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줄기차게 비판해 온 왕년의 프랑스 은막스타 브리지트 바르도(74)가 7일 미국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인 세라 페일린에게 "여성의 수치"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바르도는 이날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페일린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에서 "환경문제에 무책임한 페일린은 여성의 수치"라고 비난하고 오는 11월 대선에서 그녀가 패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바르도는 "페일린은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남성들의 책임을 부인하고 총기 소유권을 옹호함으로써 여성들의 수치가 되었다"라면서 "그는 가공할 위협이며 진정한 환경재앙의 상징"이라고 성토했다.
바르도는 북극곰을 보호하는 조치를 없앰으로써 동물들의 서식지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우려되는 북극지방의 석유 시추를 지지했던 점을 들어 "이런 모든 것들은 (페일린이) 책임감을 완전히 결여하고 있음을 보여줄뿐만 아니라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브리지트 바르도 동물보호재단'을 이끌고 있는 바르도는 자신을 '립스틱을 바른 투견'으로 비유했던 페일린에 대해 "어떤 투견도, 어떤 개도, 다른 어떤 동물도 페일린만큼 위험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페일린의 외모는 양날의 칼"
한편 페일린의 지지자들은 그의 외모에 대한 대중의 과도한 관심이 성차별주의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인대회에까지 나갔던 그의 외모를 적극 활용하는 양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7일 지적했다.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는 현재 페일린이 과거 미스 알래스카에 출전했을 당시 수영복 심사 장면이 올라와 있다. 이 영상은 지난 26일 이후 열흘만에 70만회 이상 재생됐다. 그 정도로 페일린의 외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방증이다. 공화당도 9월 초 전당대회에서 그를 '가장 추운 주에서 온 가장 뜨거운 주지사'라고 소개하는 등 그의 '여성성'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 존 조그비는 "페일린은 공화당에 신선한 얼굴을 제공해 초반 두 주간 오바마의 신선함을 빼앗는데 성공했다"라며 "난 그 신선한 얼굴이 예쁜 얼굴이었다는 점이 페일린에게 해가 되지 않았다는 걸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그비는 역대 대선에서 잘생긴 후보들이 득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외모에서 밀린 린든 존슨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사실로 볼 때 "멋진 외모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아메리칸대학 여성정치연구소의 카렌 오코너 소장은 언론이 여성후보의 외모와 복장을 경력보다 우선시하는 현상은 1992년 미국 여성의 정계 진출이 시작된 이래 꾸준히 계속된 현상이라며, 페일린이 자신의 매력을 정확히 알고 있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리노이대학 사회학과의 바버라 리스먼 교수는 페일린의 미모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 문화권에서 극단적인 여성성과 권력·특권은 상반된 것으로 간주된다"며 "전문적 환경에서 여성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여성은 심각한 인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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