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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 강화야말로 경제선진화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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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 강화야말로 경제선진화의 지름길"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13] 한국경영교육학회 신임 회장 김성은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요즘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에 대한 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취업이나 진급을 위해.. 경영학 석사 학위 MBA에 진학하는 젊은이들도 무척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영학 분야 학회에서 처음으로 여성 회장이 탄생했습니다. 최근 한국경영교육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김성은 교수가 그 주인공인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김성은 교수를 초대해 한국경영교육학회 첫 여성학회장으로서의 포부와 경영학 분야의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경영교육학회 신임회장 김성은 교숩니다. 김성은 교수는 1979년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고 1982년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와 1989년 미국 남가주 대학(USC) 세법학석사(MBT)를 받았습니다. 미국 회계법인 아더앤더슨과 쿠퍼스앤라이브랜드에서 근무했고 이후 덕성여대 회계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로 있습니다. 기획예산처 공기업평가위원과 금융감독원 감리위원, 국무조정실 정책평가위원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금융위원회 자체평가위원,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개혁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투명성-투명한 정책, 투명한 경영, 투명한 한국>,< 투명성2-선진경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한국경제의 이해>, < 세금, 알아야 적게 내지> 등이 있습니다.

박인규 : 우선 축하드립니다. 한국경영교육학회 회장으로 선출되셨는데요. 경영학 분야에서 여성회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요

김성은 :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여자 경영학자들이 많지 않다 보니 확률적으로 여자가 회장이 되는 건 상당히 어렵죠. 낮다고 볼 수 있고요

▲ ⓒ프레시안

박인규 :
요즘 여성들이 정치라든가 모든 분야에서 활약하는데, 경영 분야는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보다 진출이 늦은가보죠

김성은 : 최근에는 많이 진출하고 있어서 앞으로는 여성의 활동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학회장이 될 만하 나이에 있는 경영학 관련 여성 학자들이 좀 적은 편이죠

박인규 : 대략 경영학 공부하시는 여성학자들이 몇 퍼센트다, 정도의 통계는 있습니까?

김성은 : 통계는 잘 모르지만 학회에 가보면 100명 모이신다면 한 10명 안쪽이신 것 같아요

박인규 : 10% 미만. 경영교육학회 회장이신데, 경영교육학회가 뭐하는 곳인지 소개해 주시죠.

김성은 : 경영 전반에 대한 교육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설립된 학술단체죠. 모든 학술단체가 다 그렇듯이 회원 간의 교류를 통해서 회원들의 학문적 발전과 연구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고, 나아가서는 한국경영교육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하는 단쳅니다.

박인규 : 경영이 중요하다는 건 요즘 어린이들도 다 알 정도라서 어려서부터 배우는데, 경영 관련해서 교육이 왜 중요한 겁니까?

김성은 :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가장 관심있는 것이, 잘 살고자 하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가 올바른 경제정책을 세워줘야 되고, 올바른 경제시각을 갖고 있는 지도자가 뽑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이 경제를 알아야 됩니다. 그래서 경제정책이 결정될 때 국민들이 어떤 정책을 지지할지 알 수 있어야 되고, 올바른 지도자를 뽑을 때 경제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국민이 돼야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경제나 경영은 정치지도자나 기업경영인들만의 몫은 아니다. 국민들도 알아야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 학회 회장은 내년부터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임기 1년이죠?

김성은 : 그렇습니다. 대부분 학회가 1년입니다.

박인규 : 첫 여성 회장으로서 족적을 남겨야 할 텐데 나름대로 비책 같은 게 있으십니까? 뭘 한 번 해봐야겠다.

김성은 : 그렇죠.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되고 책임이 무겁습니다.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주가 되고, 제가 잘 해야 다음에 다른 여성들이 조직의 장을 맡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더 노력해보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학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보다 많은 회원을 확보하는 것과, 학문적 깊이가 더 깊은 학회를 자주 개최해서 많은 분들이 모여서 교류하고 학문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 그리고 세계화 속에서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국제적 학회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야겠지요. 이런 모든 걸 제가 다 완성할 수는 없고 최대한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기반을 다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학회 취임연설을 하시듯이 말씀해 주셨는데, 현실적인 질문 해보겠습니다. 요즘 경제 경영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초등학생이나 그 이전부터 주식 같은 것도 가르치는 집이 많은 것 같아요. 어렸을 때 경제 경영 교육은 어떤 게 바람직하다고 보세요?

김성은 : 자녀를 경영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들이 먼저 경제에 대해서 공부하시고 이해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억지로 가르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 조금씩 설명해 가고, 아주 쉬운 기사를 같이 읽으면서 관심을 끌어간다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인규 : 부모가 제대로 알아야 자식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언론 인터뷰를 보니까 경제 관련 학부에 다니는 대학생들도 경제신문에 나오는 용어나 내용들을 잘 이해 못하는 것 같더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왜 그렇습니까?

김성은 : 회계학이나 경영학을 공부하고 졸업하고 난 다음에도 경제지 기사를 잘 해득을 못 하는 경우가 많은 걸 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덕성여자대학교에 있을 때 2000년부터 경제신문을 가지고 강의하는 강좌를 개설해서 경제신문에 나와 있는 용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경제 전반에 대한 시각을 넓히는 교육을 시키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걸 작년 재작년까지 하다가 최근에는 그런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제학 관련 교수님들이 거시경제 이해라든가 금융시장의 이해, 이런 다양한 강좌를 통해서 교육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제가 안 해도 될 것 같아서 최근에는 좀 안 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강의를 시작할 때 항상 인터넷을 통해서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는 경제이슈, 변화 등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설명해 주고 관심을 끌려고 노력을 많이 하죠. 학생들이 나아가서 취업할 때, 인터뷰를 할 때 주로 그런 포괄적인 질문을 받았을 때 생각을 안 해보고 질문에 당면하면 잘 답변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의시간마다, 인터넷에 있는, 그것도 될 수 있으면 한국경제보다는 세계경제에 초점을 맞춰서 기사를 설명하고 변화가 있는 상황들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실제로 일어나는 경제현상을 통해서 경제를 이해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김성은 : 그렇죠. 저는 회계학과 교수긴 하지만 회계학은 전문적인 영역이고요. 사회에 나가서 의사결정을 할 때는 재무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는 전반적 경제상황을 이해해야만 올바른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세계화가 이미 많이 진전된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하고는 한국경제가 어떻게 돌아간다는 걸 알 수 없고, 그렇다면 기업의 향방 또는 문제점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고, 다시 말해 갖고 있는 자산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없는 의사결정을 만들게 되죠.

박인규 : 김성은 교수께서는 일찍이 미국으로 가서 MBA도 하시고 MBT라고 해서 세법학까지 하시고, 미국 유수의 회계법인에서 실무경험을 쌓으시다가 국내에 들어와 교수생활을 하셨는데. 어떤 언론 인터뷰를 보니 본인의 성과랄까 업적으로 2002년도인가 2004년도인가 현금영수증제도 도입을 말씀하셨어요. 그게 김교수님 아이디어였나요?

김성은 : 제가 2002년에 쓴 첫 번째 투명성 책에,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수증을 주고 받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거래기록을 남기는 문화가 정착돼야만 한다는 말로 끝을 맺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한테 여러 번 영수증에 대한 소득공제를 해주거나 하여튼 영수증을 남기도록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많이 제안했는데, 그럴 때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다른 나라에서는 실패했었다는 이유로 추진되지 못했습니다. 그랬는데 국무조정실 정책평가위원으로서 국세청과 관세청 평가위원을 했거든요. 그랬을 때 참여정부 인수위원회에서 현금영수증제도가 거론됐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럼 국세청 평가에 있어서 현금영수증제도를 도입하는 걸 정책의 평가 대상으로 삼자고 요구했고, 당시에는 정책평가위원회라는 건 있는 정책을 평가하는 거지 없는 정책을 만드는 걸 평가하는 관례는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중요한 제도는 새로운 관례를 만들어 보자고 많이 우겼어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그게 평가과제로 만들어졌죠. 국세청 안에서는 아주 높은 분들이, 이건 정착될 수가 없다. 왜 필요 없는 시간적 낭비를 하시느냐고 반대하시는 분도 많았지만 당시의 국세청장님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무엇보다 실무에서 책임을 맡고 이 제도를 만들어낸 사무관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현금영수증제도가 탄생하게 된 겁니다.

박인규 : 현금영수증제도가 다른 나라에는 없나요?

김성은 : 없죠. 지난번에 OECD의 국세청장이 대한민국에 방문했을 때 현금영수증제도에 많은 관심을 갖고 극찬했다는 기사를 읽고 굉장히 기뻤습니다.

박인규 : 그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라는 겁니까?

김성은 :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이걸 라이센싱을 하자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최초 발의자라서 공정한 질문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만, 현금영수증을 도입해서 어떤 효과가 있었다고 보십니까?

김성은 : 아시다시피, 아무래도 기록이 남는 거죠. 거래의 기록이 남다 보니, 그럼 아무래도 보다 투명한 사회로 발전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소득이 있는 사람은 소득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정보가 수집될 거고요. 그리고 소득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자료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복지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죠. 최근 우리나라가 과거 복지정책을 많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서 하고 있지만 문제는 뭐냐면, 많은 분들이 어떤 분들은 재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없는 분들은 없고 많이 버시는 분들은 많이 번다는 정보가 노출된다면 보다 형평성있는 조세정책이 펼쳐질 수 있고 그래서 보다 효과적인 복지정책을 펼 수 있죠.

박인규 : 김교수님의 제의와 추진에 의해서 현금영수증이 도입됐고 이것이 우리나라 자본주의 투명성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이신데, 실제로 투명성에 관한 책을 두 권이나 내시고, 투명성에 상당히 관심이 많으세요. 투명성이 우리나라 경제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시는 겁니까?

김성은 : 지금 미국에서 다 아시겠지만 세계적으로 금융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공황보다 더 무서운 공황이 올 거라는 두려움이 있는데, 미국에서는 2001년에도 투명하지 않은 회계... 엔론사태 때문에 경제가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베이스-옥슬리'라는 법에 따라서 회계제도가 많이 강화됐습니다. 그러면서 불만도 많았죠. 너무 비용이 많이 든다. 다시 말해 효율에 비해서 시간이 많이 든다. 하여튼 지금 다시 일어나는 것도 보다 많은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됐다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위원회에서 대책을 좀 더 빨리 세웠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기업의 경우는 기업의 회계정보가 신뢰를 받을 때 자본을 조달하기 쉽죠. 중요한 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장경제, 자본주의에서는 신용, 신뢰가 전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뢰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고 신뢰를 잃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거래를 할 수가 없죠. 지금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도 그런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박인규 : 미국에서 현직 회계사로 일해 보신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국내에선 주로 교수로 활동하셨습니다만. 지금 말씀하신 걸 보면 미국조차도 사실 투명성 부분에서 완벽하지는 않다는 말씀이신데, 우리나라 경제의 투명성 수준 어떻게 보십니까?

김성은 : IMD 리포트에서 세계적인 시각으로는 우리가 꼴찌에서 몇위를 달리고 있죠. 55개국 중에서 51위를 했습니다. IMD는 스위스에서 국제경영개발원이라고, 2007년 5월에 발표된 겁니다. 선진국과의 비교는 차치하고라도 인도가 26위, 중국이 45, 태국 35위, 말레이시아 21위였습니다.

박인규 : 중국보다도 못합니까? 중국이 상당히 부패한 나라로 알고 있었는데

김성은 : 그러니까 우리가 경제 13위 대국으로서 어쩌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이 될 수 있는 다른 정보들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런 부분이 개선되지 않고는 국가 경쟁력, 경제력에 대한 재평가를 받을 수 없게 되겠죠. 그래서 물론 위기를 잘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진 경제시스템을 잘 구축해서, 그리고 잘 운영해야만 모든 국민들이 이런 위기에 당면하지 않고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국 경제의 투명성을 하루아침에 세계 톱클래스로 올릴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투명성 문제에 천착해오신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투명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런 조치가 시급하다. 한 가지만 꼽으라면 어떤 게 있습니까?

김성은 : 1999년에 우리나라가 세계에 회계선진화를 약속했었어요. IMF때. 그리고 난 다음 여러 가지 정책을 도입해 왔었죠. 최근에는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국제회계제도를 도입하려면 동시에 국제감사제도도 도입해야 돼요. 너무 전문적인 얘긴데. 감사제도도 동시에 들여오지 않으면 선진화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지금 가장 핵심은, 감사를 하면 감사한 내용들을 다 적어야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있고 감독을 하기 위해서 감사조서를 작성합니다. 현재 감사제도는 국제기준에 1999년에 감사기준을 그대로 도입해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옛날엔 감사조서에 적지 않아도 감사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어요. 이제는 국제기준에서 적어서 했다고 명시돼 있지 않으면 안 한 것으로 보는, 매우 강화된 감사기준이라고 볼 수 있죠.

박인규 : 다시 말하자면 감사제도에서도 투명성이 강화돼야 전체 경제체제의 투명성이 강화될 수 있다.

김성은 : 또한 투명성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분에 대해서는 사회에서 엄중한 책임을 물으면 보다 투명성이 강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현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된 정부인데 그런 부분에서도 한 번 경제투명성을 강화하는 특단의 조치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경제전문가를 모셨으니 현안에 대해서 질문드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미국발 금융위기, 7천억 달러를 쏟아붓는다. 세계 주요 7개국에서 동시에 금리를 인하한다. 여러 가지 특단의 대책이 나오는데도 아직 경제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현재의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어떻게 보십니까? 금방 해결될까요?

김성은 : 금방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 벌써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한 2년 전부터 거론돼 왔죠. 하지만 사람들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거고요. 어떻게 보면 미국이 많은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아서, 이제는 금융시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지 않는 최악의 상태가 온 것 같습니다. 은행이 은행을 믿지 못해서 서로 돈을 빌려주지 않고, 국가가 국가를 믿지 못하고 국가가 파산할 거라는 루머가 돌고 있을 정도로 지금 신용이,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 당면하고 있죠.

박인규 : 아까 우리나라 국가부도위기가 말레이시아보다 높다고 하셨는데

김성은 : 그건 기사에서 읽은 겁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가 지금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는 게 다른 나라에 비해서 훨씬 큰 게 아니냐는 지적들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성은 : 지금 많이 우려하고 있는 건 우리가 굉장히 큰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는데 과연 그것이 우리가 전부 다 가용하고 어려움을 거쳐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에 대해서, 정부는 돼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과연 세계시장에서 그걸 믿어주느냐. 믿어준다면 환율이 안정돼야 되는데, 정부는 계속 자신감 있는 발표를 하고 있는데 환율은 1400포인트를 넘었거든요.

박인규 : 지난 주말에 이렇게 올랐죠.

김성은 : 그러다 보면 그 현상에서만 봐도 세계인이 안 믿고 있지 않은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되죠

박인규 : 혹시 좀 껄끄러운 질문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명박 경제팀의 경제위기 대처능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김성은 : 제가 생각하기에 세계화는 이미 과정에 있는 게 아니라 현재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인위적인 개입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른바 외환시장에 개입해서 환율을 내린다거나 이런 건 부질없는 짓이었다.

김성은 : 그런 건 상당히 조심스럽지 않나 생각합니다. 만약 개입했다면 무조건 성공을 이뤄낼 만큼 아주 결정적인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개입한다는 건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로는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보다는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제시스템을 잘 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은 지켜져야 합니다. 여러 가지 예외규정이 만들어져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힘있는 분들은 빠져나갈 수 있고 약한 사람이 시스템이 옥죄이는 게 아니라, 선진사회는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시스템에서 만들어져 있는 제도에 순응하고 원칙을 지키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아주 단단한 시스템을 갖춰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지만 외양간을 잘 고쳐 놔야 다시 소를 잘 키울 수 있지 않은가

박인규 : 우리나라 경제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현 정부에서는 김대중 정부 때부터 시작된 거라고 하는데 신용불량자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자그마치 360조인가 굉장히 많다고 해요. 가계경영에 굉장히 문제가 많다고 말하는데 이런 부분에 어떤 조언, 처방을 내릴 수 있을까요

▲ ⓒ프레시안

김성은 :
미국도 지금 공황으로까지 가는 이유는 부동산 가치의 지속적인 추락만이 아니라 그걸 통해서 가계들이 전부 부실화된, 빚더미에 앉은 게 문제가 되는 거죠. 우리나라는 1997년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가 한 3배 정도 늘었으니까 매년 한 10%씩 증가하게 된 거죠. 1997년 금융대란은 가계에서 시작된 건 아니었어요. 지금 현재 제가 읽은 통계에 의하면 가계부채총액의 63%를 소득수준 40% 이상에 있는 분들이 갖고 있다는 통계를 읽었는데, 그렇다면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죠. 하지만 지금 금융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저금리정책과 유동성 보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고금리 인플레이션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너무 리세션을 두려워하다 보니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것뿐이지, 고금리시대가 도래할 거라는 걸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는 거고요. 자산가치의 버블이 계속 지속되면서 신용 크레딧 크런치... 대출 같은 게 잘 안 되면서 실물경제 위축이 계속된다면 가계소득과 자산가치도 계속해서 감소하게 되죠. 지금은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이게 또 다른 부실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두려운 일이고요. 집 가격을 봤을 때도 미국은 100%까지 담보로 해줬습니다. 우리나라는 60% 이하로 담보를 해주고 있죠. 그래서 지금 현재는 괜찮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지금 얘기하는 금융대란이 지속돼서 굉장히 오래 갈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상황으로 가게 된다면 역시 경제에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죠.

박인규 : 경제전문가로서, 최초의 여성경영교육학회 회장으로서 우리나라 경제의 체질강화를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한지, 못다 하신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 정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성은 : 우리나라가 13대 경제대국이 됐는데 경제적 위상에 걸맞은 투명하고 선진화된 경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원활하게 운영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경제적 이해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제가 한국경영교육학회 회장으로서, 적어도 우리 학회에서는 사회의 경영교육을 통해서 선진화된 경제시스템 구축에 일조하고자 하고, 그래서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인규 : 한국 경제의 체질 강화를 위해서 투명성 향상이 중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영교육이 중요하다. 경영교육학회의 활약을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성은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경영교육학회 신임회장인 경희대 김성은 교수를 초대해 경영학분야 첫 여성학회장으로서의 포부와 경영학 분야의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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