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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2일 MBC 평가 예정…엄기영 사퇴 압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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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2일 MBC 평가 예정…엄기영 사퇴 압박하나?

MBC 노조는 '적극 방어' 의지…"개혁 논의 적극 참여"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가 2일 이사회에서 MBC 총괄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이날 MBC 경영진으로부터 최종 업무 보고를 받은 후 엄기영 사장 등 MBC 경영진 거취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우룡 이사장이 "MBC는 한마디로 총체적 부실 조직", "MBC 경영진 알아서 물러나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내놓는 등 방문진은 엄기영 사장 등 MBC 경영진에 대한 압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태. 그러나 엄기영 사장이 31일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경영개혁안을 내놓았다.

2일 'MBC 총괄 평가'…"원칙도 절차도 없다" 비판

여당 추천의 한 방문진 이사는 "엄기영 사장이 밝힌 내용으로만 보면 상당히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 있지만 왜 그와 같은 문제의식이 지난 기간에는 나타나지 못했는가에 안타까운 점이 있다"며 "MBC 경영 상태나 신뢰도, <뉴스데스크> 광고나 시청률 등이 지난 10년간 줄어왔고 현 상황은 앞으로 MBC가 살 수 있는 활로가 안 보이는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과연 MBC 경영의 전반적인 문제를 현 체제로 바꿔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중지가 모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압박에 비판적인 의견을 가진 이사도 적지 않다. 정상모 이사는 "일단 방문진 규정상 경영진 해임 등을 논의하려면 1주일 전에 통보해야 하는데 공식적으로 받은 안건이 없다"며 "아직 최종 업무 보고도 끝나지 않은 상태다. 평가나 대책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MBC 경영 전반과 경영진을 이사들의 몇 마디로 평가할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의사 일정, 진행 문제, 절차, 논의 원칙 등을 정해 보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단계를 거치고, 그 이후에 이른바 '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이사는 2일 방문진 이사회 직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고진 이사도 "엄기영 사장 개인에 대한 평가와 관련없이 지금 상황에서 엄 사장의 해임을 거론하는 것은 성급하고, MBC 조직을 흔드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공영방송사 사장의 임기 보장이야말로 독립성의 핵심 아니냐"고 말했다.

MBC 노조 "MBC 개혁 논의 참여하겠다"

한편, 이날 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는 엄기영 사장이 내놓은 경영개혁안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엄기영 사장은 "노와 사, 전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전사적인 미래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제안했고 "단체 협약에 책임 경영을 제약하는 부분은 고치겠다"고 밝혔다.

MBC 노동조합은 이날 '논의의 장에 당당히 나서겠다'는 성명을 내 "조합은 더 늦기 전에 우리의 갈 길은 우리 스스로 개척하자는 대승적 결단을 내리고, 공영방송 MBC의 발전된 미래상을 그려내기 위한 논의의 장에 당당히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MBC 노조는 "방송 제작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방송의 공정성·객관성과 관련된 제도적 논의가 이뤄진다면 이에 동참할 것"이라며 "생산적이면서도 긴장된 노사 관계 확립과 공정방송을 위한 효율적 제도 마련을 위해 기존의 단체 협약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는 "논의 과정 중 노사 자율 합의를 해치려는 방문진의 방해 공작이나 정권에 눈치보기식, 보여주기식 정책을 사측이 시도할 경우 논의는 즉각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 노조는 "엄 사장은 자신의 발언이 자칫 방문진의 오만하고 편파적인 지적에 마치 항복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MBC 개혁은 내부 구성원은 물론 MBC의 주인인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이뤄져야 한다"면서 "엄 사장이 해임 압박을 피해보겠다며 '정도'를 벗어나 정권에 굴복하는 선택을 할 경우, MBC 구성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굴욕감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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