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영국의 <BBC> 방송과 미국의 <USA투데이> 등 영미권 언론들이 요약한 보도 내용에 따르면, Y염색체는 남성에 고유한 '유전자군'으로 아들에게 거의 손상되지 않은 채 대대로 이어지는 특성을 이용해 유럽 남자들의 조상을 추적했다.
1만년 전 중동 농부들로 '씨앗 물갈이'
오늘날 1억 1000만 명의 유럽 남자들과 많은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특정 Y염색체를 보유한 2574명의 유럽 남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염색체는 오늘날 이라크와 시리아에 걸친 이른바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 신석기 초기인 1만년 전 유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중동인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 <공공과학도서관-생물학> 홈페이지에 실린 논문. 내용 |
이 중동인들이 유럽의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계속 확산돼 아일랜드에 도달한 것은 6000년 전이다. 현재 아일랜드 남자는 거의 100%가 이들로부터 유래된 Y염색체를 가졌으며, 웨일스 지방과 스페인도 90% 이상이다.
유럽 여자들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여자들의 경우는 모계로만 대대로 변질되지 않고 전달되는 미토콘트리아 DNA를 추적하면 조상을 알 수 있다. 이 조사에서는 남자들과 반대로 수렵.채집 수준에 머물러 있던 토착민들을 조상으로 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럽 여자들, 수렵.채집 남자보다 중동 농부 선호
이 논문의 제1저자 패트리샤 밸러레스크 박사는 "유럽인의 Y 염색체 80% 이상은 중동 출신의 농부에게서 왔고, 반대로 대부분의 여자들은 수렵.채집인들로부터 유래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평화적인 종자 물갈이'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논문 저자들은 '당시에 농부들이 여자들에게 훨씬 매력적이었다"고 표현했다.수렵.채집에 머물던 시대에 농사기술은 당시 세계를 뒤바꿀 혁명적인 기술이었다는 점에서 여자들이 농부들을 선호했다는 것이다.
밸러레스크 박사는 "수렵.채집 시대에서 농경 시대로 전환하는 동안, 농사 짓는 남자가 수렵.채집하는 토착 남자에게 번식에 유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로 그동안 농사기술만 유럽으로 전파된 것인지, 아니면 중동 출신의 농부들의 이주에 의해 농사기술이 유럽에 전파된 것인지 계속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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