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입니다. 배상근 연구위원은 1988년 연세대학교를 졸업했고 1998년 미국 미주리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한국경제연구원으로 옮겨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과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에 비지팅 스칼라로 있었으며 국무조정실 정책평가위원회 재정경제부 담당 전문위원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금융감독원 거시금융포럼 위원, 한국민간금융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고 주요 언론에 경제관련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난달부터 표면화된 국제금융위기가 끝이 안 보이고 있습니다. 좀 잡히는가 싶더니 다시 증시가 급락하고 환율도 불안한 모습인데요. 현재 우리 경제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배상근 : 지난 9월 민족대명절인 추석을 지날 때부터, 어떻게 보면 세계 4대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월가의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차례로 무너져왔죠. 이런 여파가 지금 유럽과 아시아지역을 엄습했고, 세계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급등락을 계속 보이면서 요동치고 있죠. 하루에 환율이 230원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주식도 사상 초유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결국 세계의 금융 자체가 진정돼야 할 것 같은데, 7천억 달러를 넣고, 여러 가지 미국이나... 어떻게 보면 거의 전례없는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그쪽이 좀 안정돼야 우리도 안정되는 거 아닙니까?
배상근 : 이번 사태는 어떤 면에서 과거 대공황을 오히려 능가하는 전 세계적으로 파급되는 게 더 큰 부분이 있거든요. 대공황도 어떤 의미에서 보면 미국과 캐나다, 어떻게 보면 중남미 지역에 영향력을 줬다면 당시 아시아나 다른 나라에는 영향이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80년대 말에 있었던 미국 저축대부조합 연쇄파산 같은 경우도 사실 특정 지역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던 제한적인 내용이었는데요. 최근에 오면 올수록 세계가 거의 한 가족처럼 되는 글로벌라이제이션,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한 나라의 일이 다른 나라까지 전이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죠. 최근의 금융위기를 두고 세계 각국이 공조체제를 펼치면서 대략 5가지 방법으로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첫 번째 방법이 부실화된 개별금융기관에게 직접적으로 공적자금이나 구제금융을 투입하는 거죠. 대표적으로 베어스턴스사나 AIG보험 등이 그런 예입니다. 두 번째 방법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데 유동성을 공급하는 거죠. 이 부분이 1989년도 말 저축대부조합이 연쇄적으로 파산했을 때 정리신탁공사를 차려서 부실채권을 정리한 방식을 또 취하고 있죠. 최근에 영국이나 유럽에서 먼저 시작됐는데 은행의 부분국유화도 나타났죠. 사실 대공황 이후 미국 같은 경우는 은행을 부분국유화한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고.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전 세계 은행들이 특히 7개국이 먼저 선도적으로 정책금리를 내렸고, 최근 우리나라 한국은행도 정책금리를 인하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달러화를 거의 무제한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정책을 나타내고 있고. 최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원화나 외화유동성공급을 하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못 찾고 있는 모습입니다.
박인규 : 그만큼 위기 자체가 전 세계적이고 뿌리가 깊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배상근 : 그렇게 해석할 수 있고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가장 큰 문제가 서브프라임모기지대출과 관련된 파생상품의 부실규모를 아직도 정확하게 모른다는 측면입니다. 사실 얼만큼 부실이 있는지 알아야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 있는데 부실규모 파악이 어렵고요. 이 서브프라임모기지채권은 미국만 갖고 있는 게 아닙니다. 중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도 이걸 갖고 있고, 파생상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유럽의 많은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죠. 유럽이나 전 세계로 얼마나 크게 넓게 확산되고 보다 더 악화될지 여부를 아직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불확실성이 있는 가운데 보다 중요한 점이, 이번 금융위기가 금융위기로 그치지 않고 세계경기위축이나 둔화로 연결되면서 금융위기와 실물경기가 맞물려 있다는 부분이죠. 이런 부분이 하도 혼재돼 있고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화되는 데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직은 그렇다면 위기가 끝났다, 바닥을 쳤다고 얘기하기는 시기상조군요.
배상근 : 아주 빠른 측면이 있고, 아직도 변동폭이 크게 가면서 시장이 굉장히 불안정한 모습이 오랫동안 갈 것으로 봅니다.
박인규 : 이번 사태를 보면서 자본주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은행을 국유화하니까, 시장주의는 끝났다. 신자유주의도 끝났다고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동의하십니까?
배상근 : 아무래도 미국발 금융악재가 나오니까 자본주의 종말이다, 신자유주의 종언이랄지, 미국식 금융체제가 한계를 보이는 거 아니냐는 부분으로 약간 이념적인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는 이런 비유를 들고 싶은데요.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면 거의 다 몰살하니까 굉장히 위험하다는 우려가 생기면서 한동안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횟수가 줄어들거나 겁먹게 되죠. 하지만 비행기가 주는 큰 장점이 있거든요. 빠른 시간에 원하는 곳으로 빨리 옮겨주는 장점. 그래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이용하게 되죠. 여기의 초점은 비행기가 추락하게 된 원인이 비행기 자체결함인지 조종사의 운전미숙인지를 살펴봐야 되는데, 이 부분이 이른바 자본주의의 어떻게 보면 한계점을 보이는 자체시스템 문제인지 운영의 문제인지, 조종자의 운전미숙인지가 아직 불분명한 상태긴 합니다. 하지만 투자은행이 기본적으로 많이 지적되고 있는 내용이 무리하게 파생상품을 운영해서 나타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 일단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가 어느 정도 강화되는 모습을 띨 거라고 보지만, 투자은행이 계속 나타났던 이유는 굉장히 수익성이 좋거든요. 은행은 과거에는 건전성에만 초점을 맞췄어요. 그래서 향후의 모습은 투자은행의 기능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투자은행의 수익성과 일반은행의 건전성이 더해진 금융지주회사형태랄지, 또는 겸업은행처럼 그 두 가지 업무를 같이 보는 형태로 변화될 수는 있지만 지금과 같은 파생상품이랄지 투자은행 기능이랄지, 지금의 금융시스템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는 건 생각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배상근 박사는 작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올해는 존스홉킨스대학에 계셨는데 미국에서는 현재 경제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습니까?
배상근 : 상당히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는 건 분명합니다. 가장 큰 부분이 이번 서브프라임모기지대출의 부실을 두고 큰 시각차가, 금융을 바라보는 분들과 실물경제를 바라보는 분들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첫 번째로 금융쪽에 있는 분들은 서브프라임, 그 말 자체로 상대적으로 신용이 불량한 사람들이 대출받은 거기 때문에 어차피 약간의 연체율이나 부실이 나타나는 건 당연하다. 이건 프라임모기지의 연체율이 아니지 않느냐. 그런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기를 좀 단순하게 보거나 확대 안 될 거라고 많이 초점을 맞췄다면, 실물 쪽에 초점을 맞춘 사람들은 시각이 좀 다릅니다. 이런 서브프라임모기지대출이 부실화되는 원인이 미국의 경기가 부진해지면서 고용이 감소하고 소득이 줄어들면서 아무래도 부동산 매물이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부동산 매입하는 사람들 숫자가 줄어드니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게 됐다는 거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오히려 부동산 매물이 더 나오고, 은행 같은 경우는 부동산 대출을 해줬을 때 담보가액에 오히려 못 미치게 부동산가격을 형성하게 되니까 돈 빌린 사람들이 차라리 대출금을 갚지 않고 제가 갖고 있는 부동산을 가져가세요. 이런 형태가 나오는 거죠. 이런 실물경제와 금융부실의 악순환의 고리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지금 미국의 민간소비는 극도로 위축돼 있고요. 지금 5년 만에 미국의 실업률이 6.1%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말까지는 적게 보시는 분은 7~7.5%까지 실업률이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고 좀 더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10%까지 올라가지 않겠느냐 예상하고 있는 거죠
박인규 : 단순한 금융위기를 넘어서 이미 실물경제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말씀이신데, 일각에서는 동유럽국가들도 상당히 신용위기가 크다고 하고 그런 여러 가지 경고음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걸 예측할 수는 없지만 지금 이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지나야 안정화될 수 있다... 예측이 가능합니까?
배상근 : 굉장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모두에 말씀드렸지만 사실 정확한 부실상태도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얼만큼 확산 여부에 따라서는 개별국가의 경제상황이랄지 금융시장의 얼만큼 시스템이 얼마나 안정화돼 있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에... 몸이 많이 아팠던 사람이 회복될지라도 가벼운 바이러스만 침투해도 갑자기 몸이 아플 수 있듯이 작은 악재가 나타나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거든요.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미국경기가 하향하기 시작하면서 이미 선진국 경제들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IMF 같은 경우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15개 국가의 내년 성장률이 0.2%정도. 거의 제자리걸음을 생각하고, 영국 같은 경우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선진국시장에 수출을 많이 해온 중국 등을 포함한 아시아국가나 중남미, 중동경제도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죠. 그래서 세계경기 위축이 내년에 굉장히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어서 금융측면 불안요인만 살펴봐도, 적어도 내년 말은 지나야 안정화될 것으로 보여지고 실물경제까지 연결시키자면 보다 어려운 시기가 길지 않을까 우려가 나타나고 있죠.
박인규 : 상당히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네요.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환율이 하루 사이 이백몇원씩 왔다갔다 하니까 대외경제변화에 대해서 우리나라가 유독 취약한 거 아니냐는 말씀들 하시는데 실제로 그런 겁니까?
배상근 : 우리나라는 아주 개방화된 소규모 경제단입니다. 그러다 보니 개방도가 워낙 커서 외부의 조그만 충격도 직접적으로 우리 경제에 와닿게 되는 거죠. 그리고 또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의 특징이 있는데요. 주식시장의 경우는 신흥국가들 중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외국인의 지분비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과거에는 한 40%까지 있다가 최근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굉장히 증가하면서 27%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는데요. 미국계 자본 같은 경우는 일단 내코가 석자 아닙니까? 바로 우리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서 미국으로 지금 본국으로 송환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고요. 여타국의 자본 같은 경우도 돈을 빼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가격이 떨어진 국가에서 수익률을 본달지 보다 안전한 곳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주식시장에서 대규모로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데 그 돈이 어딜 거쳐야 되냐면 외환시장을 거쳐가야 되거든요. 달러를 바꿔야 되니까요. 그런데 우리 외환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작고, 외환시장이 작은 규모다 보니 큰 돈이 빠져서 작은 시장으로 흘러가는 와중에 외환시장이 크게 요동되고 있고요. 특히 우리 외환시장은 98%가량이 달러로만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에 규칙통화로 돼 있는 달러의 불안전성이나 달러가뭄이 아주 심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조건으로 보여지죠.
박인규 : 외국인 비중이 큰, 그것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주식시장에서 갑자기 빠져나가는데 외환시장은 너무 작다 보니 대외요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우리나라가 특히 위험하다는 식의 보도가 많았어요. 파이낸셜타임즈나 더타임즈에서, 정부당국자가 반박도 했는데 그 얘기는 97년 외환위기보다 클 수도 있다, 해서 여러 가지 논란이 많았습니다만. 그 논란 이전에 배박사님 보시기에 지금 우리 경제상황이 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위험하다고 보십니까, 그때와 다르다고 보십니까?
배상근 : 내용이 좀 다르죠. 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우리가 달러가뭄이 심해서 외화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거고. 그러나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공장이나 기업은 다 정상적이었고 우리가 만들어서 해외시장도 존재하던 상태였고. 지금은 좀 사정이 다른 부분, 실물경제의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좀 하나 생각해볼 게, 외국계 언론이 왜 그렇게 우리나라에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냐는 건데요. 이 부분은 제가 얼마 전까지 미국에 있었지만 그때 느낀 느낌도 상대적으로 국내 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한국인 전문가가 상대적으로 적고, 다만 외환위기 당시와 지금 우리의 경제지표를 단순비교하면서 그때와 지금 이런 점들이 유사하다. 예를 들어 그 당시와 마찬가지로 외화유동성이 부족한 거 아니냐, 그때와 비슷하게 경상수지 적자가 나고 있는 거 아니냐. 그런 상태를 일부 지적하면서 국내 금융기관이나 국내 기업의 위험성을 계속 지적하고 있는 거죠
박인규 : 그 말씀은 외국 전문가들이 한국의 상황을 실제보다 과장되게, 위험하게 보고 있다.
배상근 : 그런 측면도 있고요. 지금 유럽의 주요 은행들도 많이 쓰러지고 있는데, 유럽 같은 데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게 부동산대출을 많이 한 상태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다 보니 부도율이 나는데, 대한민국 은행들도 부동산대출 많이 했다고 하고 부동산가격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왜 안전하냐. 그 차이를 잘 모릅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과거 DTI다 LTV다 해서 부동산담보대출을 50%미만으로 거의 맞춰놓은 상태인데 해외는 심지어 120%까지 담보자산보다 훨씬 많이 대출을 해놨거든요. 10, 20, 30%만 빠져도 담보금액보다 부동산 가격이 낮은 상태니까 담보물건이 부실화된 거죠.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10%, 20% 그 정도까지도 빠졌는가 의구심도 있지만 설령 빠졌을지라도 담보물건이 상대적으로 안전한데 이런 부분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측면이 있고요. 그리고 우리가 외환위기 당시 우리의 기업의 부채비율이 약 400% 가량 됐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100% 수준도 채 안 되는데 이런 구체적인 사실과 은행건전성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유럽계 은행들이 그렇게 도산하고 유럽계가 이렇게 위험한데 왜 너희는 안전하지 못하냐,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경제상황을 외국은행이나 투자가, 애널리스트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알릴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죠
박인규 : 배박사님 말씀대로라면 외국 전문가, 외국 언론들이 지금 진단하는 한국경제의 실상은 실제보다 좀 과장돼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린 안전한 것인가, 혹시 우리가 조심해야 될 부분은 없는가 그런 의문이 드는데요?
배상근 : 분명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지난 5,6년간 좋은 세상을 누려왔거든요. 그 의미는 성장률은 어느 정도 유지되는 가운데 물가가 굉장히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른바 골디락스 시대라고 불리는데요,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우리 경제 내부에도 알게 모르게 거품이 껴있게 되죠. 예를 들어 기업은 계속 기업의 몸집을 키우면 되지 않을까 해서 무리하게 M&A도 많이 진행도 했고. 우리 노조 같은 경우는 일부 기업의 경우 적자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이나 상여금 인상을 주장해서 실제로 관철시키고. 우리 국민 일부의 경우는 펀드에 돈만 넣으면 몇 배로 돈을 버는 줄 알고 펀드붐이 나지 않았습니까. 건설사 같은 경우는 서울이든 어디든 집만 지으면 다 분양되는 줄 알고 사람들이 살고자 하지 않는 곳에도 고층아파트 지어가면서 미분양사태를 만들었고, 거기 돈을 대준 저축은행 같은 경우는 사실 그게 제대로 분양될지 안 될지를 충분히 검토해 보지도 않고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해서 건설사들에게 많이 대출을 해줬죠. 이런 부분에서 가계부분에서 부채가 많이 늘어나 있고,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의 부실화도 좀 우려되고 건설사도 미분양이라니까 좀 무리한 부분이 있고. 우리 기업들도 무리하게 M&A를 진행한 부분에서 원화유동성이 난 부분도 있고. 이런 식으로 곳곳에 거품이 약간 있는, 우리 내부에 약한 고리가 있는 것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보다는 해외발 금융악재가 워낙 큰 상태고 이 부분을 지금 우리 금융당국을 포함한 정부가 충분히 모니터링해가면서 감시감독을 잘 해간다면, 그리고 그 충격을 완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어느 정도 조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은 듭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우리 내부에도 위험요인은 있죠
박인규 :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만 내부의 문제점은 고쳐야 된다.
세계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급적 최소화하고 앞으로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텐데, 최근에 정부에서 금융시장안정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효과가 있다고 보십니까?
배상근 : 일단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굉장히 생각보다 심각한데요. 그 이유는 글로벌 신용경색이 계속 지속되고 있어서 세계 각국과 은행들이 달러확보, 유동성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자금난도 굉장히 심각합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해외에서 돌발변수가 나타날 우려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정부의 대책은 어느 정도 잘 운영되고 있다고 보이지만 향후 어떤 위험에 대해서는 추가적 대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죠.
박인규 : 지금 금융안정을 위한 대책 외에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정부가 이것만은 시급히 해야겠다 그런 것이 있을까요?
배상근 : 지금 상태는 정부가 굉장히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이 큽니다.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되는 상태를 나눠서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데요, 지금보다 경기수준이 더 나빠지는 모습을 낸다면 추가적인 감세나 상황에 따라서는 정부재정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요. 만약 금융시장불안이 더 심하게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그 예금자보호를 보다 확대한달지 미국등과의 통화스왑을 형성한달지 은행의 자기자본을 확충시킨달지 하는 노력과 함께 추가적 금리인하조치도 필요한데요. 이런 조치들은 한꺼번에 모든 상황을 다 쓸게 아니라 어떤 면에선 상황이 진전되는 여부를 봐가면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적기에 대응조치가 필요하고. 더 중요한 부분은 우리 정부나 금융당국이 국제금융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판단, 정보를 얻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해서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게 필요하고. 국내 금융시장 유동성이나 개별금융기관이나 금융시장 전체, 또는 기업들의 유동성을 실시간으로 살펴보면서 필요한 상황에 대해서 적기에 시정조치를 할 필요가 있죠. 만약 부실한 금융회사가 발생한다면 개별금융기관의 유동성을 급하게 지원한달지, 또는 다른 상대적으로 건전한 금융기관과 M&A를 시킨달지 적극적인 노력을 실시간으로 살펴보면서 적기에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기민한 정세판단과 대응이 중요하다. 어쨌든 이번 금융위기가 상당히 오래간다고 하니 걱정이 많이 되는데, 경제전문가로서 이번 금융위기를 앞으로 우리가 경제를 도약하기 위한 좋은 기회로 삼으려면 어떤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필요한지, 마무리말씀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배상근 : 지금 이 상황 자체가 어떻게 보면 해외발 악재라서 단순하게 볼 수도 있지만 우리 경제를 보다 장기간 힘들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습니다. 어려움이 굉장히 클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여기서 머물지 말고 이러한 금융위기를 우리의 기회로 전환시킬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제조업은 고용의 한계를 느끼고 있죠. 첨단산업 같은 경우는 고용숫자를 늘린다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장비를 늘이고 사람을 줄이는 측면이 있고요. 제조업은 3D업종은 사람이 필요하지만 우리 청년층이 가려고들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청년층의 눈높이에 걸맞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고요.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그 대표적인 부분이 금융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산업을 왜 주목할 필요가 있냐면, 지금 최근에 나온 IMF의 은행위기보고서가 있는데 지난 37년간 124개 은행위기를 살펴봤습니다. 그런 경우를 보면 대개 위기가 끝나는데 53개월... 4,5년 정도 걸립니다. 대공황시기나 저축대부조합의 연쇄파산시기도 그렇지만 그 당시 시기에는 어떤 일이 발생하냐면, 규제가 강화되고 금융의 혁신이 없습니다. 금융의 신상품이 나오지 않습니다. 바꿔 말해서 선진국 경제에 있는 금융기관들이 어떻게 보면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탭니다. 상대적으로 우리가 과감하게 규제를 완화하고 노력해간다면 지금은 많이 떨어져 있지만 선진국 금융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향후 한 5년 정도 벌어놓은 상태거든요. 이 기회에 우리가 보다 노력해서 우리 금융산업을 발전시킨다면 수출로만 이끌어가던 우리 경제에서 우리 경제 안에 금융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약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보다 좋은 일자리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금 같은 금융위기의 시대가 오히려 우리 금융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과감한 역발상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 정부에서도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배상근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을 초대해 현재 경제 상황을 짚어보고 세계 금융 위기가 우리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그 대책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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