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어선 1척이 30일 오전 6시 17분 경 강원도 제진 동북쪽 20마일 상의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7마일 가량 넘어가 북한 경비정 1척에 의해 예인됐다.
군 관계자는 "20t급 오징어 채낚이 어선 '800 연안호'(선장 박 모씨)가 동해 NLL을 넘어 북한 수역으로 진입해 북한 경비정에 의해 장전항 쪽으로 예인되고 있는 중"이라며 "GPS(인공위성항법장치) 고장으로 항로를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1시 30분 강원도 거진항을 출항한 이 배에는 모두 4명이 승선했고 모두 한국인이다. 정부는 어선이 레이더 탐지 밖의 동해 먼바다에서 오징어잡이 조업을 하다가 항로를 이탈해 북한 수역으로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해군 함정은 북한 함정에 대해 "우리 어선이 항로를 이탈해 귀측으로 넘어갔다. 즉각 남하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 우리도 서해상에서 6월 30일과 7월 5일 귀측 어선을 돌려보냈다. 귀측도 우리 어선을 돌려보내길 바란다"라고 무선통신을 했으나 북측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선박 및 선원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하는 내용의 전통문을 오전 8시 50분 북측에 발송했다고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이 밝혔다. 그러나 북측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까지 이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천 대변인도 "우리 측 선박이 인공위성항법장치(GPS) 고장으로 추정되는 문제로 인해 월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안호가 북쪽 수역으로 진입할 당시 파고는 1m, 시정은 6마일로 해상 날씨는 양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어선이 항로 착오 등으로 북한으로 넘어간 사례는 2005년 4월 '황만호'와 2006년 12월 '우진호' 등이 있다. 황만호와 우진호는 북한의 인도적 조치에 의해 각각 3일, 18일만에 돌아왔다.
한편, 지난해 2월에는 북한 주민 22명이 동력선이 예인하는 고무보트 2척에 나눠 타고 굴 채취에 나섰다가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표류 중 남측 당국에 의해 구조됐고, 11월에는 15t급 동력목선을 탄 북한 선원 6명이 강원도 고성군 근해에서 구조된 바 있다.
당국은 당시 북측 선원들에게 귀순 의사가 있는지 등을 확인한 뒤 북측과 절차 협의를 거쳐 선박 및 선원을 송환했다.
작년 8월에는 남측 모래운반 선박과 북측 어선이 북한 장전항 근해에서 충돌해 북한 주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북측은 하루 만에 우리 선박과 선원을 돌려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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