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와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김미화 씨의 교체를 추진한 문화방송(MBC) 경영진이 기자와 PD 등 내부 구성원의 반발에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당초 MBC 경영진은 8일 오전 부서장 회의에서 진행자 김미화 씨의 교체를 사실상 확정지었으나 라디오 평 PD 전원이 즉각 연가투쟁에 돌입하는 등 강력 반발하자 10일까지 결정을 유보하기로 했다. 또 13일로 예정됐던 라디오 개편일도 20일로 미뤘다. MBC 경영진은 라디오 PD들의 '개편 연기' 요구를 거부해왔으나 태도를 바꾼 것.
이근행 "구성원 무시하면 MBC는 자멸"…엄기영 "심사숙고하겠다"
엄기영 MBC 사장과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장 8일 오후 5시 MBC 경영센터 사징실에서 비상 면담을 했다. 45분 가량 이뤄진 면담 이후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김미화 씨와 신경민 앵커 교체 등을 들어 "구성원의 견해를 무시하고 사기를 꺾어서는 MBC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런 식의 의사결정을 강행하면 MBC는 자멸의 길로 간다.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엄기영 MBC 사장은 즉답은 피한 채 "심사숙고하겠다. 워딩 그대로 받아들여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엄 사장은 '금요일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는 말로 답했다. 구성원의 열망을 외면하는 것이라면 이후의 사태는 걷잡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엄 사장은 신경민 앵커의 교체 건에 대한 비판에도 "심사숙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디오 개편 1주일 미뤄 …신경민 앵커 교체도 "여론 수렴" 강조
이날 오전 MBC 부서장 회의 직후 라디오 PD들에게 "김미화 씨의 교체가 최종 결정됐다. 재고의 여지는 없다"고 밝혔던 서경주 라디오 본부장도 유보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서경주 본부장은 "여러 변수를 검토할 것이다. 오늘 오전 회의에서는 라디오 PD들이 낸 연가를 결재하는 것만 결정했고 김미화 씨 교체건은 내가 보고만 했다"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라디오 본부는 엄기영 사장이 김미화 씨 교체 여부를 8일까지 결정하겠다고 미룸에 따라 라디오 프로그램 개편을 1주 미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연가투쟁에 돌입했던 라디오 PD들은 6시부터 열린 PD총회를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의 교체를 제기한 보도본부도 유보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송재종 보도본부장은 신경민 앵커의 교체에 관해 묻자 "보도국의 여론과 논의를 주의깊게 지켜볼 예정"이라며 "시간을 촉박하게 잡고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신경민 앵커 교체에 반발하는 보도본부의 여론에 대해 "'정치적인 교체 아니냐, 왜 정치적 오해를 받도록 지금하느냐'며 반발하는 것 아니냐"며 "그렇게 생각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영배 보도국장이나 나나 신경민 앵커가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뉴스를 개편하는데 있어서 신경민 앵커의 색깔이 강하니까 바꿔보는게 어떻겠느냐 하는 생각이 있는 것"이라며 "오늘 기자회도 열리니 보도국의 여론을 중요하게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MBC 기자들은 이날 오후 8시 30분 MBC 방송센터 5층 보도국에서 기자총회를 열고 집단 행동 등 신경민 앵커의 교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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