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등 야권에서는 이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결론을 담은 청문 보고서를 채택한다는 입장이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대로 국민에게서 자격 미달, 부적격자로 판명받았다"며 반대 입장을 확고히 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를 "무능력·무자격·무책임의 '3무(無) 후보'"라고 명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의 특정업무 경비가 유입된 계좌가 초단기 고금리 상품인 MMF 통장인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해 "엄격하게 업무에 한정해 사용해야 할 돈으로 이자놀이까지 한 것은 낙마의 결정적 사유"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당선자를 향해 "그야말로 생계형 권력주의자가 박 당선인의 첫 번째 인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문특위 위원인 박홍근 의원 역시 이 후보자를 4대강사업에 비유하며 "국민이 반대하고 이명박이 밀어붙이고 결국 임기 전에 반드시 실패로 끝나는 사업"이라며 "이런 후보자가 헌재 들어가면 큰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프레시안 |
반면 새누리당 청문특위 위원들 사이에선 '결정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이 주를 이룬다.
새누리당 청문특위 위원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특정업무경비를 받아서 자기 개인통장에 입금한 것 자체만으로 그것이 뭐 유용이다, 횡령이다, 이렇게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김재경, 안효대, 강은희 의원 역시 "결정적인 하자는 없는 것 같다"라며 적격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새누리당 청문특위 의원 다수가 '적격' 의견인 가운데, 김성태 의원은 특정업무경비 부분이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청문특위 위원 13명의 입장을 정리하면, '적격'이 여당 6명, '부적격'이 야당 6명, '판단 유보'가 여당 1명이다. 그야말로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맞부딪히는 상황이다.
야당에서는 적격 의견이 더 많을 경우 청문보고서 채택 자체를 거부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될 경우 국회의장이 인준표결안을 직권상정할 수 있지만 정치적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 "(특정업무경비를) 콩나물 사는 데 쓰면 안되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 청문 보고서 관련 당론을 정할 예정이어서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인준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인사청문특위는 24일 오전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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