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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구제금융안 부결…뉴욕 증시 9.11 때보다 더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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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구제금융안 부결…뉴욕 증시 9.11 때보다 더 폭락

부시 '식물 대통령'…국제 금융시장도 공황

미국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7000억 달러의 공적자금 투입을 골자로 하는 구제금융법안이 29일 하원에서 부결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미국 증시는 2001년 9.11 사태 당시 684포인트 하락보다 더 많은 777.68포인트가 폭락, 역사상 최대의 폭락을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이 공황에 빠졌다. 또한 국제 금융시장도 주가가 폭락하고 금값이 치솟는 등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공화당 반대가 결정적

이날 미 하원에서 실시된 금융구제안 표결은 찬성 205표, 반대 228표로 부결됐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는 65명만이 찬성했고 3분의 2인 133명이 반대했으며, 민주당에선 140명이 찬성하고 95명이 반대해 공화당의 반대가 부결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금융구제법안 부결 후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조지 부시 대통령은 긴급회의를 열고 후속대책 마련에 착수했으나 퇴임이 4개월 가량 남은 시점에서 중요 법안 처리에 실패함으로써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의회의 반란은 여당이 주도한 것이어서 부시는 '식물대통령' 상태로 남은 임기를 메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표결에 실망했다. 우리는 지금 큰 문제에 봉착해 있어 대규모 구제계획을 내놓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빠른 시간 안에 이번 부결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추가 방안을 마련, 의회 지도자들과 다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의회 지도자들의 정치력마저 한계를 보인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부결이 확정된 뒤 "우리에게 여전히 위기는 남아있다"면서 "오늘 일어난 일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하원은 구제금융관련법안을 처리할 때까지 휴회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일단 내달 2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수정안을 상정,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법안 처리는 빨라야 금주 후반에야 이뤄질 전망이다.

미 대선 후보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번 사태를 발판으로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는 하원에서 구제금융법안이 부결됐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라면서 금융시장 참여자들에 대해 침착성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는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은 우리 지도자들이 대책을 마련하는 데 실패하면 모든 노동자와 중소상공인 및 그 가족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의원들은 즉각 이 위기에 대처하도록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케인은 그러면서 "애초에 오바마는 개입하기를 원치 않았고 이후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면서 "옆줄에서 그저 바라보고 있는 것은 지도력이 아니다"라고 오바마를 공격을 빼놓지 않았다.
▲ 미 하원 지도자들의 법안 부결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공포가 미친 듯이 날뛰고 있다"

월가는 금융위기 확산에 대한 공포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대인 777.68포인트(7%) 폭락했다. 이에 대해 <마켓워치>는 증시가 '졸도했다'며 주가가 자유낙하를 했다고 표현했다. 이날 미 증시에서 사라진 돈은 1조 2000억 달러였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99.61포인트(9.14%) 떨어진 1983.73을 기록, 2000선이 무너졌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06.85포인트(8.8%) 떨어진 1106.42를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2005년 11월 수준으로 추락했고 나스닥은 2005년 5월 이후, S&P 500은 2004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리버트와이스리서치의 재커리 캐러벨 회장은 <CNBC>에 현 상황을 '패닉'이라고 규정하고 "공포가 미친 듯이 날뛰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제 금융시장 붕괴의 전형적인 순간에 놓여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세계 증시도 얼어붙었다. 유럽에서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주가지수가 직전 거래일인 지난 26일보다 5.30%나 떨어진 4,818.77로 마감했고,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주가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4000이 붕괴되면서 3953.48(-5.04%)로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주가지수도 직전 거래일보다 4.23% 하락한 5807.08로 장을 마쳐 리먼 사태 이후 종전 최저치 5860.98(17일)을 갈아치웠다.

중남미에서도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가 10% 이상 폭락해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멕시코 증시도 이날 5.5%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2만4197포인트로 마감됐으며, 아르헨티나 증시는 7.5% 떨어진 1565포인트를 기록했다. 칠레 증시도 4.9% 하락한 2648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또한 이번 사태로 경기둔화 가속화로 이어져 석유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10달러 이상 폭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10.52달러(9.8%) 떨어진 배럴당 96.37달러로 마감됐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7.1달러 하락한 배럴당 96.17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금과 국채 값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급등했다. 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지난주 종가보다 5.90 달러 오른 온스당 894.40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이후 장외 전자거래에서는 930달러까지 치솟았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24%포인트 떨어진 3.62%를 기록했고, 3개월 만기도 지난 주말 0.87%에서 0.32%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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