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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MB맨' 김인규 KBS 사장 낙점…KBS '격랑'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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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MB맨' 김인규 KBS 사장 낙점…KBS '격랑' 불가피

청와대 의중 반영된 듯…KBS 노조 "총파업 돌입"

결국 'MB맨'의 파워는 셌다. 김인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이 19일 KBS 차기 사장 후보로 최종 결정된 것을 두고 이명박 정부의 'KBS 장악 로드맵'이 결국 관철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2년 차기 대선 앞두고 '대표 MB맨' 투하?

김 회장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의 방송전략실장을 맡아 대언론전략을 진두지휘했고 인수위 시절에도 당선인 언론 보좌역을 지낸 대표적인 'MB맨'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서울대 정치학과 선후배 사이인 그는 정권 초기에도 청와대 첫 정무수석으로도 하마평이 오른 적 있고 지난해 KBS 사장 응모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후에도 'IPTV' 업체들이 모여 만든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을 맡으면서 '실세'임을 증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KBS 사장 선임과 관련해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미래 방송산업의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이례적인 발언을 내놨다.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인규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었다.

특히 김 회장의 임기 3년 내에 2012년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도 청와대의 '계산'에 반영됐으리라는 지적이다. KBS 관계자는 "정부는 2012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최근 '김제동 파동' 등으로 재보선에 악영향을 미친 이병순 사장보다 확실한 'MB맨'인 김인규 회장이 KBS의 사장을 맡아야 한다고 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KBS 이사회가 김인규 회장을 최종 제청한 것은 청와대의 낙점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날 오전만 해도 KBS 안팎에서는 이병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19일 이사회의 1차 투표에서 여당 이사들의 표가 김인규 5표, 이병순 1표, 강동순 1표로 갈린 것도 이러한 정황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 KBS 차기 사장 후보로 최종 결정된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뉴시스

KBS 노조 "구속·해고 각오 총파업"김인규, 정면돌파 자신감?

문제는 김인규 회장이 사장으로 최종 선임될 경우 KBS에는 한 차례 격랑이 불가피하다는 것. KBS 노동조합도 김인규 회장을 겨냥해 "집행부 전원이 구속과 해고를 결의한다"는 결의문을 내는 등 초강경 대응을 천명한 바 있다. 이병순 현 사장 연임에 대한 태도를 두고 KBS 노조와 대립했던 KBS 사원행동과 PD협회도 "김인규 반대"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

KBS 노조는 사장 후보가 최종 결정되자 "낙하산 저지와 방송장악 분쇄 '총파업 투쟁'을 선언한다"는 성명을 내고 "총파업으로 배수진을 치고 정권의 하수인 김인규가 KBS에 단 한 발짝도 들여놓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 노조는 23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PD 직군에서는 '김인규 사장'에 대한 우려가 특히 높다. 김 회장이 이미 "KBS는 PD 300명을 들어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등의 발언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1월 서울대 동창회보와의 인터뷰에서 "방송 개혁 1번이 PD 개혁이다", "PD들이 비정상적으로 권력화되어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해 KBS PD협회 등의 대대적인 반발을 샀다.

KBS 내 김인규 비공식 조직 '수요회'까지 있어

그러나 이러한 반발이 예상됨에도 이명박 정부가 김 회장 낙점을 강행한 것은 '낙하산 사장' 논란을 정면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취임 초기의 반발은 'KBS 공채 1기'인 김인규 회장을 내세워 돌파할 수 있다는 것.

33년 간 KBS에 재직하며 정치부장, 뉴욕지부장, 워싱턴특파원, 보도국장, 뉴미디어본부장 등 KBS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김 회장은 KBS 내부에 탄탄한 '김인규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내에는 김인규 회장의 사장 옹립을 비공식적으로 추진해온 '수요회'라는 비공식 조직이 있을 정도다.

이로 인해 김인규 회장 선임에 따른 KBS 내부 갈등이 본격화되면 김 회장에 우호적인 '보도국 구세대'와 PD 직종, 보도국 젊은 기자들 등 사이의 대립이 불가피하리라는 전망이 많다. KBS 관계자는 "김인규 회장이 청와대에게 충분히 장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KBS 사장으로 취임하면 자신의 사람 중심으로 KBS를 일대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사장은 공석이고, 본부장들도 일괄 사표를 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차차기 염두에 없다'더니 결국 말바꿔

한편 김 회장으로서는 KBS 사장이라는 오랜 꿈을 이룬 셈이 됐다. 김 회장이 KBS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은 이번이 세번 째로 김 회장은 2006년 정연주 전 사장의 연임 당시와 지난해 정 전 사장이 해임되고 이병순 사장이 선임될 때에도 응모했다.

정 전 사장 해임 이후 유력한 차기 후보로 거론되던 김 회장은 '낙하산 사장' 논란이 일자 사장 공모 중 '응모 포기' 선언을 냈다.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김인규씨의 살신성인에 감사하며"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김 회장은 당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KBS 사장이 하고 싶었다"고 토로하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2006년 사장 후보 응모 당시) 청와대에서 반대하면 안되는 구조라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이명박 대선캠프에 합류한 것은) 그런 마음이 숨어있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김 회장이 응모 포기 선언을 하자 KBS 안팎에서는 1년 남짓한 이병순 사장 임기 이후인 '차차기'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다. 이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차차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라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으나 이번 응모와 최종 후보 결정으로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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