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일 북측 초병에 의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 피살 사건과 관련, "총격은 100미터 이내의 거리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을 벌여온 정부합동조사단(단장 황부기)의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총기연구실장은 이날 정부 중앙청사에서 진행된 모의실험 결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또 "북측의 주장대로 박씨가 도주중이었다면 거리는 더 가까워졌을 것"이라며 "고인이 피격 당시 정지하고 있거나 천천히 걷고 있는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합조단은 북측 주장의 문제점을 밝히고 당시 사건을 재구성하기 위해 박씨와 신체조건이 유사한 50대 여성을 통한 산책시 이동거리 소요시간, 사격 거리와 방향, 사건 발생 시간대 사물 식별 가능여부, 총성 등 5가지를 실험했다.
김 실장은 총격 횟수 및 시간과 관련, "총상의 형태로 봐서 최소 3발은 쐈을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현재로서는 오전 5시16분 이전으로 알고 있을 뿐 정확한 시간을 확정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 3발이 발사됐을 것으로 추정한 근거에 대해 "부검결과에서 박씨의 허벅지 상처에 대해 언급했다"며 "이번 실험에서 허벅지 상처가 박씨 발 주변을 타격한 총탄에 의해 모래, 조개껍질 등이 튀었을 경우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어떤 총탄이 우선인지 모르지만 하체에 난 상처는 섰을 때 생성될 수 있는 상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며 "본인이 신체적으로 충격을 감지해 섰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황상 둔부를 먼저 맞고 그 이전에 허벅지 상처 입고 나중에 가슴 총상 입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말 그대로 예측이고 정황증거만 가지고 말씀드리는 것이라 실제 객관적으로 드릴 데이터는 없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특히 북측의 의도성 여부와 관련, "모의실험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전제, "분명한 것은 조준한 병사가 조준간의 목표물을 담고 있는 상황에서 목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결과만으로는 북한군 총격의 우발성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모의 실험 자체가 실시하는 현장의 일기 상황 등 이런 조건들에 따라 차이날 수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 현장에 가서 실험해 봤을 때 상당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에는 박씨의 탄흔과 유사한 결과를 낼 수 있는 AK-74 소총이 사용했고 사격방향은 북한 군 경계지역에서 박씨가 산책했던 해안선 방향으로 이뤄졌다.
황 단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이번 모의실험으로 진상을 정확히 밝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 따라서 정부 합동조사단의 현장 조사가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며 북측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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