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차병원 스트레스 클리닉 강만희 교숩니다. 강만희 교수는 90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고, 이후 97년까지 메디슨, 메리디안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초음파진단기와 한방진단기 등을 개발했습니다. 1998년에 경희대 한의대에 입학해 2004년에 졸업했고 같은해 포천중문의과대학 대체의학대학원 교수로 부임했으며 차병원 대체의학센터에서 스트레스 클리닉과 생체기능 진단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포천중문의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현재 박사 과정 중에 있으며 한방기기진단학회를 창립해 초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지 않아도 먹고 살기 힘든데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다 뭐다 해서 진짜로 먹고 살기 힘들다는 분들 많아진 것 같아요. 요즘 스트레스 클리닉 찾는 분들 많아졌습니까?
강만희 : 금년 하반기부터 늘기 시작하더니 최근 20~30% 는 것 같습니다. 당장 실제 관련 사업이나 직장에 다니시는 분 외에도 주변인들, 가족들까지 같이 동반돼서 많이 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요즘 늘어난 스트레스 환자들 대부분이 주식투자 실패나 경제 때문에 오신 분들이 많은가요?
강만희 : 네. 아니면 취업이 잘 안 돼서 힘들어하는 분들
박인규 : 새로운 경향이군요. 저희가 스트레스 가지고 여러 번 인터뷰 해봤지만,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하지만 전혀 없는 것도 문제다, 활력이 된다고 하는데 어떤 게 맞습니까?
강만희 :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고요. 너무 없는 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게 아니죠. 그런 건 제가 별로 보지 못했고요. 스트레스가 문제는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정도가 일정 기간 이상 갈 때가 문제인데 그런 경우 보통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몸과 마음이 연결돼 있어서 다양한 신체증상이 동반됩니다. 그런 걸 감당하다 너무 힘들어서 병원을 찾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스트레스성, 신경성이다 그래서 저희 클리닉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과도한 장기적인 스트레스가 문제다. 흔히 스트레스가 심하면 암도 걸릴 수 있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강만희 : 물론이죠. 스트레스 자체가 몸에 독성물질을 간접적으로 발생시키기도 하고, 또한 아시다시피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가장 암과 연결되겠죠
박인규 : 언론보도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다른 나라보다 강하다. 비율이나, 그렇다는데 맞는 얘깁니까?
강만희 : 그렇습니다. 외국인과 비교한 통계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일단 제가 임상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보통 가벼운 스트레스까지는 정상적으로 보고요. 높은 스트레스부터 문제로 보는데, 과도한, 높은, 심한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높은 스트레스 이상의 분이 보통 일반 검진환자... 스트레스클리닉을 찾는 환자가 아니라 일반 직장 검진환자의 50%가 넘습니다.
그 이유가 보면 흔히 얘기하는 우리나라의 과잉경쟁체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에너지가 많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를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요
박인규 : 우리나라의 사회체제나 삶의 조건이 다른 나라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조건인가보죠.
강만희 : 그렇기도 하고 스스로 성취욕이 높아서 스트레스를 만들기도 합니다.
박인규 : 직업에 따라서 스트레스가 다릅니까?
강만희 : 그렇죠. 그런데 스트레스가, 전체적인 스트레스의 크기도 크기지만 종류도 있는데요. 아무래도 사람을 상대하는 분들이 스트레스를 좀 더 많이 받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것도 결국은 다 종합해보면 자기 성향과 얼마나 직업이 잘 맞느냐가 중요한 것 같고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직장에서의 대인관계... 사람에 의한 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가 중요 포인트 같습니다.
박인규 : 유전적으로 스트레스에 민감한 체질이 따로 있습니까?
강만희 : 아무래도 한방적으로 볼 때 사상체질 같은 경우 소음인과 소양인들이 스트레스에 취약하다고 볼 수 있는데 소음인은 대개 섬세하고 민감하고,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에 대해 아주 민감한 게 있고. 소양인 같은 경우는 굉장히 적극적이고 활달하다 보니 자꾸 일을 만들어서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일을 안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인규 : 요즘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클리닉 찾는 분들 많다고 하는데 대충 어떤 사례들이 많습니까?
강만희 : 전형적으로, 요즘 같은 경우 펀드매니저나 금융 관련한 분들이 직무에서 오는 스트레스... 아주 많이 힘들어하는 분들이 더 이상 못 참고 오는 분들이 있고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그런 분들 외에 가족분들. 실제로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들은, 본인이 힘들어서 직접 찾아오는 경우는 좀 나은데, 집안에서 자기가 사업을 실패하거나 주식투자에 실패했을 때 계속 얘기를 안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터뜨렸을 때 부인이나 자녀들이 받는 충격, 그로 인해 갑자기 집안에 변화가 온다거나 그런 경우는 감당하기 어려워하더라고요
박인규 : 스트레스가 개인의 스트레스에서 가족의 스트레스로 번져가는 거군요.
강만희 : 그렇죠. 그런 것들도 좀 평상시에 스트레스를 나누면 좋은데 안 알렸다가 갑자기 터뜨리니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그런 경우 강만희 교수께서는 어떤 식으로 치료하고 고치시는 겁니까?
강만희 : 저희 클리닉의 특징이 양한방 대체의학이라는 협진체계를 갖추고 있어서, 나중에 말씀드릴지 모르겠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상담이 제일 중요합니다. 얘기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스트레스가 굉장히 주관적이어서 사람에 따라서는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굉장히 호소하는 경우가 있고 어떤 사람들은 괜찮은 것 같다고 하지만 저희는 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박인규 :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본인은 괜찮다고 느끼고 있다
강만희 : 네. 괜찮다고 하는데 검사해 보면 굉장한 스트레스 상태.. 그 경우가 오히려 더 안 좋은 경우입니다. 왜냐면 본인이 자각을 해야 방법이 나오는데 자각을 못하니까요
박인규 : 그럼 알려주시고, 당신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어떻게 풀어갑니까?
강만희 : 객관적으로 검사결과를 보여주는 게 제일 확실합니다. 제가 막 얘기하는 것보다. 그런 검사결과들을 보여주는데, 주로 뇌의 상태, 기능상태 이런 것들이 스트레스에 민감한 지표들이 있거든요. 아니면 호르몬 상태랄지 이런 것들을 제시하죠.
박인규 : 무식한 질문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경제적 문제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를 푸는 특정한 방법이 있는 겁니까?
강만희 : 제가 보기에는 사회적 현상으로 밀물썰물 같이 한꺼번에 올라오지 않습니까. 제가 보기엔 물론 금융 관련한 분도 계시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경제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거기서 사람마다 대응이 다를 수 있는데. 요즘 언론들 보면 어때야 된다, 어떻다... 사람을 똑같은 식으로 똑같은 공포심을 주게 마련인데 아까 제가 체질 얘기를 했지만 본인이 굉장히 소심하고 민감한 사람이고, 어떤 사람들은 이런 걸 되게 두려워하면서도 즐기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천성이 있으니까 지가 성향에 맞춰 대응하는 게 중요합니다 1차적으로
박인규 : 말하자면 일반적인 사람들이 요구하는 걸 꼭 할 필요는 없다.
강만희 : 네. 그게 오히려 본인과 안 맞으면 더 안 좋을 수 있으니까
박인규 : 안재환씨나 최진실씨 같이 유명연예인이 자살하면서 베르테르효과라고 합니까? 따라서... 이런 경우들을 어떻게 봐야 합니까?
강만희 : 그런 것도 사실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분들이 그로 인해서 하나의 계기를 더 스스로 찾는 건데. 최진실씨 같은 경우 본인이 밝고 씩씩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섬세하고 민감하고 약한 자아가 있었거든요.
박인규 : 강교수 보시기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 같지만 받았을 것이다
강만희 : 그렇죠. 우울증 같은 경우는 본인이 스스로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이 자꾸 얘기를 하면서 속깊은 얘기를 들어야 됩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가 워낙 사회구조 자체가 경쟁이 치열해서 스트레스가 많다. 직장인 같은 경우 직무스트레스가 대표적이라고. 주부들도 스트레스가 많다고 해요. 홧병이라고 하는데 어떤 사례가 있습니까?
강만희 : 홧병은 1996년에 미국 정신과 협회에서 한국에만 있는 특이한 4,50대 주부에게 있는 질환이다. 왜냐면 일반적인 사례를 외국에서 찾기 힘들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우리나라 유교문화랄지 남녀, 그런 것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거겠는데요
박인규 : 쉽게 말해 시집과의 갈등 이런 것들이 스트레스를 주는 겁니까?
강만희 : 그렇죠. 시집, 부부 간의 갈등인데 몇 가지 특이한 사례를 보면 70대 중반의 할머니가 계셨는데 이 분 같은 경우 굉장히 신식교육도 받으신 분인데, 서울에서 자라서 시골에 있는 분과 결혼하셔서, 그쪽에 내려가서 말씀 들어보니 한 50년간 너무 많은 핍박을 받으셨어요. 참 신통한 게 천성적으로 밝으시고 그 기간 동안 굉장히 잘 버티셨는데, 이런 경우 보통 이 분은 잘 적응했나보다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50년이 지나서 비로소 증상이 나오는 거예요. 그게 나름대로 적응했다고 하지만 적응이 아닌 거죠. 자꾸 참은 거죠. 그래서 따니이 모시고 와서 우리 엄마 이상해졌다 이해가 안 된다.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려면 참지 마라. 이게 답인 것 같기도 한데 그런 경우 어떻게 처방하십니까?
강만희 : 물론 참지 말라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특히 아까 말씀드린 70대 할머니 같은 경우는, 이제 눈치볼 게 없지 않습니까. 다 자녀들이시고, 맘대로 하시라고 했더니 저도 놀랄 정도로 짧은 기간에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박인규 : 억누르는 게 안 좋군요. 지금 계신 데가 차병원 스트레스 클리닉인데 이런 게 따로 생긴 걸 보면 정말 스트레스환자가 많다는 느낌이 들어요. 거긴 특별하게 양한방 합동진료라고 해서, 양의사, 한의사, 대체의학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강만희 교수의 전공분야는 어떤 겁니까?
강만희 : 저는 물론 한방이기도 하고, 제가 또 기기진단 쪽으로 하기 때문에 진단과 한방치료 쪽으로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기기진단 말씀하셨는데, 타액... 침이죠. 침이나 눈에 홍채를 검사해서 스트레스 정도를 알 수 있다고 해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강만희 : 근래 들어서 쓰여지기 시작하는 기술인데요 타액 같은 경우는 그 안에서 미세하게 저희가 뽑아내면 호르몬이 나옵니다. 혈액에서 나오는 호르몬들은 변화가 적은 데 비해서 타액에 있는 호르몬들은 굉장히 민감하게 변합니다. 혈액은 항상 유지하니까요. 그래서 타액에 있는 코티졸이란 호르몬을 뽑아내는데 이게 스트레스에 따라서 아주 민감하게 변합니다.
박인규 : 그럼 스트레스가 많으면 많아집니까?
강만희 : 그렇죠
박인규 : 홍채는 어떻습니까?
강만희 : 홍채는 눈의 동공을 조절하는 근육인데요. 어렸을 때나 천성적으로 심약하고 잘 놀라는 아이 같은 경우 깜짝깜짝 놀라면서 동공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근육이 발달하면서 홍채가 좁아집니다. 그런 게 어른이 돼서 굳어지기 때문에 그걸 보고 천성적인, 혹은 유아기 시절의 환경에 의해서 타고난 예민함, 스트레스에 취약한 정도를 알 수 있죠.
박인규 : 홍채 근육이 발달한 사람은 좀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이다.
강만희 : 일단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게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들, 과도하게 받는 사람들, 대개 어떤 과정을 거쳐 치료하나요?
강만희 : 저희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항상 중요한 것이 일단 상담입니다. 여러 가지 치료가 있지만 환자의 마음을 여는 게 중요하고요. 그 부분이 사실 제일 중요하고. 그 외에 증상에 따라서, 스트레스 증상이 다양하거든요. 소화불량, 설사, 통증... 그 부분을 같이 다뤄줘야 합니다.
박인규 : 약물같은 것도... 어린 아이들 바륨도 먹이고 그런다는데, 필요합니까?
강만희 : 저희는 바륨 같은 경우는 정신과에서 쓰는 것들이고. 기본적으로 부모님들이 그런 걸 싫어합니다. 그래서 정신과로 안 가고 저희에게 오는 거거든요. 심한 경우 물론 정신과 의사가 같이 진료하지만 가급적 약물치료는 안 하는 쪽으로 하려고 하죠.
박인규 : 대체의학에 대해서는 일각에선 검증되지 않았는데 막 써도 되냐 걱정하시는 분도 있어요
강만희 : 사실 걱정할 면도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검증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들이 오인되면 만병통치식으로 가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희는 대학병원으로 센터를 만든 지 한 8년 정도 되는데 임상적으로 검증된 효과들이 있습니다. 그것만 가지고 해도 상당히 좋은 환자에 대한 치료수단이 되기 때문에 만병통치식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임상적으로 검증된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까지 시도해서 임상적으로 검증된 대체의학방법 중에서 이런 게 있었다...
강만희 : 요즘 들어 많이 퍼지고 있는데 뉴로 피드백이라고 해서 뇌파를 조절하는 치료가 있습니다. 뇌에도 사람의 몸처럼 팔을 많이 쓰면 팔근육이 강화되지 않습니까. 그렇게 스트레스를 오래 받으면 그 스트레스에 관계된 뇌기능들이 지나치게 항진됩니다. 그런 것들이 뇌파검사에서 나오거든요. 그런 것들은 쉬고 싶어도 못 쉬는 거죠. 밤에 잘 때도
박인규 : 맘대로 안 된다
강만희 : 그런 경우는 뇌파를 스스로 조절시키는 훈련을 하면 자기가 자기 뇌파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박인규 : 마인트컨트롤이 되는 겁니까 말하자면
강만희 : 비슷한데 좀 더 전문적으로 하는 거죠
박인규 : 속설이긴 한데, 스트레스 받으면 술이나 마시자. 아니면 난 스트레스 받으면 뭘 막 먹어, 이렇게 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실제로 도움이 됩니까?
강만희 : 일단 도움이 되니까 하겠죠. 아무래도 술을 마시면 잠재의식이 분출되고 뭘 먹으면 부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이완됩니다. 그런 것들은 일시적으로 효과를 보지만 습관성으로 되면 몸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거고. 그리고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라는 게 그런 식으로 회피적으로 가면 안 되고 스트레스 자체를 보고 용기있게 싸워야 되는데 방금 얘기한 것들은 그런쪽이 아니죠
박인규 : 뭘 마시거나 먹거나 하는 건 잊어버리는 거지 정면으로 치료하는 건 아니다.
강만희 : 도피죠
박인규 : 정신적인 문제 중에 우울증이 있잖아요. 스트레스와는 다른 거죠? 관계있습니까?
강만희 : 스트레스가 심화되는 유형에 따라서 그 중 하나가 우울증이 된다고 봐야지요
박인규 : 스트레스는 보통 사람들은 웬만하면 내가 참아보지 병원까지 가나, 그런 분들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정도 되면 병원을 찾는 게 맞는 겁니까?
강만희 : 사실은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 맞고 실제 나이가 들면서 스트레스증상들이 나오면서 그게 만성병으로 가게 됩니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예방학 차원에서 일찍 시작해야 되는데 아직 사람들의 인식이 그렇지 못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도저히 못 견디겠다 이런 상황이 오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증상이 심각하게 올 때. 다른 병원에 갔는데 신경성이다, 그럼 그때 가서 뒤늦게 찾아오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일수록 치료 기간이 길죠
박인규 : 그럼 언제가 적당한 시점인지
강만희 : 제일 좋은 것이 내 스트레스가 뭔가를 자각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 데에 너무 둔감해도 좋지 않은 게,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요즘 들어 힘들다는 분들이 있어요. 그 분들은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대로 못 찾는 겁니다. 스스로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려고 했는데 안 되는 경우 도움을 받는 것이 좋죠.
박인규 : 스트레스클리닉이 있으면 가겠지만 아직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게 안 되면 정신과 가야 되나요?
강만희 : 아직은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는 정신과나 스트레스클리닉 외에는 따로 없으니까. 물론 비의료기관에 상담소도 있겠지만. 그건 본인의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서 판단해야겠지요
박인규 :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과 가는 걸 꺼려하잖아요.
강만희 : 저희도 스트레스클리닉을 표방한 것이, 정신과는 도저히 못가겠다. 그래서 저희가 클리닉을 만들었는데, 정신과는 못 가겠는데 클리닉이니까 좋다고 오시는 분들이 있지만, 아직까지도 스트레스클리닉이라서 못 가겠다는 분도 계세요. 환자로 인정받는 걸 되게 싫어하는 거죠. 그런 분들 같은 경우 문턱을 낮춰야 되는데 쉽지 않네요.
박인규 : 일단은 스트레스 클리닉으로 가시는 게 편하겠네요.
강만희 교수의 이력도 상당히 흥미로워요. 전자공학 하시다가 의료기기업체에서 연구원 하시다가 한의대 가셨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옮겼다는 얘기도 있던데 맞습니까?
강만희 :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긴 그렇고요. 원래 저처럼 이공계를 전공하다가 여러 가지 현대문명의 한계와 결부돼서 동양철학이나 한의학에 관심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기본적으로 관심이 있는 상태에서 제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과로로 인해 쓰러졌는데 그게 나중에 알고 보니 공황장애라고 판정받아서 그로부터 한 10년 가까이 굉장히 고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건 내가 직접 고쳐야되는가보다 싶어서 그때부터 한의대를 가게 됐죠
박인규 : 그럼 의료기기업체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본인은 스트레스 받는 걸 모르셨군요
강만희 : 그렇죠. 저도 굉장히 요즘 환자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기억하는데. 어쨌든 스스로가 스스로를 막 이렇게... 저도 성취욕, 욕심이 많다 보니까 이게 남이 시킨 일보다는 제가 스스로 일을 벌여서 힘들게 했던 면이 있죠.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라는 생각을 못하는 거죠. 제가 만든 일이다 보니
박인규 : 지금은 스트레스로부터 자유스러워지신 겁니까?
강만희 : 많이 편하죠.
박인규 : 지금은 의사로서 스트레스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만나는데 예전의 본인 모습 같은 분들을 만나시게 되겠어요.
강만희 : 보면 저와 아주 유사한, 스스로를 힘들게 하다가 공황장애로 오신 비슷한 경우가 있고. 꼭 그런 경우가 아니라 하더라도 저 같은 경우 당시에 상담을 받으면서 환자 입장에서 파악한 것이 내가 천성대로 못 살았구나. 우리 집안의 분위기가 나와 좀 안 맞는 면이 있는데 제가 어렸을 때 저의 천성을 잘 키우지 못하고 오히려 억압돼서
박인규 : 천성이 어땠는데 그런 겁니까?
강만희 : 지금 와서 뒤늦게 본 것은, 제가 모험을 좋아하고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면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소위 말하는 모범생 이미지가 있었고 많다고 저도 그게 많다고 생각했는데 저처럼 환자들 중에 보면 정말 20대 30대 가서 비로소 내가 뭔가 좋아하는 것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다른 것 같달지...
박인규 : 자신보다는 가족이나 사회가 요구하는 걸 따라가다 보니 힘들어지는군요
강만희 : 특히 장남 장녀가 많고
박인규 : 그렇다면 결론은 생긴대로 살아라, 그럼 맘이 편하다
강만희 : 말이 쉽긴 하지만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 경제위기가 사람들에 따라서 1년이 아니라 2,3년까지 간다고 하고 그러다 보면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많아질 것 같은데, 스트레스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 마지막으로 마무리말씀 부탁드립니다.
강만희 :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는 한의학적으로 말하면 기운이 흐르지 않고 뭉치는 겁니다. 거기서 화가 생기고 열이 생기는 건데, 그건 본인 스스로에 대한 자기와의 대화도 중요하고 주변과의 대화가 중요합니다. 대화를 함으로써 단지 언어적인 표현뿐 아니라 기운이 소통되고 정신적인 교류가 일어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고.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지만 금융위기나 경제위기에서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사람마다 다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어요. 그래서 자기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자기에 맞게 대응해야지 언론에서 얘기하는 식 누가 하니까 나도 한다, 이건 안 맞습니다. 그 이후에는 일반적인 생활에서 필요한 것들은, 일반적인 얘기지만 운동이라는 게 스트레스 대응능력에서 중요합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에 분명히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리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면 담배를 많이 피우기도 합니다만,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스트레스 자체가 몸의 영양소를 파괴하는데 그 중에서도 비타민, 미네랄을 파괴합니다. 그런 것이 소모되기 때문에 보강하는 게 중요하고 음식 중에는 신선한 야채 이런 것들이 중요하고 따로 복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자신의 천성대로 살고 가급적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대화와 소통이 중요하다. 이것도 새겨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강만희 :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차병원 스트레스 클리닉 강만희 교수를 초대해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정신 건강을 위한 작은 실천들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