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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대대적 총파업" 선언…<무한도전> 등 제작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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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대대적 총파업" 선언…<무한도전> 등 제작 거부

전면 파업 준비하는 MBC…SBS·KBS 파업 동참이 관건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한나라당의 언론 장악 악법 저지를 위한 총파업 출정'을 선언했다. 언론노조는 24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오는 26일 오전 6시부터 신문·방송 제작, 기타 관련 업무를 전면 중단하는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학계와 시민단체까지 정부의 언론 장악 시도를 무수히 경고했지만 이 순간에도 한나라당은 직권상정으로 불법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마이크와 펜을 놓고 생업을 멈출 만큼 이번 파업은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과거 부마항쟁, 광주항쟁처럼 무고한 시민들이 피를 흘려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가장 앞에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 회견문에서 "언론을 지키는 것은 모든 이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것임을 명심하고 언론 노동자 모두는 오직 언론 주권자 국민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우리의 총파업 투쟁은 어디까지나 민주주의를 지키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투쟁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거둬들이고 언론 장악 포기를 선언할 때까지 질기게 투쟁하여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에는 100여 명의 언론 노동자들이 참석해 경찰이 이날 기자 회견을 집회로 간주하고 "자진 해산"을 종용하는 경고 방송을 하기도 했다.

▲ 전국언론노조 파업 출정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프레시안

강경한 MBC…<무한도전>도, <황금어장>도 제작거부

언론노조는 이번 파업의 일단 '7대 언론 악법'의 본회의 상정 저지에 맞추고 '사상 유례없는 강도높은 파업'을 공언하고 있다. 지난 1999년 통합방송법 제정을 앞두고 벌인 연대파업에 비견하는 목소리도 많다. 그러나 적어도 임시국회가 끝나는 1월 중순까지 이어질 장기 파업의 승리 여부를 두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사 간의 연대가 얼마나 이뤄지느냐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방송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문화방송(MBC) 지부. MBC 노조 박성제 위원장은 "예전에도 언론 노동자들이 뭉쳐서 언론 장악을 저지하기 위해 여러번 싸워왔지만 이번 정권은 지난 시절의 그 어떤 정권과도 DNA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방송 노동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 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피흘리고 싸울 것이다. 1∼2주 만에 접는 허망한 싸움이 아니라 독재 정권 타도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MBC는 26일 오전 6시에 시작되는 <뉴스투데이>에 노조 조합원인 앵커가 빠지는 것을 시작으로 26일 당일부터 전면적인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MBC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들은 국장급 기자인 신경민 앵커를 제외하고는 전원 뉴스 진행을 거부할 예정이다. <뉴스데스크>도 MBC의 간판 앵커인 박혜진 아나운서도 뉴스 진행에서 빠진 채 신경민 앵커 혼자 뉴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MBC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무한도전>, <황금어장> 등의 제작진도 26일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간다. MBC노조의 대변인 역을 맡고 있는 김재용 민실위 간사는 "이미 찍어둔 녹화분이 있기 때문에 이번주는 <무한도전> 방송이 나가겠지만 다음주부터는 방송이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측이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PD들 뿐 아니라 카메라, 엔지니어 등이 모두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기 때문에 방송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능국 소속인 조합원 PD들은 연말시상식 제작에서도 빠지기로했다. 시상식 자체는 폐지되지 않고 MBC 간부들이나 비조합원들이 시상식을 제작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 역시 규모 축소 등의 변화가 불가피하리라는 전망이다. 김재용 간사는 "방송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지만 민주주의의 기본이 되는 언론 자유를 수호하려는 파업의 필요성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문제는 '연대'…움직이는 SBS, KBS

언론노조 SBS 지부(위원장 심석태)도 사상 첫 파업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분위기. SBS 노조는 23일 밤 서울 목동 방송센터 1층 로비에서 조합원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고 24일 오전에는 파업 지침을 발표했다. 결의대회에 2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인 것은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SBS 조합원들의 의지가 높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SBS노조 심석태 위원장은 결의대회에서 "(YTN 노조의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지지하는) 두 차례의 '블랙 투쟁'을 통해 입증된 SBS의 진정성이 파업의 저력이 될 것이라며 언론노조 집행부의 파업 지침에 따라 파업을 벌인 경험이 없는 만큼 할 수 있을지, 후환이 따를지 등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을 당당히 하고 결과를 받자"고 말했다.

양만희 SBS노조 공정방송실천위원장은 "일단 7대 언론 악법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구체적인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또 언론노조 등 장외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나라당 등에 의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노조는 방송계에 미치게 될 영향을 고려해 '중립 보도'를 사측에 요구했으며 회사는 국회 상황에 맞춰 보도 ·편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그러나 KBS 노동조합은 이날까지도 아무런 입장을 발표하지않아 사실상 파업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차기 KBS 노조 집행부는 이날 양승동 KBS 사원행동 대표를 위원장으로 가칭 '방송 악법 저지 특별위원회'를 만들기로 해 구색을 맞췄다. 양승동 사원행동 대표는 "사태의 엄중함과 시기의 긴박함을 고려해 차기 노조위원장, 부위원장과 적격 합의해 방송 악법 특위를 만들기로 합의했다"며 "'7대 언론악법'의 저지를 위해 다른 방송사 및 외부 시민단체와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대표는 "KBS가 총파업에 합류할 수 있느냐는 차기 노조 집행부가 구성되어야 밝힐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러나 KBS가 총파업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투표부터 거쳐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올해 안에 KBS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했다.

YTN 노조도 당장 파업에 돌입하기는 어려운 상황. 방송통신위원회가 YTN의 재승인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 YTN 노조의 발목을 잡고 있다. YTN 노조는 "1차적으로 여권이 추진하는 언론 악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파업 투쟁 상황을 적극적으로사실 보도하는 이른바 '보도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며 "그러나 사측이 YTN의 명운이 걸린 '민영화 악법'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노조는 파업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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