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은 지난 12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7만 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프레발 대통령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거리에서 17만 구에 달하는 사체를 수습하고 교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도로를 정비하는데 많은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도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남아 있거나 버려진 시신이 많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아이티 정부는 지난 25일 사망자 수가 최종 15만 명 정도라고 예상했었다.
프레발 대통령은 이날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28일로 예정됐던 총선이 잠정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 2월 11일 대통령 임기 만료 후 재임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아이티 구호 모금 운동에 사의를 표하면서도, 아이티 정부의 부정부패 때문에 주민들에게 지원금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반박했다.
그는 "아이티 정부는 아이티를 위해 모인 자금 가운데 1센트도 보지 못했다"면서 "이는 구호금이 비정부단체(NGO)로 전달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기적의 생환'은 계속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진 발생 보름만인 이날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건물 잔해 속에서 17세 소녀가 기적같이 구조됐다.
다를린 에티엔이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프랑스 구조팀에 의해 구조될 당시 왼쪽 다리가 부러진 채 심각한 탈수 상태였고 혈압과 맥박도 약했지만 의식은 있었다. 프랑스 구조팀의 의사 미셸 오르셀는 "소녀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대원 사다크는 에티엔이 학교 인근에 있는 집의 무너진 벽과 문 사이에 갇혀 있었다면서, 건물 폐허에 눌리지 않은 채 누워 있을 수 있었기 때문에 살았다고 설명했다.
구조 작전은 구조대가 도착한 후 90분이 소요될 정도로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에티엔을 처음 발견하고 구조대원을 부른 주위 사람들은 그들이 오는 동안 소녀에게 캔디를 먹였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미군이 포르토프랭스 시내 한 상점 폐허 속에서 31세의 남성 한 명을 구조했다. 아이티에서는 지진 발생 후 약 135명이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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