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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국의 새 역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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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국의 새 역사를 쓰다

[오바마 시대] 주요 언론들 당선 보도…매케인, 패배 시인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사실상 당선됐다. 이로써 미국에서는 건국 232년 만에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고, 민주당은 지난 8년간 공화당에 내줬던 백악관을 다시 찾아오게 됐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이날 밤 오바마 후보의 대선 승리가 출구조사 결과로 드러나자 오바마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고 매케인 캠프 측 관계자가 밝혔다.

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출구조사를 실시한 미국의 언론들은 동부시간 기준 밤 11시(한국시간 5일 오후 1시) 오바마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훌쩍 넘었다며 당선을 기정사실화했다.
▲ 오바마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 모인 시민들이 선거 결과 발표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CNN>은 선거인단 297명을 확보한 오바마가 139명을 얻은 매케인을 누르고 대통령이 됐다며 "새 역사를 썼다"고 보도했다. <CBS> 방송은 오바마가 324명을 얻었고, 매케인이 155명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273명대 135명으로 오바마의 당선을 알리며 "선거 인파가 인종 장벽을 무너뜨렸다"고 보도했다.
특히 <ABC> 방송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후보는 지난 2004년 대선 당시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패했던 오하이오주에서 승리, 20명의 선거인단을 추가 확보하면서 승기를 굳혔다.

오바마는 이날 오후 10시(한국시각 5일 정오) 펜실베이니아(21명)에서 승리를 거머쥔 것은 물론,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미주리(11명), 플로리다(27명)에서도 간발의 차이로 앞서가고 있다.

또한 오바마는 초반 상당한 차이로 뒤져 있던 동부의 격전지 버지니아주에서도 매케인을 50% 대 48%로 밀어내면서 대세를 굳혀가고 있다.

오바마는 민주당의 텃밭인 캘리포니아주(55명)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플로리다주에서만 승리해도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매케인 후보는 오클라호마를 비롯해 조지아, 앨라배마,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와이오밍, 노스다코타주 등에서 이겼지만, 대세를 꺾기는 어려워졌다.

매케인 후보는 선거 직전까지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가 예상됐던 인디애나, 오하이오, 버지니아주 등 대표적인 격전지에서 예상 밖으로 선전했지만 뒷심부족으로 막판에 오바마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역대 최고 투표율 기록할까

한편 이날엔 1억 명 가량의 유권자가 투표소에 몰려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장사진' '홍수' 등의 표현을 써가며 뜨거운 투표 열기를 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5일 이번 선거에 1억3000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어 사상 최대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대선에서 전체 등록 유권자는 1억3700만 명이며 그 중 4400만 명이 조기투표에 참여했다.
▲ 투표가 늦게 시작된 캘리포니아주 LA의 투표장 모습 ⓒ로이터=뉴시스

1932년 이후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선거는 민주당 존 F. 케네디와 공화당 리처드 닉슨 후보가 맞붙었던 1960년 대선으로 62.8%를 기록했었다.

이후 투표율이 60%를 상회한 선거는 린든 존슨(민주)과 배리 골드워터(공화)가 격돌한 1964년의 61.9%, 닉슨(공화)과 휴버트 험프리(민주)가 대결한 1968년의 60.9%였다.

그 뒤 1972년부터 2004년까지 9차례의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모두 60%를 밑돌았다. 특히 빌 클린턴(민주)과 밥 돌(공화)이 등장한 1996년 대선은 49%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조지 부시(공화)와 존 케리(민주)가 대결했던 2004년 대선에서는 투표율 추세가 반전해 56.69%를 기록함으로써 1968년 이래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과심이 어느 때보다 높고, 민주당의 신규 등록자가 2004년에 비해 5%나 늘어났기 때문에 역대 최고 투표율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접전지 늘어 결과 늦어질 수도

이날 일부 투표장에서는 투표기계 고장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제기됐고,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림에 따라 투표 마감시간이 다소 늦춰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특별한 불상사는 없었다.

투표는 시차에 따라 동부지역을 시작으로 서부지역으로 진행돼 알래스카와 괌에서 5일 오전 1시(한국시각 5일 오후 3시) 종료된다.

오바마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지역구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부인 미셸 여사와 한 표를 행사했으며, 비슷한 시각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후보도 지역구인 델라웨어주에서 부인 질 여사와 투표를 마쳤다.

매케인 후보는 신디 여사와 함께 애리조나주에서, 새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는 알래스카주에서 남편 토드와 나란히 각각 한 표를 던졌다.
▲ 뉴햄프셔주 서머스워스의 한 투표장 모습 ⓒ로이터=뉴시스

민주당, 상원 '슈퍼 60석' 달성할까

한편 대선과 동시에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35명을 교체하는 상원 선거, 정원 435명을 전원 재선출하는 하원 선거, 11개주의 주지사를 선출하는 의회와 주지사 선거도 동시에 실시됐다.

상원선거의 경우, 35석 가운데 민주당은 13~21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공화당은 13~19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이 최대치인 21석을 보탠다면 공화당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받지 않고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슈퍼 60석'을 달성하게 된다.

민주당은 하원선거에서도 현재 236석에서 25~30석 정도 추가, 최대 265석 정도까지 늘리면서 다수당 입지를 더욱 확실하게 다질 것으로 보인다.

모두 11명을 선출하는 주지사 선거에서는 양 당이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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