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련 초대 의장인 강희남 목사가 6일 오후 전북 전주시 삼천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1990년대 범민련을 창설하고 통일운동을 이끌었던 강희남 목사는 '이 목숨을 민족의 제단에'라고 쓴 붓글씨 1장과 '남기는 말'이라는 제목의 친필 유서를 남겼다.
강 목사는 이 유서에서 "지금은 민중 주체의 시대다. 4.19와 6월 민중항쟁을 보라. 민중이 아니면 나라를 바로잡을 주체가 없다. 제2 6월 민주항쟁으로 살인마 리명박을 내치자"고 썼다. 강 목사는 남북관계의 경색을 우려하며 이달 초부터 자택에서 단식투쟁을 해왔다.
그는 지난 1990년 11월 고 문익환 목사와 함께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을 결성해 남측 본부 의장을 맡았고 1994년에는 북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자 범민련 남측 본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 조문을 시도했다 구속되기도 했다. 강 목사는 1970년대 유신반대 투쟁으로 체포되고 1986년에는 국가보안법 위한 혐의로 구속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7일 고 강희남 목사 통일민주사회장 장례준비위원회(가칭)는 강 목사의 장례를 오는 9일 사회장으로 치르기로 잠정 결정했다. 발인 및 영결식은 9일 오전 10시 전북 전주시 고사동 오거리문화광장에서 열리며 장지는 김제시 백산면 선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강 목사의 죽음에 대해 보수 언론들은 '색깔론'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는 7일 홈페이지인 조선닷컴에 올린 기사에서 "'민중항쟁' 촉구한 고 강희남 목사 논란 예고" 등의 기사에서 "유서 내용은 '주체'를 강조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을 '리명박'이라고 표기하는 등 친북적 성격을 띠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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