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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파면·해직 3인 "이병순 사장이 우리를 전선으로 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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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파면·해직 3인 "이병순 사장이 우리를 전선으로 호출"

양승동·김현석·성재호 "이명박 정부 원하는 대로 굴하지 않아"

지난 16일 한국방송공사(KBS) 이병순 사장으로부터 '파면', '해임' 징계를 받은 양승동 PD(전 PD협회장·KBS 사원행동 공동대표), 김현석 기자(전 기자협회장·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대변인), 성재호 기자는 19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들은 이날 11시 KBS PD총회, 12시 KBS 노동조합 부당 징계 철회 집회, 2시 언론 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 행동 기자 회견 등에 참여해 징계 당사자로서의 의견을 밝혔다. 또 이날 오후부터 KBS 신관 로비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 KBS에서 파면, 해임 징계를 받은 김현석 기자, 성재호 기자, 양승동 PD.(왼쪽부터). ⓒ프레시안

김현석 "전투가 끝난 뒤 불려나가 총 맞은 느낌"

"처음 인사팀으로부터 파면 징계를 들었을 때 솔직히 창피했다. 전투 중에 총격을 맞은 것이 아니라 전투가 끝나고 난 뒤 집에서 쉬고 있는데 적군이 집으로 찾아와 '너 나와'라고 끌려 나가 뒤돌아서 총을 맞은 느낌이었다. 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 그 뜨거웠던 8월이 지나고 사실상 전투는 끝나지 않았나. 그런데 넉 달이 지난 지금 불러내서 총을 쏠 만큼 미웠나. 정권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싸움이 그렇게 미웠나. 미웠을 것이다. 정권에 굴종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자존심이 미웠을 것이다. 우리 때문에 사장이 못된 사람도 있지 않은가. 한이 맺혔을 것이다."

지난 16일 KBS 이병순 사장이 '파면' 징계를 내린 김현석 기자는 19일 "지난 주말동안 도대체 왜 그랬을까, 많은 생각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파면'이라고 알렸더니 아내가 '그게 뭐냐. 해직 언론인도 아니고 파면 언론인은 어감도 좋지 않다'고 하다가 '그래도 파면이 해직보다 세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저들이 하고 싶은 게 남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방송법 개정안 통과시키기 전에 겁박을 해야겠다는 취지일 수 있다"면서 "어쨌든 다시 우리를 전선으로 끌어냈다. 저들은 여러가지 목표가 있겠지만 저들이 노린 것의 반대로 할 것이다. 끝까지 싸울 것이다. KBS를 정권 방송으로 굴종시키지 못하도록 파면, 해임되더라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양승동 "KBS가 거듭날 기회가 될 수도…두렵지 않다"

김현석 기자와 같이 '파면' 징계를 받은 양승동 PD도 "제가 PD협회장 임기 막바지에 화제의 인물이 되서 많이 부담스러웠는데, 이제 조용히 빠져나갈 때가 됐는데 다시 저를 이렇게 전면에 이끌어냈다"며 말문을 열었다.

"처음 인사팀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곧바로 비록 파면이라는 최고의 극형을 받았지만 나 개인의 문제는 아니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는 물론 2월에 방송악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다. 공영방송법을 통과시켜서 지상파를 전체적으로 무력화시키고 KBS를 거세된 관영방송으로 만들려하는 일환으로 하고 있는 일이다."

그는 우리가 지난 20년 민주화의 과정 속에서 일궈놓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무너뜨리려는 시도에 저항해야 한다"며 "밖에서 '요새 KBS 왜 이러냐'는 질책을 많이 받아 부담스러운데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파면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성재호 "아직, KBS 믿는다"

"양승동, 김현석 선배와 나란히 서 이야기해도 될지 모르겠다. 사실 지금은 뉴스팀에 있지만 그전에는 탐사보도팀에 있었다. 탐사보도팀에 있다가 징계성 인사를 받고 팀이 뿔뿔히 흩어졌다. 팀을 옮긴 이후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신경쓸 틈도 없이 바쁘게 지내다 해직 통보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난 16일 해임 통보를 받은 성재호 기자는 "사실 얼마전 신학림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 신문발전위원회 위원 위촉이 이유 없이 보류되고 있다는 기사를 내가 썼다. 내가 잘 나가는 기자인 줄 알았더니 아니었나 보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사실 KBS가 그간 제대로 한 것 있느냐"며 "그럼에도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징계를 내린 것은 이명박 정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청자들로부터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지켜줄 선·후배 동료, KBS 기자, PD들을 아직 믿는다"며 "시민 여러분들도 KBS에 대한 기대 저버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승동 PD, 김현석 기자, 성재호 기자가 미디어행동 기자 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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