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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림픽 사상 최다 메달 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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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국, 올림픽 사상 최다 메달 딸 수도"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8/08] 스포츠 평론가 조동표 선생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제29회 베이징 올림픽이 오늘 개막을 합니다. 앞으로 6시간 30분 후에 있을 개막식을 향해 전 세계 60억 인구의 관심이 베이징으로 모아지고 있는데요 오늘을 위해 지난 4년 동안 준비해온 각국의 세계적인 선수들은 앞으로 17일 동안 힘과 기를 겨루게 되고 베이징에 입성한 우리 선수단 역시 종합 10위권 수성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스포츠계 원로이자 스포츠 평론가인 조동표 선생을 초대해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전망하고 우리나라 올림픽 출전의 역사와 영광의 얼굴들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스포츠 평론가 조동표 선생입니다. 조동표 선생은 1925년 서울 출생으로 46년 보성 전문학교 경상과를 졸업했고 49년 KBS의 전신인 서울중앙방송국 보도계 기자로 입사했습니다. 이후 한국일보 체육부 기자를 거쳐 일간스포츠 체육부장과 편집부국장, 논설위원을 역임하는 등 40년간 스포츠 기자로 활약했습니다. 1988년 한국일보를 정년퇴직 후 방송 출연과 스포츠 칼럼 집필 등을 통해 스포츠 평론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드디어 베이징 올림픽이 개막하는데요. 중국에서는 100년을 기다렸다고 말들 하는데, 60년 동안 스포츠 기자활동을 해오신 선생님께서도 상당히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조동표 : 직접 현장에 가서 꼭 취재하고 싶었어요. 8.15 전에 학교 다닐 때 중국어를 열심히 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중국어 의사표시는 어지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국제경기대회를 통해서 중국인 기자들,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거든요. 스포츠맨들도. 그러니까 이번 북경 올림픽 대회에 간다면 꼭 그들과 같이 정보를 교환해가면서 멋진 취재활동을 펼치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제가 25년생이에요. 금년 나이 84살입니다. 아무래도 집사람을 비롯해서 아이들이 가지 말라고, 가면 노망이라고 해서 가지 않고 국내에서 취재하려고 하죠.
  
  박인규 : 뵈니까 한 60대 정도로밖에 안 보이시는데요. 이번 올림픽이 29회 째인데요, 다들 아시겠지만 아시아에서는 64년 일본 도쿄, 88년 한국 서울에 이어 세 번쨉니다. 올림픽의 베이징 개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세요?
  
  조동표 : 64년 도쿄 올림픽 대회, 88년 서울 올림픽, 그 사이가 24년이에요. 그리고 금년이 2008년... 88서울 올림픽 열리고 20년 만이에요. 올림픽이 이렇게 열기 힘듭니다. 열겠다 해서 열 수 있는 대회가 아니에요. 그래서 이런 대회 열 때마다 국민의 민족의 힘을 보여주겠다 온 세계에. 그래서 굉장한 노력을 기울이거든요. 그때마다 도쿄 올림픽, 서울 올림픽, 북경 올림픽 대회를 하면서 동양인들이 얼마나 우수한 능력을 갖고 있는가 보여줄 수 있는 무대에요. 저로서는 훌륭한 대회가 되어줬으면 좋겠다 하고 바랍니다.
  
  박인규 : 이제까지 올림픽이 서양의 독무대였다면 동양의 잠재력이랄까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중국 사람들한테는 조금 기분 나쁜 소리일 수 있는데 약간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요. 베이징 자체가 환경적으로 안 좋다 또 하나는 테러 문제, 티베트나 신장 위구르에서, 72년 뮌헨 올림픽이나 80년 모스크바, 84년 LA올림픽은 반쪽 대회 아니었습니까. 이번에 그렇게까지 나쁜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지요.
  
  조동표 : 중국이 공산당 1당 독재지요.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땅덩어리도 넓고 인구 13억이고, 그 사람들이 몇몇 공산당 중심으로 통치하려니 여러 가지 모순이 많이 벌어집니다. 더더군다나 개혁 개방이라고 해서 최근에 물질문명이 급속도로 발전하지 않습니까. 거기에 따라서 환경이 더러워진다든가, 혹은 다민족국가인데 그들을 한 민족으로 눌러서 통치하려니 여러 가지 반항도 있고.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 잘 살다 보니 지방 관료들의 부패가 막 일어나요. 그러니까 거기에 따라서 일반 민중들의 반항도 있고,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올림픽 대회를 열면서 그 나라의 민주화가 촉진된다, 민주화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올림픽이 참 좋은 거예요. 우리는 88올림픽유치하고 나서 야간 통행금지 없어졌어요. 컬러TV도 보게 되고 상당히 자유롭게 되고 북방외교의 길이 열렸습니다. 88올림픽을 계기로. 이런 부산물이 있는 거죠
  
  박인규 : 국민의 관심은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메달을 몇 개 따서 몇위를 할 것이냐 여기에 몰릴 것 같은데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9위를 했어요. 이번에는 금메달을 10개 따서 종합 10위권 안에 들겠다. 이른바 텐텐 프로젝트라고 하던데, 조동표 선생님은 어떻게 전망하세요?
  
  조동표 :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금메달 제일 많이 딴 게 88서울 올림픽 12개입니다. 그 다음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2개에요. 제 생각에는 체육계에서는 텐텐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국가 단위로 올림픽에 나간 게 1948년 런던 올림픽인데 그때 이래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딸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되는군요.
  
  박인규 : 더 기대해도 좋다.
  
  조동표 : 네. 우리가 단골로 금메달 따는 종목이 있습니다. 양궁, 태권도, 레슬링, 유도... 단골로 따요. 여기에 역도인데, 우리 장미란 선수 있죠. 여자 선수. 가장 무거운 체급이 니가는데 라이벌이 안 나온다. 무솽솽 선수. 그러니까 우리 장미란 선수의 우승은 틀림없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역도에서 한 세 개는 따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제가 한 번 태릉선수촌에 가봤어요. 그랬더니 사재혁 선수라는 남자 선수인데 체급이 77KG급인데 세계 타이기록, 세계 최고기록이란 얘기에요. 사재혁 선수
  
  박인규 : 언론 보도에서 잘 못봤는데 말하자면 다크호스들이 많은 모양이네요
  
  조동표 : 네. 그걸 보고 이 선수 금메달입니까? 했더니 조심스럽게 전망합니다, 그런 얘기였어요. 그런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저는 아무래도 12개가 지금까지 제일 많이 딴 올림픽이었는데
  
  박인규 : 기록을 깰 수도 있다. 우리가 육상이나 수영에서는 메달을 못 땄잖아요. 이번에 박태환 선수가 수영 자유영에서 금메달 따는 거 아니냐 기대하고 있는데. 조 선생님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하는 선수가 있다면 어떤 선수입니까?
  
  조동표 : 역시 박태환 선수죠. 혁명을 일으킨 선수에요. 우리나라 스포츠의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우리가 수영에서 때때로 메달을 딴 적이 있어요. 그건 아시아 대횝니다. 올림픽에선 없어요.
  
  박인규 : 조오련 선수나 최윤희 선수
  
  조동표 : 네. 그런데 이 선수 혁명을 일으킨 게, 세계선수권대회 나가서 우승을 어떻게 합니까. 수영, 후진종목인데 세계선수권대회 나가서 당당히 우승을 했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스포츠에 혁명을 일으켰다. 이 선수가 과연 이번에 남자 자유영 400미터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냐, 혹은 그 거리를 좀 더 길게 해서 남자 자유영 1500미터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냐. 그리고 세계 강호들과 어떻게 대결할 것이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죠.
  
  박인규 : 조 선생님께서는 역대 올림픽 사상 최대의 메달을 딸 수도 있다고 기대하셨는데 우리나라 이웃나라 이웃나라고 기후도 비슷하고 시차도 없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조동표 : 그렇죠. 우리나라 선수들이 본진은 우선 100명 정도 갔어요. 나머지 선수들은 컨디션 봐서 태릉 훈련소에서 내내 훈련하다가 출전 시간 맞춰 하나둘 떠나거든요. 상당히 과학적으로 막바로 이웃나라기 때문에 과학적인 견지에서 선수들 컨디션을 상의해가면서 이동하는 것인데, 그 이동계획 참 잘 세웠다고 제가 감탄했죠.
  
  박인규 : 컨디션을 최상으로 올릴 수 있는 시점을 택해서 가는 거군요. 반면에 중국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노리고 있어서 중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텃세 판정이 나오지 않겠느냐, 우리 선수들에게 불리하다는 예상들이 많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조동표 : 좀 골치아프죠. 예를 들면 배드민턴, 우리 잘 하거든요. 중국이 잘 합니다. 이 배드민턴 부심이 있어요. 부심은, 셔틀콕을 날렸다,.. 그럼 셔틀콕이 경계선 밖에 떨어졌느냐 안에 떨어졌느냐를 판정하는 게 부심이에요. 부심이 전부 중국 사람입니다. 중국인들이 애국심을 발휘하느냐 발휘하지 않느냐, 이것도 봐야겠어요. 만약 애국심을 발휘해서 안에 들어가서 세이프인데 아웃이라고 하면 그만이에요.
  
  박인규 : 중국 선수와 할 때는 진짜 평소보다 더 기량을 발휘해야겠네요
  
  조동표 : 그렇죠. 절대적으로
  
  박인규 :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발휘할 테니까.
  일각에선 진짜 이번 대회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칠 것이냐도 관심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조동표 :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지난번 아테네 올림픽에서 미국이 금메달 35개를 땄어요. 2등이 중국이에요. 금메달 32개입니다. 3개 차이거든요. 자, 제 나라에서 열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텃세를 아주 미묘한 시점에서 부린다면 가능합니다. 역전이라는 게, 지금 중국이 잘하는 것이 남자 110미터 허들에서 류시앙이란 선수가 지난번 아테네에서 우승했는데, 최근에 조금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하죠. 그런 점으로 봐서 육상경기, 수영경기는 미국이 절대적으로 강해요. 그러나 중국이 강한 종목이 많습니다. 탁구, 배드민턴, 체조가 또 강합니다. 그리고 수영, 레이스는 못해도 다이빙이 있고, 종목 많아요. 그러니까 이런 걸 막 끌어 모아서 한다면 까딱하면 미국을 능가할 수 있을지 모르죠.
  
  박인규 : 그것도 관전포인트네요. 조동표 선생님이 올림픽을 직접 현장에 가서 취재해 보신 건 언제가 처음입니까?
  
  조동표 : 64년 도쿄 올림픽 때
  
  박인규 : 우리나라가 올림픽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48년 런던 올림픽 때죠?
  
  조동표 :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해볼까요? 손기정 선수가 36년 베를린 올림픽 때였는데, 우리나라 사람이 출전한 건 32년이에요.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 우리나라 선수가 세 사람 출전했어요. 일본 대표로 나갔는데 한 분은 권태화씨 한 분은 김은배씨. 이 두 분이 마라톤에 나갔어요. 한 나라에서 마라톤은 세 선수밖에 출전 못하는데 일본 선수 셋 가운데 두 선수가 우리나라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분이 황을수씨라고 복싱선수였어요. 이 세 분이 1932년에 나갔는데 그때가 처음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손기정 선생이 마라톤에서 우승했던 36년 베를린 올림픽 대회. 그때도 한 7분이 복싱, 축구, 농구, 마라톤에 나갔고. 그리고는 전쟁 때문에, 제1차 세계대전 때문에 1940년, 44년에 올림픽이 열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48년에 열렸는데 그때 우리나라가 태극기를 들고 출전했습니다. 그러나 선수단 명칭은 코리아였어요. 다른 게 뭐냐 할 것 같으면 대회가 8월 14일에 끝났습니다. 우리나라가 8월 15일에 정부 수립했죠. 그 전날에 끝났으니까, 대한민국 이름으로 출전한 건 51년 헬싱키 올림픽인데 그때 대한민국...
  
  박인규 : 우리나라 스포츠 기자가 현장에 간 건 도쿄 올림픽이 처음입니까 그러면?
  
  조동표 : 48년 런던 올림픽 때 민재호 씨라고 경성방송국 방송과장이에요. 아나운섭니다. 이 분이 48년에 현장에 가서 BBC 방송채널을 빌려서 하루 15분씩 한국 선수단의 활약상을 보도했어요. 뉴스로.
  
  박인규 : 중계방송은 아니고. 이제는 우리나라 스포츠 기자들이 북경 올림픽에 수백 명 갈 것 같은데 도쿄 올림픽 이후로 많은 올림픽을 보시지 않았습니까. 가장 감격 깊은 건 역시 서울올림픽인가요?
  
  조동표 : 그렇죠. 제가 제일 먼저 해외취재를 한 게 1962년이었어요. 그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제4회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렸습니다. 그때 취재하러 갔죠. 그런데 그때 제4회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었는데 소련이 지어줬다고 해요. 그런데 아주 시설이 얼마나 좋으지 서울운동장의 허허벌판 육상경기장 시설을 보고 나서는 이건 비교가 안 돼요.
  
  박인규 : 그 당시에는 인도네시아가 우리보다 훨씬 나았군요. 어떤 면에서
  
  조동표 : 그때 생각이 우리나라는 언제 아시아대회라도 열어보나 그런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올림픽을 연다니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 내가 체육기자로 평생을 마쳤는데 이런 올림픽 대회를 여는 영광을 갖게 된다. 그 취재 보도하는 영광을 갖는 이런 때가 다 오는가, 그런 감회를 느꼈어요. 참 고마운 올림픽 대회였습니다.
  
  박인규 : 올림픽을 현장에서 취재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사건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조동표 : 많았어요. 64년 도쿄올림픽 대회는 신금단 신문준씨 부녀상봉 현장에도 있었고. 서울올림픽 대회는 남자 100미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람이 누구냐를 결정하는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벤 존슨 캐나다 선수가 우승했는데 이 선수가 약물복용으로 금메달을 빼앗기는 거예요. 그 순간도 있었고. 그랬습니다만 제가 가장 감격스러운 장면이라고 할 것 같으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대회. 대회 제일 마지막 종목, 마라톤이에요. 황영조 선수가 우승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선수 관련해서는 특별한 화제를 하나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선수가 92년 2월에 일본의 벳부 오이타 국제 마라톤대회에서 2등을 했는데, 이 선수가 낸 기록이 어마어마했습니다. 2시간 8분 47초에요. 그 전까지 우리나라 최고 기록이 2시간 11분 2초거든요. 그 현장에 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감격했어요. 그 날 저녁 파티가 열렸는데 그 날 레이스를 해설한 사람 소 다케시라고 일본의 유명한 사람이 나왔어요. 당신이 황영조 선수한테 해줄 말이 있다면 무엇이냐 했더니, 먼저 교만해지지 말아라. 그 다음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대회 그 코스는 1등한 사람이 멕시코 선수인데 이 선수의 코스가 아니라 황영조의 코스다. 뭐냐면 오르내리고가 많다는 거예요. 올라갈 때는 다리 긴 사람이 좋은데 내려갈 때는 짧은 사람이 유리하다.
  
  팍팍 내려갈 수 있어서. 그러니까 바르셀로나 코스는 황영조의 코스다. 세 번째, 황영조 선수가 3월에 도하 마라톤이 있다고 들었다. 지금 2월이다. 그런데 2월에 뛰고 3월에 뛰고. 설사 세 선수.. 아까 마라톤 한 나라에서 세 선수 나간다고 했죠. 세 선수에 들어간다고 해도 피로가 쌓여서 바르셀로나에서는 실패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미 여기서 낸 기록 아주 좋으니까 그 기록을 이미 낸 기록으로 삼고 국내에서는 빠지고 직접 바르셀로나에 나가는 게 어떠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옆에 정봉수라고 코치가 있습니다. 이 사람이, 조 형... 돌아가면 내가 얘기하면 우리 선수 감싼다는 얘기 하니까 지금 그 얘기 들었죠? 국내 돌아가서 그 얘기 좀 해달라고 부탁해요. 그래서 국내에 돌아갔습니다. 당시 육상경기연맹 박정기씨라는 분이 있는데, 이 양반이 일리가 있네 그러더니 이 양반이 끝끝내 육상경기연맹 이사회에서 그걸 통과시켰어요. 그래서 황영조 선수가 국내에서 달리지 않고 현장에 나가서 우승했던 것이죠.
  
  박인규 : 황영조 선수의 금메달이 일조하신 거네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선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조동표 선생님 활동하실 때만 해도 스포츠 기자가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떻게 해서 체육기자의 길을 걷게 되셨습니까?
  
  조동표 : 49년에 제가 서울 중앙방송국에 보도기자로 들어갔어요. 방송과장이 민재호씨라고 런던 올림픽 취재했던 그 분이에요. 그 분이 스포츠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고 아나운서 출신인데 농구, 축구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어서 그 라디오 중계방송이 아주 명방송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하루는 부르시더니 자네 스포츠 기자 한 번 해보지 않겠는가, 이런 말씀을 하세요. 뭐냐면 라디오에 황금시간이란 게 있습니다. 낮 12시 방송이 황금시간, 저녁 7시, 저녁 9시 방송이 황금시간이거든요. 그런데 황금시간대에 라디오 뉴스가 끝나면 9시 15분이 되는데 그 9시 15분 이후 10분 동안 시간 줄 테니까 스포츠 뉴스 한 번 채워봐라 그런 말씀이었어요. 원래 스포츠 구경 좋아하니까 하겠습니다 했죠. 그것이 체육기자의 시초였어요.
  
  박인규 : 저희는 사실 아나운서 하면 임택근 이강재 이런 분 생각하는데 민재호라는 분이 계셨군요. 요즘 젊은이들이 스포츠 기자에 관심이 많아요. 종목별로 특화돼서 축구 전문, 농구 전문 이런데 스포츠 기자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제일 필요한 겁니까?
  
  조동표 : 먼저 기록경기를 취재해 봐라. 육상, 수영, 역도 이런 게 기록경기거든요. 그런데 아주 재미가 없습니다. 뭐냐면 외국에, 미국이라든가 호주 이런 데는 육상, 수영, 이런 취재를 담당한다면 이건 아주 1급일 거예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재미가 없으니까 축구, 농구, 야구 이렇단 말이에요. 그런데 우선 기록경기를 못하면 서치 안 하면 훌륭한 기자가 될 수 없어요. 저는 우선 기록경기를 취재한 다음 다른 경기를 맡아라.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고, 그 다음에는 성실해라. 기자로서 성실하게 취재해야 한다. 뭐냐면 이게 스포츠 사회라는 것이 특종이라면 요새는 특종이란 게 별로 있을 수 없습니다만, 특종이라는 것이 별로 없는 사회에요. 그러나 다만 성실하게 파고들어갈 것 같으면 거기에 휴먼스토리, 재밌는 것이 나와서 특종이 될 수 있죠. 성실하고, 기록경기를 기본적으로 마스터하고, 성실해라.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군요.
  
  박인규 : 앞으로 6시간 후면 베이징 올림픽이 공식적으로 개막되고, 사실 우리 축구선수들은 어제 이미 카메룬과 1대 1로 비겼는데, 우리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말씀, 우리 국민들이 선수들을 어떻게 응원해야 될지 마무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조동표 : 그동안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정말 옆에서 보기에 딱할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그 훈련 성과를 십분 발휘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고, 저로서는 가장 선수들에게 보내고 싶은 응원이에요. 우리 국민들은 이 올림픽 대회에서 최선의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 선수들이 무섭게 훈련해왔다. 그 훈련해온 성과를 인정해 주고 설사 그 선수가 성적을 내지 못해도 결코 나무람 없이 아낌없는 응원을 끝끝내, 선수가 경기를 끝낼 때까지 보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군요.
  
  박인규 : 오랫동안 올림픽을 취재해 오신 조동표 선생님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어쩌면 사상 최대의 메달을 딸 수 있을지로 모르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한 번 기대해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조동표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스포츠계 원로이자 스포츠 평론가인 조동표 선생을 초대해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전망하고 우리나라 올림픽 출전의 역사와 영광의 얼굴들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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