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북한 체류 일정이 하루 더 연장됐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13일 오전 9시 45분 경 개성으로 들어가기 위해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 뒤 "방금 연락을 받았다. 현 회장의 체류가 하루 더 연장됐다"고 밝혔다.
현대아산은 곧바로 체류 연장 신청을 했고, 통일부는 이를 승인할 예정이다. 현 회장은 지난 10일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에 갔으나, 하루씩 두 번을 연장해서 총 체류일은 4박 5일로 늘어나게 됐다.
현 회장의 이 같은 결정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만남은 11일 쯤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13일 오전 현재까지 면담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현 회장은 평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에 함경남도 함흥시에 있었다는 보도가 13일 나온 후 별다른 소식이 없다.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의 시찰지로 가서 만날 것이라는 등 각종 추측만 무성하다.
이를 두고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 석방 문제 등에 대해 북한이 '애태우기' '뜸들이기'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현 회장이 간접 전달할 것으로 알려진 정부의 대북 메시지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조건식 사장은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유 씨의 석방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개성에 가서 상황을 점검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날 오후 4시에 돌아올 예정인데, 유 씨 석방에 한해서는 남북간 협의가 끝났다는 언론 보도도 있어서 이날 조 사장이 유 씨를 대동하고 돌아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현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유 씨가 석방될 가능성은 있지만, 김 위원장이 면담을 미루는 것으로 볼 때는 그가 아직은 남북관계를 회복할 때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을 공산도 있다.
그 경우 남북관계는 유 씨 석방과 남측의 민간 교류 차단 완화 등 최소한의 '주고받기'로만 끝이 나고 금강산 및 개성 관광 재개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현 회장과 만날 경우 무슨 말을 할 것인지, 그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어떻게 화답할 것인지가 남북관계 정상화의 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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