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6일 아프가니스탄 재건과 관련해 오토바이, 구급차 등 500만 달러 상당의 장비를 지원하고 현재 25명이 파견돼 있는 의료·직업훈련팀도 내년 1월까지 85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의결했다. 파병 문제는 일단 제외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아프간에 순찰용 경찰 오토바이 300대, 구급차 100대 등 장비를 지원해 오는 7월 말까지 현지에 도착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병원과 직업훈련센터도 신축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재건 지원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이 같은 시설물들은 모두 바그람 미군기지 내에 신축되고, 장비와 기자재들도 그곳에서 쓰일 예정이다.
새로 파견되는 지원요원은 의료지원팀 30명, 컴퓨터·자동차·전기-전자·건축분야 직업 훈련요원 10명, 태권도 훈련교관 12명, 기타 지원요원 10명 등이다. 태권도 교관은 현지에서 아프간 경찰을 지도하는 인력으로, 전·현직 경찰이 파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지원 확대 방안 외에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아프간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향과 관련여건, 우리 정부의 가용 능력 등을 감안해 시간을 두고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휘발성이 강한 파병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그 동안 "미국으로부터 요청받지 않았고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하지만 이날 아프간에 대한 지원 사업을 큰 폭으로 확대키로 한데 따른 여론 동향을 살핀 뒤 파병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상당수 국가가 아프간에 병력을 보내놓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어떤 식으로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파병 가능성을 열어 놓기도 했다.
다음 달로 예정돼 있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든 파병 문제가 다시 언급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관계자는 정상회담의 의제 조율을 위해 지난 5일부터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의 원태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3월 중순 국방부가 국방연구원에 아프간 지원 방안 연구보고서를 오는 11월까지 제출하도록 지시했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파병을 전제로 연구하라는 게 아니라 국제사회 아프간 지원 방식을 파악하기 위한 단계다. 파병의 전단계로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