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거행된 29일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하면서 한국에서는 무엇이 진정한 범죄이고, 사법 정의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수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국내 언론들이 전달하는 노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자살 이후 너무나 급격히 바뀌어 혼란스럽다"면서 "역적처럼 취급되다가, 하룻밤새 숭배받는 인물이 되었다"는 한 시민의 말을 덧붙였다.
이어 이 신문은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의 평판은 추락했고,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는 수모를 겪었지만, 자살 이후 그의 이미지는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존경할 만한 인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아내, 자식과 측근들을 형사 기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 영웅적인 아버지, 남편, 보스이자, 정적들에 의해 정치적 동기로 이뤄진 검찰 조사의 희생양으로서 비쳐졌다는 것이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실망감을 느낀 사람들도 있지만, 검찰과 보수 언론들이 노 전 대통령을 맹렬히 공격한 태도가 삼성과 현대 등 재벌 총수를 조사할 때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공평하고 정치적으로 비열한 작태였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 시민의 말을 인용, "노 전 대통령이 재벌로부터 돈을 받았다면, 그처럼 괴롭히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재벌을 엄벌하면 경제가 타격을 받는다는 구실로 항상 재벌에게는 솜방망이를 휘둘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는 국민들의 정서를 한국인 특유의 정서인 '한(恨)'과 연결시키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부당하고 때이른 죽임으로 인해 살아남은 자들이 반드시 풀어줘야 한다고 믿는 '한'을 간직한 인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서울 한복판에서 거행된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반정부 시위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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