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2010년은 중국의 해, 그러나 좋은 모습은 아닐 것"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2010년은 중국의 해, 그러나 좋은 모습은 아닐 것"

크루그먼 '중국의 약탈적 환율정책으로 무역분쟁 격화' 예상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미국 등 전통적인 경제부국들이 휘청거린 탓에 중국이 예상보다 빨리 2010년 이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수출에서도 독일을 넘어서 세계 1위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국제무역학의 대가로 알려진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2010년은 중국의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좋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단서를 붙였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더라도 다른 나라들에 대해 불공정한 방식이기 때문에 '국제 무역분쟁'이 격화될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로이터=뉴시스
경제대국이 인위적인 환율정책 고수해서야...

크루그먼 교수가 특히 초점을 맞춘 것은 중국이 고수하고 있는 환율 정책이다. 'Chinese New Year'라는 이 칼럼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금융과 무역 분야 모두에서 주요 강국이 되었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대국답게 행동하지 않고 있다. 인위적으로 무역흑자를 늘리는 중상주의적 정책을 쓰고 있다.

요즘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모두가 힘든 상황일 때라 중국의 이러한 정책은 약탈적이기까지 하다. 자유변동환율제로 운용되는 달러, 유로, 엔과 달리 중국의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6.8 위안으로 고정돼 있다.

이런 환율 정책 덕분에 중국에서 제조된 상품들은 경쟁국들보다 가격 경쟁에서 크게 유리해 막대한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1~10월 중간 집계 결과 9575억 달러 수출에 1600억 달러가 넘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과 무역수지 모두 세계 1위다.

현재 중국 정부는 2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쌓아둔 상태에서 이처럼 달러를 계속 벌어들인다면 당연히 위안화는 평가절상되어야 한다.

예전에는 중국이 벌어들인 달러로 다시 미국의 국채를 매입해줘 순환이 되는 효과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갈 곳을 찾지 못하는 값싼 돈이 널려 있다. 중국의 미 국채 매입이 별 도움이 안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이 무역흑자를 거두는 동안 다른 나라들의 수요를 위축시킨다. 미국에서만 향후 2년 사이에 140만 개의 일자리가 중국 탓으로 줄어든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보호무역 조치는 중국이 먼저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런 문제를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외국 정부들의 압박에 대해 "우리한테는 위안화를 평가절상하라고 요구하면서, 당신들은 온갖 보호무역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크루그먼 교수는 "다른 나라들이 온건하게나마 보호무역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정확히 중국이 평가절상을 거부하기 때문이며, 더 많은 보호무역 조치를 해도 무방할 것"이라 반박했다. 중국이 이미 환율정책에 의한 강도 높은 '보호무역' 조치를 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나아가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을 보다 강력하게 압박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의 환율정책에 대해 강력한 압력을 가하지 못하는 이유로 알려진 통설을 일축해 주목된다.

중국의 '경제적 핵무기'는 어불성설

흔히 중국이 미국의 압력에 대항해 달러를 대량 매각할 가능성을 '중국이 보유한 경제적 핵무기'라고 비유한다. 중국을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중국 정부가 달러를 대량 매각해 미국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크루그먼 교수는 이런 조치는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하면 오히려 미국에게 감사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에 따르면, 달러를 대량 매각하다가는 중국 스스로 큰 손실을 초래할 뿐 아니라, 더 큰 문제는 수출경쟁력에도 타격을 준다.

또한 가뜩이나 값싼 돈이 넘쳐나는 상황이라 중국이 달러 매각에 나선다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부담이 크게 늘어날 이유도 없고, 달러 약세를 초래해 미국의 수출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중국이 달러를 대량 매각하고 나선다면, 미국이 오히려 중국에게 감사장을 보낼 일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의 중상주의 정책이 초래한 문제는 커지고 있으며, 중국의 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나라들은 무역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별로 손해볼 것이 없다"면서 "중국 정부가 기존의 완강한 입장을 재검토하지 않는다면, 지금 중국 정부가 불평하고 있는 매우 온건한 보호무역 조치는 훨씬 더 강력한 수준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 외환관리국(SAFE)은 지난 31일 성명을 통해 '신중한 속도'로 위안 환율의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 성명이 원자바오 총리가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한 외국의 압력을 거부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점진적인 평가절상'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평가절상의 폭을 둘러싸고 그동안 중국을 압박해온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무역분쟁은 갈수록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