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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1박2일' 찍는 구본홍…40시간째 사장실에서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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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1박2일' 찍는 구본홍…40시간째 사장실에서 버티기

YTN 구성원 '냉소'…"자질 논란, '깜냥' 안 된다"

YTN 구본홍 사장이 6일 새벽 출근한 이후로 사장실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4일 기습 출근, 6일 새벽 꼼수 출근에 이어 '사장실에서 버티기' 전략을 쓰고 있는 것. 구 사장이 만 40시간 째 묵고 있는 사장실에는 화장실과 간이 침대 등 기본적인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설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노조원들도 YTN 사장실 앞을 비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6일 하루 종일 '구본홍 귀가농성'을 벌이던 YTN 노조는 오후 10시 20분께 구 사장이 밤샘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판단하고 일단 농성을 해산했다. 이어 7일 오전 6시 사장실 앞에 모여 항의 농성을 재개했다.
  
  YTN 노조의 방침은 "구본홍 씨가 나가는 것은 보장하나 다시 들어오는 것은 막는다"는 것과 "사장실에서 사장 업무를 보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 이에 따라 이날 오전 7시 '승진인사를 처리해야 한다'며 사장실에 들어가려는 실·국장 등 간부들을 저지하기도 했다.
  
  노조는 "승진인사 발령 등이 확정되면 구 씨가 사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다"며 "게다가 회의가 열리면 조합원들의 징계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했다. 앞서 구 사장은 각 실·국장 등에게 농성에 나선 YTN 구성원들의 명단을 작성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때문에 현재 YTN 사장실 안에는 구본홍 사장과 진상옥 경영기획실장 둘만 남아 있는 상황. 오후 1시께 진상옥 경영기획실장이 나와 인사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홍상표 보도국장을 불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으나 노조는 "인사문제든 무엇이든 일단 회사 밖으로 나가서 하라"고 거부했다.
  
  이에 구 사장은 전화로 회사 간부들과 통화해가며 인사대상자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인사 발령을 진행시키고 있다고 한다. 또 이날 사측은 기존의 인사위원회를 소폭 고쳐 새로운 인사위원회를 구성했다는 공지를 냈다.
  
  "YTN 사장실이 '1박2일' 촬영지인가"
  
  구본홍 사장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YTN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구본홍 심리분석'이 한창이다. 만약 구 씨가 YTN 사장이 되기를 바라는 개인적 바람 때문에 1박 2일간 사장실을 지키는 것이라면 실로 대단한 권력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YTN 노조의 '정설'은 청와대의 압박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 한 노조원은 "분명히 청와대로부터 '출근도 제대로 못하냐'는 지적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며 "실제로 구 씨는 출근하지 않은 5일에도 청와대에 '출근했다'는 허위보고를 올렸다고 들었다"고 했다.
  
  다른 노조원은 "구본홍 씨가 YTN 노조원들의 투쟁에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구 씨에게 줄 선 회사 간부들이 YTN 구성원들은 착하고 얌전해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다고 말했을 텐데 많은 노조원들이 확실한 명분으로 강경하게 반대하니 실제로 꽤나 놀랐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6일 새벽에 잠입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구 사장이 변칙적인 출근을 이어가면서 YTN 구성원 사이에서 구 사장에 대한 '냉소'가 늘어가는 것도 두드러지는 경향 중 하나다. 한 노조원은 "굳이 반대투쟁을 해서가 아니라 와서 하는 것을 보니 구본홍 씨가 참 '깜냥이 안되는 사람'"이라며 "회사 간부들 사이에서도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꽤 될 것"라고 했다.
  
  실제로 이틀간 YTN 사장실 앞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연거푸 벌어지는 상황. 6일 오후에는 <시사IN> 고재열 기자가 사장실 내부를 취재하려다 사장실 문을 지키는 회사 간부에게 얼굴을 맞기도 했고 홍상표 보도국장이 취재 중인 <오마이뉴스> 기자를 밀어내며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또 7일 오전에는 사장실로 들어가려는 회사 간부들이 스크럼을 짜고 사장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는 노조원들의 멱살을 잡고 내동댕이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노조원은 "이제는 노조가 구 씨에게 '왜 자꾸 그러느냐, 웃기지 않느냐. 인사정책을 하든 무엇을 하든 회사 밖에 나가서 하라. 사장실만 지키고 있으면 다냐'고 어르는 상황이 됐다"며 "말그대로 블랙코미디"라고 했다.
  
  YTN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이게 무슨 코미디 같은 상황이냐. YTN 사장실이 모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 촬영지라도 되느냐"며 "우리는 구 씨가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구본홍 사장과 함께 하룻밤을 보낸 진상옥 경영기획실장을 두고도 "선·후배를 서로 적으로 만드는 '징계 대상 찾기'와 같은 부당 행위를 더이상 부·팀장들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YTN노조는 홍상표 보도국장이 현덕수 전 지부장에게 쓴 '새 사장이 선임되면 사퇴하겠다'는 각서를 공개하며 홍 보도국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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