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의 금빛 물살이 폭염 속 베이징을 시원하게 출렁였다.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19.단국대)은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1초86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두드리며 1위로 골인했다.
한국 수영이 올림픽에 도전한지 44년 만에 나온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한 것이다.
작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월드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박태환은 가장 어렵다는 올림픽에서도 우승하며 이 종목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박태환에 이어 장린(중국)이 3분42초44 2위로 골인했고, 3분42초78의 라슨 젠슨(미국)이 동메달을 가져갔다.
기록도 좋았다. 전날 예선에서 3분43초35로 한국기록을 세우며 전체 3위로 결승에 진출했던 박태환은 1.49초를 더 줄이며 한국 신기록을 하루 만에 더 단축했다. 장린에게 빼앗겼던 아시아신기록도 다시 찾아왔다.
은퇴한 '인간어뢰' 이안 소프가 2002년에 작성한 3분40초08의 세계기록에는 못 미쳤다. 그래도 박태환의 이 기록은 세계 수영 사상 두번째로 빨리 헤엄친 것이다. 이전까지는 그랜트 해켓이 2001년 작성한 3분42초51이 2위였다.
올해 세계랭킹에서 자신보다 약간 앞서 있는 2번 레인의 그랜트 해켓(호주), 4번 레인 라슨 젠슨(미국)의 사이인 3번 레인에 배정받은 박태환은 0.69초의 가장 빠른 출발 반응으로 보이며 힘차게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처음 50m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해켓이 예상대로 빠르게 치고 나왔기 때문이다. 해켓이 25초82로 가장 먼저 들어왔고 박태환은 26초24로 4위였다.
하지만 첫 턴 이후 박태환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53초97에 턴을 한 해켓과 거의 비슷한 54초07에 100m 지점을 찍었다.
경기는 해켓과 박태한의 맞대결로 진행됐다. 150m 지점에서 박태환은 해켓에 0.04초 뒤진 1분22초45로 돌았고 마침내 200m 지점에서는 역전에 성공했다. 박태환이 1분51초03을 찍었고 해켓은 1분51초07이었다.
이후부터 박태환의 팔과 다리 엔진은 최대 출력을 냈고 박태환은 해켓보다 사람 키 하나 차이로 앞서갔다. 300m 지점에서는 2분47초10으로 해켓(2분48초00)을 1초 가량 앞질렀다.
마지막 턴인 350m에서 계속 따라오던 해켓이 떨어져나갔다. 초반에 힘을 너무 많이 썼는지 막판 지구력이 달린 것. 그러나 해켓보다 8살이나 어린 박태환은 아직 수백m는 더 치고 나갈 힘이 남아 있었다.
3분14초79로 350m를 돌았을 때 박태환은 이미 독주 체제를 확보했고 마지막 50m 구간에서 힘차게 팔을 젓고 발을 차며 금메달을 향해 골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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