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 사장 대행 취임 이후 갈등을 겪고 있는 YTN에서 노사 간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YTN 차장단 74명은 성명을 내 노사 양측에 대화를 위한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노종면)도 지난 8일 단체 협상을 사측에 공식 제안하는 등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아직 시간이 있다", "해고자들이 교섭위원이다"라며 사실상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YTN 차장단 "노사는 서로 인정하고 대화하라"
YTN 차장단 74명은 9일 '10년 후의 YTN을 생각하며'라는 성명에서 "노사 양측에 촉구한다.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라"면서 "완전한 승리, 상대방의 굴복을 꿈꾸지 말라. 배척하지 말고 만나라. 대화하며 해법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하자. 서로의 과거를 묻지 말자"면서 "지금은 규명과 평가보다 냉혹한 현실에 집중해야 한다. 지나온 400여 일에만 얽매여 서로의 잘못만 추궁한다면 YTN은 미래를 향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실명으로 낸 이 성명에서 "우리 중견 사원들은 필요하다면 노와 사를 잇는 다리가 될 것이다. YTN이 명예롭고 건전하게 발전할 수만 있다면 조직의 밑거름으로 쓰이길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정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다.
YTN 노조 "단체협상 통해 대화하자" vs 사측 "해고자 집행부와는…"
실제로 YTN 노조는 '대화를 통한 갈등 해소'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 YTN 노조는 지난 8일 사측에 2010년 단체협약 논의를 제안했다. 단체협상을 통해 배석규 사장 대행 취임 이후 불거진 인사권 전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은 "배석규 대행이 보도국장 선출제를 일방적으로 폐기 선언한 것이나 사원들을 지국에 발령한 것, 임장혁 <돌발영상> PD를 대기발령한 것 등이 대부분 단체협약을 위반한 사항이라 일련의 사태를 대화로 풀려면 단체협상을 통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종면 위원장은 "보통 단체협상은 3개월 넘도록 진행되기 일쑤이고 노사 관계가 어려울 때는 교섭 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면서 "평상시에도 보통 단체협상을 9월쯤 시작해온 만큼 지금 협상을 제안한 것이 이르다고 할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YTN 사측은 사실상 이런 제안을 거부했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의 요청에 '아직 단체협상 만료 전까지 시간이 있으니 추후 통보하겠다'고 답했다"면서 "추가로 '불법 활동으로 회사에서 해고된 사람들이 교섭위원으로 들어가 있어 정상적인 교섭이 기대되기 어렵다. 이를 유념해달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현 지도부에 대해 노조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는 셈.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연달아 열린 '해고자 사옥 출입 금지', '사원 지국 발령' 관련 효력정지 가처분 심리에서도 사측은 '노조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에 "노조위원장 직무 대행인 수석부위원장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측의 태도에 노종면 위원장은 "노조 집행부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면 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적법하게 체결된 5월 임금 협약과 6월 공정 방송 협약을 이제와 부인할 것이냐"고 반박했다.
그는 "노조는 차장단이 낸 '대화 촉구' 성명에 적극 공감하고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있으나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사측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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