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이 방송인 김제동 씨를 약 4년간 진행해오던 프로그램 <스타골든벨>에서 하차시키자, KBS PD들이 "이병순 사장의 연임을 위한 막장 개편이 끝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KBS는 김제동 씨 하차 논란이 거세지자 이날 보도자료를 내 "김 씨가 2005년 11월부터 약 4년 동안 장기간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해와 MC 교체 필요성이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이들은 "KBS는 매년 봄과 가을 정기 개편 때 프로그램을 신설, 폐지하거나 진행자를 교체하고 있으며, 이번 김 씨의 교체도 그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김제동 씨 교체는 일반적인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KBS PD들의 지적이다. KBS PD협회는 12일 성명에서 "프로그램 시작 때부터 함께 해 온 MC를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내리기부터 하는 것은 상궤를 벗어난 일"이라며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더 강력한 인물을 영입하고자 MC를 교체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번에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 PD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덕재 한국PD연합회장은 "정확한 근원지를 알 수 없으나 김제동 교체 지시가 '위'에서부터 내려온 것은 맞다"며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교양 프로그램과 달리 상부에서 교체 결정이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경쟁력'이기 때문에 '대타'가 없는 상태에서 하차부터 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KBS의 <스타골든벨> 담당 PD는 이번 교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김덕재 회장은 "<스타골든벨>의 경우 <해피투게더> 등의 보통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MC가 거의 혼자 진행하고 이끌어가다시피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이 때문에 당장 김제동 씨 대신 투입할 연예인을 당장 찾기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호동 씨나 신동엽 씨 등이 <스타골든벨>에 들어오리라고 보기도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KBS PD협회는 김제동 씨 하차에 정치적 압력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 KBS PD협회는 "'너무 오래 해서'라는 논리대로라면 김제동보다 오래한 진행자는 모두 교체했어야 말이 된다"며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받아들일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미 사람들은 김제동의 하차 이유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와 같이 현 정권이 불편해 하는 행사의 사회를 보고, 부당한 사회 현실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들을 해온 것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이었다는 것을 다 안다"고 질타했다. KBS는 지난해 11월에도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진행 중이던 윤도현 씨와 <생방송 심야토론>의 정관용 씨를 물러나게 하면서 역시 '정치적 외압'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덕재 협회장은 "이병순 사장은 취임 이후 개편 때마다 소위 '괘씸죄'에 걸린, 혹은 색깔이 다른 사람들을 잘라내어 왔다"며 "이번 김제동 씨 하차도 역시 정치적 이유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KBS에서는 '경쟁력 저하' 등의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KBS PD협회는 "이번 개편으로 KBS가 입게 될 어떠한 종류의 손실도 그 책임은 모두 이병순 사장에게 있다. 이것은 명백한 배임 행위"라며 "너무 오래 해서 교체한다고? 너무 오래 한 사람은 바로 이병순 사장 당신"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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