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진 부위원장과 유 비서실장을 접견하면서 "야당과 반대하는 사람과 그리고 언론과 다 알게 하는 과정을 약식이라도 거치지 않으면 나중에 크게 혼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문 위원장은 대화 초반에는 "박근혜 정부가 역사적 소명을 갖고 탄생했다고 보고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며 덕담을 건넸으나, 진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인수위 측에서 발표한 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한 설명을 하자 그는 이같이 말했다. 정부 조직개편안 구성 과정에서 야당과의 상의가 없었던 데 대한 지적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작은 정부라면서 없앤 것에 대해 제 기능을 살리는 방향에선 (조직개편안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작은 문제 때문에 큰 걸 버리는 일이 생긴다. 과정을 생략해버리면 빨리 갈 것 같지만 더 늦어진다"며 절차를 강조했다.
▲ 17일 오전 진영(왼쪽)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유일호(오른쪽) 비서실장이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을 예방하고 있다. ⓒ뉴시스 |
문 비대위원장은 "나는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잘하시는 것은 박수쳐야 된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그러나 잘못하는 일이 생기면 가차 없이 비판해야 하고, 야당이 비판을 안 해주면 (정부여당이) 썩는다"고 말했다.
진 부위원장은 "정부조직 개편안은 대선 공약의 큰 그림이었다"며 "대선 때 다 약속한대로 큰 그림대로, 다 아시는 사항이고, 세부적인 사항이 다 마무리되면, 설명 드리고 상의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문 위원장은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그 당시에 뭘 고민했는지 안다"며 "첫 해, 첫 달이 굉장히 중요하다. 야당과도 대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두 인사에게 "당선자가 강하고 힘이 있으니까 여당 측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해야만 서로 오해가 없을 것"이라며 "오해 생기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고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또 "당선인 측에서 대화요청하면 응하겠다"면서 "이번 광주, 부산 일정 통해 민생현장 국민들로부터 쓴소리 들었고, 그 내용을 당선인께도 가감 없이 전하겠다"고 말했다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민주 "인수위, 방문 목적 일방 발표… 오늘 방문이 요식행위인가"
한편, 민주통합당은 인수위 측 진 부위원장과 유 비서실장의 방문에 앞서 이날 방문 성격과 관련해 유감을 표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두 인수위 인사의 방문 20분 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어제 인수위 측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오늘 두 분의 방문에 대해서 야당 측에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자기들 목적에만 맞게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민주통합당은 전날 인수위 측에 이번 방문 목적을 '조직개편안 설명'으로 발표한 데 대해 "적절치 않다"며 입장을 통보했다. 이에 인수위 측에서도 다시 방문목적을 '문희상 비대위원장 비대위 출범에 대한 예방'으로 수정해 민주통합당에서도 방문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그런데 인수위 측에서는 이것을 자기들 목적에만 맞게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선인과 인수위 측의 이런 태도는 오늘 방문을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야당의 이해를 얻었다고 발표하기 위한 요식행위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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