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슬 PD는 서울중앙지검 현관을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PD수첩>은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객관적 사실을 왜곡해 방송한 적이 없다"며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언론의 책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를 기다리고 있던 동료들은 "수고했다"며 박수를 쳤다.
김보슬 PD는 검찰의 수사에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검찰이 진술을 거부하는 이유를 묻자 "검찰이 이미 기소 방침을 정해놓고 수사를 하는 것 같아 협조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PD는 석방 이후 서울 여의도 MBC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기소방침이 섰다'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수사받는 동안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 김보슬 MBC PD가 17일 검찰에서 석방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프레시안 |
지난 15일 결혼 준비를 위해 회사를 나섰다 체포된 김 PD를 두고 서울중앙지검 정병도 1차장 검사는 16일 기자 브리핑에서 '김 PD가 거찰에 언론탄압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체포됐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17일자 보도에서 "김보슬 PD, 결혼 앞두고 의도적으로 자진 체포?"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김 PD는 '체포를 유도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그런 사람도 있느냐"며 일축했다. 그는 "검찰은 결혼 준비 때문에 어쩔수 없이 나와야 하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렇게 생각하면 검찰이 시간을 준 것도 같다. 돌아다니며 결혼 준비를 다 해가는데 전화가 왔더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결혼식 도중이나 결혼 직후보다 이전이 더 부담이 적다고 판단한 것도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조선일보> 기사에 대해 "칼럼도 아닌 기사를 이렇게 악의적으로 쓸 수 있느냐"며 "지금은 온갖 일이 많아 머리가 아프지만 상황이 정리되면 <조선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경찰이 자신을 포승줄로 묶어 중앙지검에 이송한 것을 두고는 "앞서 가는 사람들이 걸음이 너무 빨라 본의아니게 끌려가다시피 하게 됐다"며 "검찰이 강조하는대로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으로서' 수사 받는 절차라고 하니 할 말은 없지만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보는 사람으로서도 기분이 나빴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보슬 PD의 호송 장면을 지켜보던 약혼자 조준묵 PD는 "굴욕감을 주려고 그러는 것"이라며 분개했다.
김 PD는 검찰의 수사 내용을 묻자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결례'일 수 있다"며 "취재 과정의 사실 관계 여부를 중점적으로 물어봤다"고만 답했다. 그는 검찰이 아레사 빈슨 인터뷰 원본과 주치의 인터뷰 원본을 꼭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두고는 "(원본 제출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검찰의 수사를 두고 "오해를 갖고 보면 그러한 오해를 가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겋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 텐데 싶었다"며 "이제 서로 간에 상식적인 법의 테두리 안에서 결론이 잘 날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것이 마지막 바람"이라고 했다.
결혼식을 하루 앞둔 김 PD는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그간 잠을 못자서 일단 잠을 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에 대비해서 미리 준비를 해놓자고 해서 급한 불을 끄느라고 (체포되던 당일) 미친듯이 돌아다녔다"면서 "다들 결혼식 전날에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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