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민주당은 60년 정통 야당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며 비대위 출범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비대위원회의에서 "반성과 성찰, 혁신으로 국민 여러분 가슴에 작은 희망의 불씨를 심어주고자 맹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회의에 앞서 의원, 당직자, 당원 등 300여 명과 함께 현충원에 다녀온 그는 "통곡의 심정으로, 피 토하는 심정으로 섰다"며 참배 소회를 밝혔다. 문 비대위원장은 "일배는 대선 패배에 대한 통렬한 사죄, 이배는 왜 졌는가에 대한 깊은 반성과 참회, 삼배는 뼈를 깎는 각오를 다짐하는 의미를 부여했다"고 참배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른바 '회초리 민생방문'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오늘 국립현충원 민주묘지 참배에 이어 내일부터 광주와 전남을 시작으로 민생 현장을 돌며 국민께 회초리도 맞고 국민의 말씀을 경청해 강도 높은 혁신의 밑거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대선평가위를 조속히 가동해 민주당의 잘못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찾을 것"이라며 "정치혁신위와 전대준비위도 바로 시작해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수준의 혁신으로 백년 앞을 내다보는 새로운 민주당,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쇄신'한다더니 첫 회의서부터 비대위원 '입단속'
이날 '쇄신'을 거듭 천명한 문 비대위원장은 또한 '합심'과 '한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당론으로 확정되지 않은 것들을 불쑥불쑥 얘기해 당론인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대위원의 발언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제 인생의 한 가지 키워드를 뽑자면 '신뢰'이고, 신뢰의 시작은 한마음으로 쇄신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라며 "하나로 뭉쳐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비대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원외비대위원인 이용득 전 한국노총 노조위원장 발언 직후 이어졌다.
이 비대위원은 "뼈를 깎는 반성과 당내혁신을 이뤄내려면, 민주당의 127명 의원들이 한마음이 돼야 한다"며 "그런데 오늘 아침 현충원에 갔을 때 민주당을 대표하는 의원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일침을 놓았다.
그러자 문 비대위원장은 "오늘 아침 행사는 내가 보기엔 역대 제일 많은 의원이 참여했는데,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면서 "잘못 해석하면 전부 마음의 일치 안 되고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 참석 못 한 분들은 연락을 다 못 했거나 외국에 가거나 그런 사정이 있을 뿐이지 혁신의 의지가 없다든지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 비대위원의 발언 내용을 즉각 정정했다.
이어 언론을 향해 "오늘이 첫 회의라 조율을 하는 과정이 생략된 채 이런 발언이 나왔는데,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홍근 비대위원은 이번 비대위가 혁신형이 아닌 관리형에 가깝다는 언론의 지적을 의식한 듯 "비대위가 언론에서 한계가 있는 관리형이라고 보도되지만, 첫 단추를 잘 꿰어야 옷을 제대로 입는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비대위는 단순히 전대 준비만 하는 게 아니라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의미가 있다고, 그런 심정으로 일한다는 것을 알아달라"며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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