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고위급 인사 2명이 반기문 사무총장의 특사 자격으로 내달 9일부터 12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고 유엔 고위 관계자가 31일 밝혔다.
이번에 방북하는 유엔 인사는 린 파스코에 정무담당 사무차장과 김원수 사무총장 특보 겸 비서실 차장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엔 최고위급인 정무담당 사무차장의 방북은 그동안 중단됐던 유엔과 북한 간 고위급 대화를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방북단은 북측 고위 인사들과 만나 북핵 문제와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이슈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엔 고위 인사의 방북 문제는 지난해 초에도 추진된 바 있지만, 북측이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며 사실상 완곡한 거부 의사를 밝혀 중단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북측과 꾸준한 접촉을 통해 방북 일정을 30일 최종 확정했다"면서 "현재 반 총장이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에 있어 아디스아바바에서 방북과 관련된 발표가 나올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특사 방북 이후 유엔과 북한 간 고위급 채널이 완전히 복원되면 반 총장이 직접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방북단은 방문기간 UNDP(유엔개발계획), WHO(세계보건기구), WFP(세계식량계획), 유니세프 등지에서 파견된 북한 주재 유엔 관계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이들로부터 사업추진 상황 등에 대해서도 보고받을 계획이다.
이번 방북단의 단장격인 파스코에 사무차장은 미 국무부 동아태 당담 수석 부차관보와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 대사 등을 역임한 베테랑 외교관으로, 반 총장이 취임하면서 정무담당 사무차장으로 영입됐다.
반 총장을 제외하고 한국인으로는 유엔 내 최고위급인 김원수 특보는 외교부 정책기획관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국장 등을 역임한 뒤 반 총장이 외무장관 시절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유엔 사무총장 선거운동을 총괄했고, 당선 후 사무총장 특보로 반 총장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방북단은 북한 방문에 앞서 한국과 중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은 지난 코피 아난 사무총장 시절 모리스 스트롱을 대북 특사로 임명한 바 있지만, 스트롱 특사가 유엔의 `석유-식량 프로그램'과 관련한 비리 연루 의혹으로 2005년 7월 물러난 뒤 유엔의 대북 고위급 대화채널은 중단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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