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배 문화방송(MBC) 보도국장이 20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전 국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열린 MBC 보도국 편집회의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에 따른 사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MBC 보도국장이 MBC 보도본부 기자의 반발 여론에 밀려 자진 사퇴한 적은 있었지만 기자들이 '불신임' 투표까지 가결시키고 이에 밀려 보도국장이 사퇴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MBC 기자들은 지난 불신임 투표에서 97%가 전 보도국장을 거부했다.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 이후 지난 9일부터 8일간 '제작 거부' 투쟁을 진행하면서 앵커 교체 철회와 전 국장 사퇴를 촉구해왔던 MBC 기자도 보도국장 사퇴를 놓고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 MBC 기자는 "사의를 표한 전 국장도 사랑하는 선배 중 하나고 많이 고민하고 사의를 표명한 것 아니겠느냐"며 "간단히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경민 앵커 교체 사태에 따라 구성된 MBC 보도본부 차장-평기자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대언론 업무를 담당했던 기자도 "이번 사태에서 MBC 기자회는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성주 비대위원장은 특별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업무 복귀 때 약속했던 공정방송 제도화는 노조가 주도하겠지만 머지 않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도 입장 표명을 피하는 분위기. 한 노조 관계자는 "전영배 국장도 그간 고민하고 괴로워해온 후배들을 생각해 내린 결단이 아니겠느냐"며 "앞으로 노조는 보도국 내의 공정방송 제도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영배 국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MBC 보도국장은 차경호 부국장이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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