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吉林)성이 10년간 북한 라진항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고 반관영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8일 보도했다.
리룽시(李龍熙)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당위원회 부서기는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하면서, 이로써 지린성의 대외물류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쑨정차이(孫政才) 지린(吉林)성 당서기는 동북 3성을 방문한 북한 노동당 김영일 국제부장에게 지난해 중국 국무원이 확정한 '창지투(長吉圖.장춘-길림-두만강) 개방 선도구' 사업을 소개하면서 "도로망과 기초 설비 건설 분야에서 지린성과 북한 간 새로운 합작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지투 사업에는 지린성과 창춘(長春)시, 지린시 등이 관여한다.
중국은 두만강 하구와 인접한 라진항을 자국의 낙후된 동북 3성이 태평양으로 뻗어갈 수 있는 경제전략적 요충지로 주목해왔다.
러시아도 라진항이 북.중 간에 국제물류기지로 개발되면 사할린과 시베리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를 라진항으로 보내 주변국으로 판매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 부서기는 라진항 사용권을 얻음에 따라 운수 능력이 부족한 연변지역이 이를 이용해 지린성의 우수한 석탄자원을 동해를 통해 일본 등지로 수출할 수 있을뿐더러 태평양 지역과의 물류도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인대 대표인 추이제(崔杰) 창춘 시장은 "창지투 계획에서 창춘시가 핵심적인 경제역할을 하게 되며 (동북 3성의) 경제적 발전을 추동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일본의 산케이 신문도 자국 대북인권단체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이달 라선(라진+선봉)시를 방문해 "6개월 후에 이 곳을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조선대풍국제그룹의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2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측이 두만강 개발계획을 축으로 국제투자를 유치할 복안을 갖고 있다"며 "차후 라선특별시와 청진항을 잇는 일대가 북한-중국-러시아를 잇는 동북아물류, 교역의 중심지로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유엔개발계획(UNDP)이 추진해온 북한.중국.러시아 3국의 두만강 개발계획에 조만간 복귀해 이를 바탕으로 사회주의권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경제개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UNDP의 두만강 개발계획의 탈퇴를 선언했었다.
북한은 두만강개발을 축으로 해 라선-청진으로 개발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신의주.함흥.김책.원산.안주.남포 등의 지역 거점도시를 집중 개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이런 경제개발은 이달 중에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개발은행이 주도하며 외자 유치를 맡는 조선대풍그룹이 그 집행기관 역할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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