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 <지식채널e>에서 '광우병' 편을 제작했던 김진혁 PD가 20일 <지식채널e> 스타일로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을 다룬 UCC를 내놨다. 김 PD는 YTN 파업 당시 구속됐던 노종면 위원장이 구치소로 이감되는 장면과 노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언론노조 총파업에서 했던 발언을 교차시켜 한국 언론의 현실을 보여준다.
"저는 해직 언론인입니다. 미디어법 통과되고 대기업들어와서 저 좀 스카우트 해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럼 저도 내 마누라 내 새끼 먹어살리고 말이죠. 하지만 그럴 순 없습니다. 왜냐? 그건 아니니까."
이어 김 PD는 노종면 위원장이 <돌발영상>을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과 한국 언론에서 <돌발영상>이 갖는 의미를 짚어 언론인으로서의 노종면을 비추고 이어 구본홍 사장이 취임하고 기자들이 해고되면서 <돌발영상>이 중단되기까지의 과정 등을 통해 그가 어떻게 '투사'로 바뀌어 갔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동영상 마지막 송태엽 기자가 노종면 위원장에게 쓴 편지가 눈길을 끈다.
"노 위원장, 400여 조합원의 대표이자, 불혹을 넘은 후배이지만 오늘은 그냥 이름을 부르고 싶구나. 종면아, 종면아, 노쫄면, 이 친구야. 작년 7월 주총 날치기 사태로 YTN이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갈 때 네가 노조위원장에 출마하겠다고 나섰지. 그때 물었다. '너 학생 때 운동했냐? '아니오 운동권으로 앞장서진 않았지만 비겁하게 행동하지도 않았습니다'"
아직도 진행중인 YTN 사태…검찰 기소?
그러나 아직도 YTN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노종면, 현덕수, 권석재, 우장균, 조승호, 정유신. 지난해 10월 해고된 이들 6명의 YTN 기자는 여전히 해직 상태다. 지난 4월 1일 노사는 YTN 정상화를 위한 합의문을 만들었지만 이들의 복직은 아직도 감감무소식. 오히려 사측이 또다른 조합원에게 '해고' 운운하며 중징계를 내리면서 사태는 악화되고 있다.
19일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17층 회의실 앞에서 구본홍 사장 취임 이후의 회사 지출 내역서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해고' 결정을 내린 인사위원들을 가로막던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후배를 징계하는 선배들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고 조합원들 앞에서는 "노조를 대표하는 위원장으로서 여러분의 결의가 뜨거움에도 지켜내지 못해 송구스럽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YTN 노조를 옭죄고 있는 것은 경영진만은 아니다. 사측은 고소를 취하했지만 조합원 20명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아직 계속되고 있어 정권 차원의 보복성 기소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이 고소한 조합원 20명 가운데 16명은 19일 검찰에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고 현덕수 전 위원장 등 4명은 소환조사를 받았다.
조승호 기자는 "신재민 차관이 거듭 강조한대로 YTN 문제가 노사문제라면 사측이 고소를 취하했으니 검찰이 기소할 이유가 없다"며 "만약 검찰이 끝내 기소한다면 YTN 사태가 사내 문제가 아니라 정치 문제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검찰로부터 간접적으로 '노조가 서운한 상황이 되도 법원에서 고분고분 따라달라'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며 "이에 '만약 그런 상황이 되면 YTN 조합원들을 처벌하고 싶어하는 것이 사측인지 정권인지 악을 쓰고 따질 것'이라고 전했다. 결코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겁하게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조합원들이 말하는 것처럼 지난 4월 1일 YTN 노사가 상호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합의를 체결했을 때 'YTN 사태는 이제 끝'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YTN 조합원들은 259일 간의 빛나는 투쟁의 기록을 남기고 구본홍 사장은 사장으로서의 자리를 잡고, 회사는 이전과 같은 파열음을 내지 않는.
그러나 YTN 경영진과 검찰, 이명박 정부는 YTN 사태를 이대로 봉합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조합원을 징계하고 실익도 없는 검찰 조사를 강행하면서 언론인들에게 완전한 백기 항복을 넘어 비겁해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비겁하게 행동하지 않았다"는 말이 울림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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