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이후 한반도 정세는 북미간의 본격적인 대화국면을 열기 위한 준비 단계부터 펼쳐질 것이라는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26일 창조한국당 문국현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내다보면서 "당분간 북핵 협상의 기본 틀을 재정립하려는 노력들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철 소장은 북한이 불참을 선언한 6자회담을 재개하는 건 당분간 어렵고 그렇다고 미국이 곧바로 북미 양자회담에도 나설 수 없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는 물밑접촉과 간접대화를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간접대화의 방식에 대해 김 소장은 중국이 중재하는 북-미-중 3자 대화를 예상했다. 그는 "중국은 교착국면에서 위기국면으로 전환될 때, 또는 중국이 개입한다고 해서 상황 개선이 어려울 때는 움직이지 않는다"며 "(그러나) 이제 중국도 고위급 특사를 보낼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물밑대화'에 대해서 그는 "북미 뉴욕채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클린턴이 가져 온 김정일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정리된 입장을 전달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 전달 방법에 대해 그는 "가장 바람직하기로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즈워스 대표는 최근 북한의 방문 초청을 받고 관련국과 협의를 거쳐 9월이나 10월 경 평양에 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이 말하고 있는 '포괄적 접근'은 "압축적이면서도 단계적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 양국이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선후해결이 아니라 병행해결로 전환해야 한다"며 "일괄타결 개념도 외교관계 정상화나 한반도 평화체제 같은 북핵 폐기의 상응조치들은 한 번에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이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 김 소장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의 16일 면담으로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수 있게 됐다"면서도 "그러나 개성공단 활성화를 비롯해 좀 더 포괄적인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부의 10.4 정상선언 이행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10.4 선언을 우회해서 남북관계를 풀기는 어렵다"며 "남북관계의 주요한 현안들을 제외하고 다른 방식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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