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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 KBS 사장 "검찰 수준, 이것밖에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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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 KBS 사장 "검찰 수준, 이것밖에 안 되나"

검찰 징역 5년 구형…"검찰 기소 잘 짜인 각본 따른 것"

정연주 전 한국방송(KBS) 사장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2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505호에서 형사합의 22부(이규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배임액수가 1800억 원대에 이르고 연임과 같은 개인적인 이유로 세무 소송을 중단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가 인정된다는 점에서 중형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사장 측 백승헌 변호사는 "KBS가 법원의 조정을 통해 세금 문제를 해결한 것은 국세청과의 소모적 분쟁을 종결짓고, 합리적인 과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사장 개인적인 판단이 아니라 전문가로 이뤄진 팀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된 것이고 외부기관의 검토와 이사회 보고까지 마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정연주 전 사장도 이날 최후 진술에서 "국세청과 KBS 사이의 조정안이 양 당사자의 입장을 잘 반영한 가장 합리적인 안이었다는 점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면서 "이런 경영적 판단과 경영 행위를 두고 심지어 국가와 국민에게 이득을 줬다는 이유로 무시무시한 배임죄를 적용한 것은 정치적 목적 외에 달리 설명이 가능하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35년의 세월이 순식간에 역류했다"

이날 정 전 사장은 검찰 기소의 '의도성'과 '정치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전 사장은 자신이 사퇴하기까지 검찰, 감사원, 국세청, 방송통신위원회, KBS 이사회 등이 압력을 가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일련의 전개 과정을 보면 저의 해임을 위해 잘 짜인 각본에 따라 톱니바퀴가 딱딱 물려서 돌아가듯 그렇게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면서 "검찰의 수사와 기소도 바로 그런 톱니 중 하나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1년여 동안 검찰, 국세청, 감사원, 경찰 등 이른바 권력 기관들은 민주적 가치나 절차, 인간의 기본 권리보다는 정권의 필요에 적극 부응하고, 때로 주도적으로 앞장서서 충성 경쟁을 하면서 포괄적 권력 남용을 자행해 왔다"며 "처음 검찰 공소장을 읽으면서 저는 검찰의 수준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가하는 서글픔이 앞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해임된 바로 다음날, 8월 12일 검찰은 KBS의 '죽은 권력'이 된 저를 체포하여 바로 이 법정 옆에 있는 건물로 데려와 가두었는데 1978년 가을, 박정희 유신정권에 의해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된 지 꼭 35년 만의 일이었다"며 "개인적으로 35년의 세월이 순식간에 역류했고, 국가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는 그렇게 뒷걸음 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사회 곳곳에는 참된 것과 옳은 것을 위해, 민주주의 가치와 인간 권리를 위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몸을 던지고, 헌신하고, 희생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검찰의 포괄적 권력 남용을 지금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는 곳은 법원이며, 그래서 법원의 역할과 책무는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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