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온 국민의 환영 속에 귀국한 베이징 올림픽 선수단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며 떠오른 화려한 스타들 뒤에는 묵묵히 내일을 준비하는 비인기 소외 종목 선수들이 있습니다. 특히 예선 꼴지에 머물렀지만 그 누구보다도 환한 표정을 짓는 선수가 있는데요 바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국내 여자 카약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자력으로 출전한 이순자 선숩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이순자 선수와 함께 아쉬움과 기쁨이 함께 한 올림픽 그 순간과 카약에 대한 그녀의 열정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카약 국가대표 이순자 선숩니다. 이순자 선수는 1978년 전북 장수 출생으로 올해 호원대 레저사회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전주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카약을 시작해, 2000년부터 전국체전을 8연패했고 여자카약 한국기록을 3번 수립했습니다. 2002, 200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K-1 500m 부문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고 2006 도하아시안게임 K-2 500m 동메달, 2007 아시아선수권 K-2 1000m 2위를 차지했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선 국내 여자 카약 사상 처음 자력으로 자력으로 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 돌아오신 이후 환영식이 굉장히 많았죠?
이순자 : 네. 해단식과 환영식, 청와대에서 대통령님과 같이 오찬을 하고 팀의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환영식은 다 끝났나요?
이순자 : 다 끝났고 전라북도에서 환영식이 9월 1일자로 잡혀 있습니다.
박인규 : 혹시 거리에 다니시면 이순자 선수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던가요?
이순자 :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나가면 카약선수 이순자 아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고생 많이 했다, 수고했다고 파이팅이라고 얘기해 주셨어요.
박인규 : 계속 파이팅 하셔야겠네요. 좀 미안한 질문이지만, 이번에 우리가 금메달을 많이 땄잖아요. 메달 딴 선수들 보면 약간 부러운 생각 안 드세요?
이순자 : 어느 선수들이든 마찬가지일 거예요. 금메달 따고 싶은 마음은 다 있죠. 그렇지만 저도 개인적 능력이 있고 어떤 위치에 있는지 더 잘 알기 때문에 금메달을 향해 더 열심히 해야 되겠죠
박인규 : 카약 선수라고 하는데, 카누, 카약 다 배 타고 노를 젓는 거라고 알고 있는데 둘이 뭐가 다릅니까?
이순자 : 카누는 외날로 한쪽으로 젓는 것이고, 카약은 양날 노가 있어요. 양쪽으로 젓는 걸 카약이라고 합니다.
박인규 : 그럼 카약이 카누보다 빠를 것 같은데요
이순자 : 개인별로 능력이 다르니까 글쎄요...
박인규 : 아까 k1, k2... 이렇게 소개를 드렸는데 이건 뭐가 다른 겁니까?
이순자 : 카누, 카약의 약자를 k로 붙이고 1,2,4는 말 그래도 혼자, 두 명, 네 명
박인규 : 1인승, 2인승, 4인승 이런 거로군요. 그런데 보니까 국내 전국체전을 8연패나 했고 아시안게임에서 1,2,3등을 했으면 아시아에선 굉장히 톱클래스 선수라고 할 수 있는데 여자 카약 사상 자력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요
이순자 : 처음입니다. 26년만이라고
박인규 : 세계의 벽이 높다는 건데, 자력으로 진출했다는 건 예선전을 했다는 건가요?
이순자 : 아시아 선수들이 다 모여서 통틀어서 티켓이 나와요. 거기서 등위 안에 들어야 1등을 해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거죠
박인규 : 아시아에서 1등만 한 명 나가는 겁니까?
이순자 : 네
박인규 : 대단했군요. 그럼 1등 하신 거예요?
이순자 : 중국이 획득했었고, 전 2등으로 들어가서 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예선전 치르신 게 언제였어요?
이순자 : 5월 11일 5시 40분 정도에
박인규 : 어디에서..
이순자 : 일본 고마추에서 있었습니다.
박인규 : 그럼 아시아에서 몇 명이 참가한 건가요?
이순자 : 한 9명 정도요
박인규 : 대단한 거로군요. 이번에 저도 사실 카약 500미터 이순자 선수 경기하는 모습을 중계로 봤는데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그때 보니까 8명인데 꼴찌를 안 하면 다음 회전에 나간다고 했는데 그 옆 선수와 굉장히 경쟁을 하다가 안 되셨어요.
이순자 : 제가 미흡한 게 되게 많아요. 스타트도 너무 느리고, 그 날의 컨디션과 레이스는 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회는 없어요.
박인규 : 그 날은 많이 긴장은 안 했어요?
이순자 : 긴장보다는 금메달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제 기준에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긴장을 약간은 하되 그렇게 많이는 안 했습니다. 편안한 속에서 시합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그 날이 정확히 몇일이었는지 기억하세요? 8월 18일이었나
이순자 : 19일이요
박인규 : 긴장은 안 했고 나름대로 갖고 있는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래도 좀 아쉽지 않으셨어요. 마지막 들어올 때 보니까 베네수엘라 선수인가요? 카약 길이의 반쯤 되는 것 같은데
이순자 : 조금은 있죠. 하지만 거기에 대해 제가 아쉬움을 표현하면 앞으로도 더 많은 시합이 있는데 그로 인해서 더 제가 제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하면 앞으로 그런 운동을 더 많이 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인정할 건 하고 빨리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서 더 열심히 노력하자는 마음이었어요.
박인규 : 국내 카약 부문에서 전국체전 8연패, 내리 우승했고 한국 신기록을 세 번이나 세웠는데 올림픽에서 꼴찌했다, 굉장히 차이가 있는 건데. 실제로 세계에서 이른바 톱클래스 선수들과 겨뤄보니 어떤 점이 가장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던가요?
이순자 : 피부로 많이 와 닿았죠. 그냥 국내에 있을 때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많이 차이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같은 무대에 섰을 때 시합을 딱 뛰고 나서 느낌은 정말 세계의 벽은 정말 크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실적으로 많이 느꼈어요.
박인규 : 그때 중계를 보니까 진짜 스타트가 조금 늦는 것 같더라고요
이순자 : 많이 늦는 편입니다.
박인규 : 중간에는 사실 많이 따라잡았어요.
이순자 : 제가 스타트보다는 라스트가 좋아요. 그래서 스타트를 만이 보강해야 되는데 더 많이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올림픽에 가서 굉장히 나름 고생이 많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경기장 출입할 수 있는 카드도 없었다고 하고
이순자 : 카드도 없었다는 건 과장이고, AD카드 자체가 여권이름과 제 카드 이름이 스펠링이 좀 달라요. 그래서 오차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 현지에 갔을 땐 본부에서 사람이 나와서 잘 해결해서 들어갔습니다.
박인규 : 서포터도 없고 혼자서만 다닌다, 외톨이다 이런 식으로 보도됐는데 실제로 그랬던 겁니까?
이순자 : 실제로 그렇진 않고, 혼자 가긴 갔어요. 혼자 가서 제가 물어보고 궁금한 거 있으면 직접 본부에 가서 물어보고 운동도 하고 생활도 같이 하고 그런 게 좀 있었습니다.
박인규 : 배를 자기 배를 가져갔어야 되는데 현지에서 빌려서 해서 기록에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이순자 : 맞아요. 그런 말씀 되게 많이 들었습니다. 왜 배를 안 가져갔냐, 돈 때문에 그러냐. 되게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국내에서는 저희가 전지훈련을 가게 되면 배를 현지에서 렌탈해요. 저희는 그걸 당연하다는 걸로 알고 있고 올림픽 나갈 때도 현지에서 배를 렌탈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려니 묵묵히 받아들였는데 여기저기서 물어보고 아이러니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박인규 : 다른 나라 선수들은 자기 배를 가져왔습니까 대개?
이순자 : 가져왔죠.
박인규 : 우리는 가져오는 걸 모르고 빌려서 하는 거라고 알고 있었군요
이순자 : 그렇죠. 그래서 배를 빌렸을 때 국내에서 타던 배는 자기 몸에 익숙해져 있잖아요. 그런데 거기서는 발판을 다 맞춰야 되고 내 몸에 맞춰서 타야 되기 때문에 처음엔 익숙치 않아요. 하루 이틀 타면 그래도 처음보단 나아요.
박인규 : 비용, 돈이 없어서 못 가져간 건 아니고 그냥 빌려서 하는 거라고 알고 갔군요.
이순자 : 네. 당연히 저희는 그렇게 알고 갔는데 주위 분들이 그렇게 물어보시니까 저는 또 어떻게 대답할 수가 없죠. 선수로선 내부적인 사항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박인규 : 만약에 이순자 선수가 국내에서 즐겨 타던 카약을 가져갔으면 기록이 좋지 않았을까요?
이순자 : 그런 건 없지 않아 있죠. 배에 따라서 1,2초 차이는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박인규 : 아깝네요. 다음에 가실 땐 가져갔으면 좋겠습니다.
코치도 헝가리 분이라고 하던데 말이 안 통했다고 해서, 그럼 말도 안 통하는 분을 어떻게 모셨나 이런 생각도 했어요.
이순자 : 생활하는 건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제가 어디를 어떻게 가야 되고 그런 걸 물어봐야 되는데 일단은 선수촌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알려주고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하는 게 번거로웠고, 경기장 가면 외국인 코치님이 영어를 하기 때문에 그때는 많이 편했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어쨌든 국내 여자 카약 사상 처음으로 자력으로 올림픽에 나갔고 후회 없이 경기했는데 과정을 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요
이순자 : 아무래도 올림픽 나가기 전에 혼자 운동했던 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걸 누군가가 옆에서 해줘야 되는데 혼자 운동하니까 배가 나가는지 안 나가는지조차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같이 운동하다 혼자 하려다 보니 외로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중국 가서 외로움을 되게 많이 탔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카약 선수들이 국내에 별로 없나요?
이순자 : 많이 있긴 한데 올림픽을 나가니까 티켓이 한 장이니까 한 명으로 잡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혼자 운동했어요.
박인규 : 만약에 다음 런던올림픽이랄지 다시 나가게 되면 이 부분은 더 잘 준비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순자 : 아무래도 아까 말씀하셨듯이 제가 스타트가 너무 늦고 기술적인 면이 우리나라가 좀 많이 부족해서 그래서 그걸 보완하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성적을 낼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이순자 선수 소개한 언론보도를 보니까 집안에 형제가 굉장히 많아서 어렸을 때부터 자립심이 컸다고 하던데
이순자 : 저는 가족들의 힘이 되게 큰 것 같아요. 물론 주위에서 격려와 관심, 그리고 국민들이 많이 응원해 줘서 시합을 잘 무사히 마쳤는데 그 한 가정에서 가족들 때문에 많이 힘이 됐어요. 가족이 2남9녀에요
박인규 : 몇째에요?
이순자 : 제가 8번째에요. 제가 어렸을 때 아빠 술심부름을 되게 많이 했어요. 딸들이 되게 많은데 그 사람 속에서 제가 심부름을 되게 잘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 술심부름 하고
박인규 : 술심부름이면 막걸리 받아오는 건가요?
이순자 : 맞아요. 하루는 막걸리를 받으러 가게에 갔는데 개한데 물렸어요. 그런데 술을 엎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술을 흘리지 않고 가져갔어요. 그런데 아빠가 하시는 말씀이 저는 아파 죽겠는데 우리 딸 최고라고 아빠 술도 흘리지 않고 가져왔다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어렸을 때의 그 최고라는 말이 제 추억 속에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그 최고라는 단어가 제가 여기에 있기까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해봤어요.
박인규 : 아빠 심부름하다가 팔 힘이 늘어서 카약을 하신 건 아닌가요?
이순자 : 그랬을 수도 있죠. 그리고 궂은일도 되게 많이 했어요. 엄마 아빠가 힘세다는 이유로. 그리고 뭘 시키면 딱부러지게 하는 성격이라 되게 많이 시켰던 것 같아요. 그것으로 인해서 제가 카약 국가대표도 되고 메달도 따지 않았나,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원래는 육상 했다면서요?
이순자 : 네. 중학교 때, 전문적으로 한 건 아니고 잠시 그냥 군에서 시합해서 메달 따고 그런 게 있었어요. 체육 선생님께서 체육고등학교를 가라. 그래서 지망을 육상으로 했는데 체고 카누 감독님이 카누 실기를 보더라고요. 로프 타는 거, 푸쉬업, 턱걸이도 있었는데 그걸 다 통과했어요. 그랬더니 카누 감독님께서 너는 카누를 하면 꼭 국가대표가 될 거라고, 너는 자격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그 선생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이순자 : 채병양 선생님이신데 지금은 정년퇴임하셨어요.
박인규 : 고등학교 1학년 때면 몇 년도죠?
이순자 : 94년도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 그로부터 한 6년 뒤에 계속 전국체전을 우승한 거로군요.
이순자 선수가 생각하기에 카약의 매력은 어떤 겁니까?
이순자 : 물살을 가르고 물소리가 들리는 그게 제 귓가에는 음악소리로 들리더라고요. 그게 진짜 타보지 못한 사람은 못 느끼죠. 카누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박인규 : 언론보도 보니까 카약, 카누 국가대표가 되려면 물에 한 천 번 정도는 빠져야 된다고 하던데
이순자 : 맞아요. 처음 배웠을 때 물에 많이 빠져야 배를 잘 탄다고 들었어요. 친구 중에서 제가 제일 늦게 배웠어요. 그런데 운동은 제가 제일 늦게 지금까지도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천 번 이상 빠져야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만큼 빠진 것 같습니다. 세어 보지는 않았는데
박인규 : 배가 뒤집히나요 가다 보면? 그래서 빠지는 겁니까?
이순자 : 네. 아예 가기 전에 빠지죠. 타기 전에, 타고 나서 바로 빠지고. 훈련이 되게 많이 필요한 종목이에요.
박인규 : 천 번을 확실하게 빠지신 거예요?
이순자 : 세어 보지는 않았는데 그 정도는 빠졌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난 2월에도 말레이시아에서 지옥훈련을 강하게 했다던데
이순자 : 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에 배를 못 타요 추워서. 그래서 말레이시아로 수상훈련 하러 갔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오전 오후 수상훈련 하고 이틀에 한 번씩 헬스하고 러닝하고 그런 혹독한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박인규 : 카약, 카누를 잘 하기 위한 신체조건은 뭡니까? 필 힘입니까?
이순자 : 그것도 있지만 모든 운동이 마 마찬가지 같습니다. 체력과 기술적인 요인이 되게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력, 파워, 근지구력 그런 운동이 다 무슨 종목이든 필요하고 저희 카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올림픽 갔다 오셨고 언제 다시 훈련 시작합니까?
이순자 : 다음주부터 전국체전이 중요한 시합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고 지금부터 준비해야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전국체전이 10월인가요?
이순자 : 10월, 11, 12일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번에 또 우승하시면 9연패 하시는 건데
이순자 : 제 꿈이 10연패입니다.
박인규 : 자신 있습니까?
이순자 : 자신 있습니다.
박인규 : 한 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박인규 : 올림픽에 자력으로 갔다 오셨어요. 물론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세계에서 잘 나간다는 선수들과 겨뤄봤고, 본인이 갔다온 느낌, 소감이랄까, 배운 게 있다면 어떤 게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순자 : 올림픽으로 인해서 세계적인 선수와 같은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영광이고 배울 것도 많았습니다. 세계의 벽이 크다는 게 피부로 와 닿았고 제가 어떻게 운동해야 될지 구상이 잡힌 것 같습니다. 아직도 멀었구나 생각하거나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지금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국내에 지금 카누, 카약을 하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됩니까?
이순자 : 5,6백 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카누나 카약을 위한 훈련장 같은 게 따로 있나요?
이순자 : 각 시, 도마다 있긴 한데 너무 열악해요. 그리고 주경기장은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미사리 경기장이라고, 그런데 거기도 경정이 하기 때문에 많이 훈련하는 데....
박인규 :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군요.
이순자 : 네. 그리고 대회가 1년에 6번 정도밖에 없습니다. 많이 열악하죠.
박인규 : 이순자 선수는 소속팀이 있습니까?
이순자 : 네. 전북체육회팀으로 돼 있습니다.
박인규 : 아직 많이 미비하군요
이순자 : 많이 열악하고 지원도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여자 핸드볼 같은 경우는 금메달도 따고 지난번에 아주 아쉽게 은메달, 이번에 동메달 땄잖아요. 비인기종목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우생순이란 영화도 나오고 국민들이 많이 알고 지원이 있는 것 같은데, 카약도 메달을 따야 지원이 생길까요?
이순자 : 제 생각에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우리 선수들 같은 경우 일단은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박인규 : 메달을 따고 나서 지원할 게 아니라
이순자 : 네. 메달을 이 열악한 속에서 딸 수 있지도 없지도 않고, 불가능도 없지만, 그래도 너무 열악하다보니 지원을 해서 메달을 따게 하면 어떨까 생각을 잠시 해보는데 금메달을 따서 지원해 주겠다는 건 현실적으로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메달을 따기 위해서 지원이 필요하지 따고 나서 지원하는 건 소용없다.
그런데 카누나 카약에 대한 지원 어떤 게 필요할까요?
이순자 : 지금부터 지금 당장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시간을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선수를 영입해야만 10년, 20년 뒤에는 세계적으로 진짜 우뚝 설 수 있는 우리나라 카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박인규 : 지금부터 하려면 경기장도 만들어야 되고
이순자 : 경기장도 있어야 되고 잘 하는 선수들 뽑아서 외국으로 전지훈련을 시키든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투자해서 키워나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거든요. 저도 그렇고 선수들, 임원들 다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딱 하기에는 많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생각은 하는데 실천이 힘들다는 거죠. 거기 이외에 다른 게 많이 있어서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죠.
박인규 : 연습할 장도, 대회를 할 경기장도 필요하지만 선수들 입장에선 어딘가 소속이 돼서 계속 훈련할 수 있는 팀 같은 게 필요할 텐데, 중고등학교, 대학교에 카약, 카누 팀이 많이 있습니까?
이순자 : 다른 팀에 비해서 많이 없는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봐서는 그 힘든 운동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래서 유지하기도 힘든데 만약 지원을 하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생각해요
박인규 : 실업팀도 없겠네요.
이순자 : 있긴 한데 그다지...다른 종목보다는 많이는 없죠.
박인규 : 그래도 이순자 선수가 국내 카약 부문에서 1인자니까 혹시 후배들 중에서 카누나 카약을 좀 하고 싶다, 와서 상의하는 후배들은 없습니까?
이순자 : 그렇죠. 그런 얘기 많이 하죠. 일단 지원을 해서 금메달을 따는 게 있어야 되는데 없으니까 너무 폭폭하고 그런 얘기를 많이 하죠. 걱정을 되게 많이 해요. 다른 종목도 다 똑같을 거예요. 비인기종목의 단점은 다 갖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똑같은 종목이다 보니까
박인규 : 제가 여성의 나이를 운운해서 뭐합니다만, 이순자 선수도 30대에 들어가니까 말하자면 후계자를 키워야 되는데, 대학이나 실업팀에 혹시 뒤를 이을 만한 유망한 선수들이 좀 눈에 보여요?
이순자 : 보이긴 하죠. 많이 올라오고 있는 선수들이 있어요. 그 선수들을 키워서 장기적으로 투자했으면 좋겠다고 많이 생각하죠.
박인규 : 어쨌든 이번에 자력으로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했고 앞으로 4년 뒤에 런던올림픽이 열리는데 여기도 출전할 계획이십니까?
이순자 : 만약 제가 그때도 운동을 하고 있다면 출전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해서
박인규 : 그때도 역시 아시아 예선을 거쳐야 됩니까?
이순자 : 당연하죠.
박인규 : 체력에 자신 있으십니까?
이순자 : 자신 있어요 이제는.
박인규 :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대해보고요.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많이 성원해 주셨는데 청취자나 국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마무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순자 : 올림픽으로 인해서 카누가 어떤 종목이다라는 걸 알려준 데 대해서 감사하고,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까 관심이 많이 없었습니다. 올림픽이 끝났다고 해서 그게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격려 많이 해주시면 그 힘으로 인해서 우리나라 카누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응원과 격려 많이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인규 : 뭐든지 간절히 소망하고 열심히 하면 다 이뤄진다고 하더라고요.
이순자 : 그래서 저도 십 몇 년 동안 한 단계적으로 올림픽에 간다고 해서 순간적으로 된 게 아니고 한 단계 한 단계 목표를 이루다 보니 이렇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만 같고 영광이죠.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순자 선수가 올림픽 자력 출전이라는 한 단계를 밟았으니까 언젠가 또 후배들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지도 모릅니다.
이순자 : 네. 지금은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걸음 세 걸음 걷다 보면 10년 20년 뒤에는 세계적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우리나라 카누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박인규 : 앞으로 선수로, 또 어쩌면 지도자로서도 카누, 카약 발전에 많이 기여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순자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한 카약 국가대표 이순자 선수와 함께 아쉬움과 기쁨이 함께 한 올림픽 그 순간과 카약에 대한 그녀의 열정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