이란 통상 군사적 충돌의 의미하기 때문에 "전쟁에 관한 얘기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라는 앞부분과 연결해 보면 '한국은 군사적 충돌을 일으켜선 안 된다'는 의미가 배어 있다.
이와 관련해 박선원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은 22일 <MBC> 라디오에 출연,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1일 방한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대북 군사적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청와대와 정부에 요청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관련 기사 : "美, 천안함 사태에 관한 군사적 대응 자제 요청")
박 전 비서관 전언은 클린턴 장관의 발언이 북한은 물론 한국을 향한 것이라는 해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남북한뿐만 아니라 우리(미국)를 포함한 이웃 국가들 사이의 해결되지 않은 차이점을 해소하는 길은 (북한이) 6자회담의 테두리 안으로 가능한 한 빨리 복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