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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프 "중국, 10년 내에 부채 거품 붕괴"

중국 경제는 스테로이드 투입한 일본?

미국이 올해 1.6조 달러의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등 부채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의 아시아담당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1일(현지시각) 중국발 경제위기에 대해 심각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마크 파버 등 국제금융시장의 거물들은 예전부터 '차이나 쇼크'에 대해 경고해 왔다. 하지만 페섹은 최근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등 국제금융계의 거물학자들이 "10년 내에 중국의 부채 거품이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관련 기사:중국,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뒤따르려나)

로고프 교수는 지난주 도쿄 강연에서 경제에 관해 가장 무서운 말은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것이라면서, 현재 세계에서 이런 이야기의 대상은 바로 중국이라고 말했다.

▲ 중국의 고속성장은 지속가능한가. ⓒ연합뉴스

"어떤 신흥국가도 경제위기 피할 수 없다"

로고프 교수는 "중국 당국은 계획경제이며, 저축률이 높고, 노동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금융위기는 발생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중국 역시 금융위기가 닥칠 것"이라면서 "대규모 공공지출, 수출주도 경제, 값싼 노동력 등 중국 경제모델의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어떤 신흥국가도 경제위기를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페섹도 "중국발 위기는 예측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되기보다는 서서히 진행되는 위기가 되고 있다"면서 "G2(미국과 중국) 리스크는 투자자뿐 아니라 CIA 등에게도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케네스 로고프 교수의 충격 예측(2월24일자 <블룸버그 통신>)

중국의 경제성장은 10년 내에 '부채발 거품' 붕괴로 2%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일본과 한국 등 중국의 주변국 모두가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원자재 수출업도 '공포스러운' 타격을 받을 것이다.

중국은 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진 세계를 구출하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글로벌 경기침체 때 시행한 경기부양책들은 부채 거품의 위험을 분명하게 제기했다.

중국의 거품이 터진다면 가장 유력한 시발점은 역시 부동산 분야다. 상하이와 베이징의 부동산 가격은 현실과 유리된 상태다.중국의 거품이 붕괴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년반 정도 2~3%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다. 그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기간이 될 것이다.

이미 '그림자 CIA'로 불리는 미국의 민간정보기관 '스트랫포'의 설립자인 조지 프리드먼은 최근 화제의 미래예측서 <100년 후>에서 중국의 거품 붕괴를 단언했다.

"중국과 일본, 진정한 의미의 자본주의 국가 아니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가 지난 30년 동안 성장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성장이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앞으로는 그런 속도로 성장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시장이 자본할당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국은 진정한 의미의 자본주의 국가라고 볼 수 없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 혹은 3분의 1은 회수가 어려운 '부실 채무'에 해당한다. 사업적 가치와 관계없이 비경제적 요인에 의해 이뤄지는 자본 대출이 그렇게 많다.

중국은 이런 부실채무를 저비용 수출품 주도의 초고속 성장으로 지탱하고 있다. 세계는 중국의 값싼 수출품을 엄청나게 흡수하고 있으며, 여기서 발생한 현금은 부채를 짊어진 중국의 기업들을 연명시키고 있다.

중국은 '일본 경제의 변종'이다. 일본의 20년 불황 역시 부실 채무에서 비롯됐다. 일본은 1980년대 내내 경제적 초강국으로 비춰졌다. 실제로 일본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 성장률은 경영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일본의 은행시스템과 관련이 있었다.

정부의 통제 아래 있던 일본의 은행들은 일본인이 은행에 저축한 돈에 대해 매우 낮은 금리를 적용했다. 특히 각종 법규로 인해 대다수 일본인이 선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길은 우체국에 예금하는 것이었고, 우체국은 최소한의 금리를 적용했다.

일본 정부는 이 돈을 빌려 국제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금리로 일본의 거대 은행에 빌려주었다. 그리고 이들 은행은 자신과 관련이 있는 기업들에게 저금리로 빌려주었다. 예를 들어 스미토모 은행이 스미토모 케미칼에 돈을 빌려주는 식이었다.

이처럼 1970년대에 미국의 기업들이 두 자릿수대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때 일본의 기업들은 거저먹기로 돈을 빌릴 수 있었다. 따라서 일본의 기업들이 미국의 기업들보다 실적이 좋은 것은 당연했다. 여기에 일본인의 저축률이 매우 높은 것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었다.

당시 일본에는 공적 의미의 은퇴 설계가 없었고, 기업연금도 드물었다. 따라서 일본인은 은퇴 이후를 대비해 저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검소하다기보다는 하나의 필사적인 몸부림이었다. 이들에게는 낮은 이율을 감수하고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부실 채무에 의존한 고속 경제성장에는 한계"

이처럼 서구경제가 높은 이율을 적용해 경쟁력 없는 기업들을 도태시키는 동안, 일본의 은행들은 인위적으로 형성한 저금리로 친한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었다. 결국 진정한 의미의 시장은 존재하지 않았던 셈이다.

자본은 인맥과 관계를 토대로 흘러 다녔고 그 탓에 수많은 악성부채가 만들어졌다. 일본의 은행들은 빚을 털어내고 연관 기업을 파산시키는 대신 더 많은 대출을 해줘서 그러한 기업을 회생시켰다.

마침내 부채 규모가 너무 커져 수출로는 그것을 견뎌내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말았다. 일본의 은행들은 서서히 붕괴하기 시작했고 정부는 구제금융을 제공했다. 심각한 경기후퇴가 왔을 때 뼈를 깎는 노력으로 부실기업을 퇴출하지 않고 각종 구제수단을 동원해 극단적인 고통을 피하는데 급급했다. 그 대가로 일본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은 고질병을 얻게 되었다.

흥미롭게도 1990년대 초반 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도 많은 서구인이 일본 경제가 그 후 상당 기간 동안 실패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들은 1990년대 중반까지도 일본의 경제 기적을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일본의 추락이 중국과 어떤 연관이 있다는 얘기인가. 한마디로 중국은 스테로이드를 투입한 일본이다. 부실채무에 의존한 고속 경제성장은 속도가 조금만 늦춰져도 붕괴에 직면할 수 있다.

1990년 전후 일본의 악성 부채비율은 어림잡아 GDP의 20%를 차지했고, 중국은 25%에 달했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나게 높은 비율이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 비율이 40%에 달할 수도 있다. 성장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으며, 중국은 한계점에 근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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