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영 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열린 한-이 친선협회 '2009년 신년하례 및 회원의 밤' 행사에서 "어떻게 보면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같은 입장이다. 북한이 핵으로 무장하고 그것을 끝까지 지키면서 큰소리를 치고, 점점 핵 무장의 힘을 키워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기독교계 소식을 전하는 <뉴스파워>가 지난 15일 보도했다. (☞최초 기사 바로 보기)
가자 침공 정당화 주장도
▲ 류태영 회장이 한-이 친선협회 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파워 |
그는 이어 "평화를 존중한다고 그대로 가만히 놓아둔다면 엄청난 희생을 가져올 위험이 점점 커졌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그 암세포가 더 커지기 전에 미리 수술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의 북한 관련 발언을 한 그는 "우리나라의 정치, 군사 지도자들이 우리의 혈맹인 미국과 은밀히 의논하는 가운데 대책을 세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우리가 이스라엘의 사정을 자세히 듣고 알고 홍보하고 이해시키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우리 민족을 보호해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1972년 10월 유신 당시 청와대 새마을운동 담당 비서관실에서 일했던 류 회장은 이스라엘 히브리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한 뒤 벤구리온대 초빙교수를 지내는 등 한국의 대표적인 친(親) 이스라엘 인사다. 이후 건국대 농대 교수를 지낸 그는 동 대학 부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다니는 것으로 유명한 소망교회의 장로는 원로장로, 은퇴장로, 시무장로 이렇게 셋으로 나뉜다. 소망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류 회장은 은퇴장로로 소개되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시무장로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 "반전 데모는 아랍 사람들 때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갈 카스피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류 회장의 말이 있고 나서 "우리가 이 모임을 취소했다면 테러집단에게 오히려 승리를 주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전쟁은 팔레스타인 일반 민중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하마스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피 대사는 이번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 측의 판에 박힌 주장을 되풀이한 뒤, "어떤 사람은 하마스가 민주적인 투표를 거쳐 공식 정권으로 인정받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선거를 통해 테러집단을 뽑는 것은 적합한 정치기구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피해를 입은 아랍 주민들도 많지만 그 수가 많이 과장됐다"며 "피해를 입은 사람의 많은 수는 하마스 무장단체에 속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에서 반전 데모가 일어나는 것은 대부분 세계에 흩어진 아랍사람들 때문이다"라며 "오늘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언론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글이나 시위에 대한 반대 시위가 없어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 전쟁 및 유대교-기독교 문제 지적
이 같은 보도가 나가자 <뉴스파워>에는 류 회장을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4강의 이해관계가 얽힌 한반도에 이스라엘을 들이대는 것은 무식하다는 증거"라며 "소망교회 뉴라이트 목사에 들러리 장로(…)이스라엘처럼 북한을 한 번 쳐봐라"고 비꼬았다.
아이디 '아무르'는 "전쟁, 이 잔인한 짓거리. 피로 범벅된 저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라며 "이스라엘처럼 한반도에서 전쟁을 해야 한다고. 제정신인가. 하루아침에 불바다, 잿더미가 되어도 괜찮은가"라고 따져 물었다.
아이디 '우라시마'는 "어느 누구도 전쟁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라며 "이게 사랑의 종교라는 기독교가 할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아이디 '옥돌미학'은 "마치 골리앗이 다윗보다 더 옳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성경의 이스라엘과 지금의 이스라엘은 아무 관계가 없다"며 "교회 가면 우리가 영적 이스라엘이라고 떠들면서 이건 또 무슨 작태 (…) 역시 절망교회가 또 한 건 했"다고 비난했다.
다른 누리꾼도 "유대교 시온주의자들은 예수가 메시아임을 부인하는 자들"이라며 기독교인들의 친이스라엘적 태도를 비판했다.
그러나 아이디 '이스라엘 힘내라'는 "대한민국은 엄연히 기독교(천주교 프로테스탄트) 국가"라며 "마땅히 형제국가인 이스라엘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할 것"이라는 이색 주장을 폈다.
"이스라엘이 하는 걸 참고하라는 말이었다" 해명
이에 대해 류태영 회장은 18일 밤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과의 전쟁을 미연에 막기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내용으로 말했지만 전쟁을 하자는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류 회장은 "북한의 핵무장을 해제시키려 하지 않고 온건한 상태로 평화를 유지하려고 봐주면 안 된다는 얘기였다"라며 "절대 무력을 쓰라는 말은 아니었다"고 되풀이했다.
그는 '이스라엘처럼 우리도 핵무장을 해제시키는 일에 상당한 희생을 치르더라고 감수해야 한다는 말은 무력을 쓰자는 말 아니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처럼'이라고 하면 전쟁을 하라는 얘기인데, 이스라엘이 하는 걸 참고해서 (북한의) 무력 확대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비슷한 게 많은데 우리의 국가 안위에서 제일 걱정되는 게 북한의 핵무기"라며 "그간 우리 정권에서 그걸 크게 안 다뤘다. (…) 핵무장을 해제하기 위해서 적극 노력하기 위해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하마스가 집권을 했고 (알카에다의) 빈 라덴이 돈을 대 줘서 무장을 하기 시작했다"라며 "그 놈이 점점 세져서 이스라엘을 몰아내겠다며 국경 지역에서 미사일을 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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